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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첨가물 "0"에 대한 오해와 진실 등록일 : 2013-05-14 10:36

 

【서울=뉴시스】진철호 최성욱 기자 = ‘프림속 화학적합성품인 카제인나트륨 대신 진짜 무지방우유를 넣었다.’ 최근 한 식품업체가 광고하는 믹스커피의 카피(광고 문구)다. 카제인나트륨은 우유에 들어 있는 단백질을 녹이기 위한 유화제이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식품첨가물을 뺀 제품들이 소비자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요즘 ‘원재료 이외에 나머지는 모두 ‘0’이다’라고 광고하는 제품을 흔하게 볼 수 있다. 화학 첨가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 같은 분위기는 최근 박근혜 정부가 ‘4대악’으로 꼽은 불량식품 척결과도 맞닿아 있다. 정부는 최근 오는 6월 식품위생법 등 관련 법령을 개정한 후 불량 식품에 대한 강력한 단속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국민건강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제품들에 식품첨가물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자당지방산에스테르(자당지방산에스터)라는 액체와 고체를 혼합시키기 위한 화학성첨가물과 천연착향료를 대신한 합성착향료 등이 함유돼 있다. 반면 카제인나트륨은 일일섭취량 제한이 없을 정도로 인체에 무해하다.

사실 요즘 식품첨가물이 없는 제품을 만들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빵부터 라면, 음료 등 모든 가공식품에는 이런 식품첨가물이 포함돼 있다. 가공육류에는 발색제와 방부제, 두부에는 응고제 등이 들어있다. 그만큼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접하는 식품첨가물 수는 다양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식용으로 인가한 식품첨가물만 600여종에 달한다. 특히 제품 당 평균 20가지 이상의 첨가물이 들어가고, 1인당 하루에 100여가지의 첨가물을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나 생각보다 국민 건강에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제대로 첨가물을 표시하고 있는 제품을 찾아보기 힘들다. 현재 식품첨가물은 방법적으로 겉포장지에 명칭 또는 간략명만 표시하거나 명칭과 용도, 명칭과 간략명, 주용도를 모두 표시하도록 규제하고 있지만 함량에 대한 기준은 없다. 의무표시 사항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식약처는 ‘식품 등의 표시기준’ 고시에 따라 소비자에게 해당 제품에 들어간 모든 첨가물을 알리도록 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소비자는 내가 먹는 식품에 어떤 첨가물이 얼마나 들어가고, 또 이를 섭취할 경우, 어떤 위험성이 있는지에 대한 판단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더욱이 생소한 첨가물 명칭은 대부분 복잡하고 어려운 단어로 적혀 있어 일반인이 쉽게 알 수 없는 데다, 포장지에 적힌 글자도 작아 한 눈에 알아보기 힘들다.

주부 김상미씨(37·여)씨는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식품첨가물은 제품을 선택하는데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된다”며 “지금과 같은 방식에서 소비자가 제품을 구입할 때 식품첨가물을 일일이 확인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잦은 식품 사고와도 직결돼 있다. 최근 발생한 이른바 물 코팅 수법으로 냉동 오징어의 중량을 부풀려온 식품제조업자도 같은 경우다. 해당 업자는 식품첨가물인 인산염을 탄 물에 오징어를 담그면 수분이 잘 흡수된다는 특성을 악용했다.

인산염은 다량 섭취할 경우, 두통이나 구역질 등 인체에 유해할 수 있지만 식품첨가물로 분류돼 있는데다 법적 기준치가 모호해 처벌이 불가능하다. 허용되지 않은 첨가물을 식품에 사용한 행위는 식품위생법에 따라 행정처분 등을 받지만 허용된 제품들은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는다.

물론 식품첨가물 중 다량 섭취하면 암, 생식기능 장애, 아토피, 호흡곤란 등의 부작용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것들도 있는 반면,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1일 섭취허용량(ADI)을 평생 섭취해도 유해하지 않은 것들도 존재한다.

또 식품첨가물 중 아스파탐은 적은 양으로도 단맛을 내 당뇨나 비만 예방을 돕고, 아질산나트륨은 식중독균에 의한 식품 변질을 막아주기도 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허가된 모든 식품첨가물은 안전성이 검증됐고 미량만 사용되기 때문에 함량 표시는 무의미하다면서도 소비자가 제품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는 측면에서 올바르게 제공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허혜연 녹색소비자연대 녹색식품연구소 부장은 “소비자들에게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식품표시를 명확하게 해야 하지만 모든 식품첨가물의 함량을 표시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면서 “정부가 정보를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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