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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으로 떠나는 겨울여행 등록일 : 2008-12-18 11:10

[주말여행] 순천으로 떠나는 겨울여행

순천은 겨울 여행지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아득하게 펼쳐진 갈대밭이 있고 저녁이면 그 갈대밭을 붉게 물들이는 노을도 감동적이다. 선암사와 송광사, 낙안읍성의 고즈넉한 풍경도 마냥 여유롭기만 하다.

◆ 가슴 따뜻한 일몰과 만나다, 순천만

= 순천만은 갈대 천국이다. 전남 여수반도와 고흥반도 사이에 있는 갈대숲이 무려 17만평에 달한다. 세계 5대 연안 습지 중 하나인데 연안습지 중 최초로 '람사르협약'에 등록되기도 했다.

순천만 여행은 대대포구에서 시작한다. 순천 출신 김승옥의 소설 '무진기행'에서 안개나루라고 불렸던 곳이다. 무진교라 불리는 다리를 건너면 갈대숲 사이를 걸어갈 수 있는 산책용 데크가 설치돼 있다. 대대포구 입구에 순천만 자연생태관이 있는데 갯벌의 생태와 순천만에 서식하는 조류 정보를 모아놓은 곳이다. 아기자기한 체험 시설이 많아 아이들을 데리고 둘러볼 만하다.

용산전망대에서 바라본 순천만의 일몰
순천만하면 일몰을 빼놓을 수 없다. 바다를 붉게 물들이며 수평선으로 넘어가는 해를 바라보노라면 가슴에 맺힌 이런저런 생채기가 치유되는 느낌이다. 낙조 감상 포인트는 용산전망대. 솔섬 뒤로 펼쳐지는 일몰을 볼 수 있다. 대대포구부터 바다로 이어지는 구부러진 물길을 탐사선과 보트가 꽁무니에 하얀 실을 내뿜으며 헤집고 다닌다. 철새가 어지러이 날고 S자 모양을 그리며 물길이 길게 뻗어나간다. 해는 물길 너머로 뚝 떨어진다. 일몰 시각은 5시 30분 전후. 보온병에 따뜻한 차를 담아가면 멋진 일몰을 로맨틱하게 감상할 수 있다.

◆ 겨울 숲에 들다, 굴목이재

= 순천 서북쪽에 조계산(884m)이 있다. 그다지 높지 않지만 선암사와 송광사라는 천년 고찰을 둘씩이나 품었다. 이 두 절은 굴목재라는 산길(8.7㎞)을 통해 이어진다. 선암사 쪽을 큰굴목재, 송광사 쪽을 송광굴목재라 부른다. 부지런한 걸음으로 3시간이면 걸어볼 수 있다. 굴참나무와 상수리나무로 가득 찬 겨울숲. 숲에는 나무들이 뿜어내는 싱그러운 비린내가 가득하다.

들머리는 선암사 매표소. 절까지 1.5㎞의 흙길이 이어진다. 이팝나무, 서어나무, 굴참나무, 팽나무, 조팝나무, 산딸나무, 느티나무가 울창하다. 길 끝에는 승선교가 있다. '선녀들이 승천한다'는 뜻을 가진 돌다리 승선교. 국내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손꼽히는 무지개 다리다.

선암사는 백제 성왕 때인 529년 아도화상이 세운 고찰. 태고종의 본산이다. 선암사 앞 작은 연못인 삼인당이 있고 연못 맞은편에는 찻집 '선각당'이 있다. 찻집 뒷길이 굴목재로 오르는 길. 선암사 제2부도밭을 지나 다리를 건너면 곧 울창한 삼나무숲이 기다린다. 여기서부터 비교적 길이 가팔라진다. 산길을 한참 올라 큰굴목재를 넘으면 송광사까지는 내리막길이다. 송광사는 양산 통도사, 합천 해인사와 더불어 삼보사찰(三寶寺刹)로 꼽히는 명찰로 국사 16명을 배출했다. 영정을 봉안하는 국사전과 목조삼존불감, 고려고종제서 등 국보 3점과 하사당, 영산전 등 보물 16점 등 국가문화재 21점이 있다.

◆ 옛 풍경과 만나다, 낙안읍성

초가지붕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낙안읍성
= 낙안읍성민속마을도 찾아볼 만하다. 100여 채의 초가집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이다. 마을을 둘러싼 성벽의 길이는 총 1410m, 높이와 폭은 각각 4m 정도다. 성을 한 바퀴 도는 데는 약 40분이 걸린다. 성 안 북쪽에는 동헌과 객사가 온전하고 대성전 등 9채나 되는 향교가 보존돼 있다. 대장간과 장터, 서당, 우물터 등 민초들의 삶의 풍경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공간도 남아 있다.

웅장한 성문을 지나 마을에 들어서면 마치 조선시대로 거슬러 온 듯한 느낌을 받는다. 흙벽에 잿빛 초가지붕을 인 초가집들. 돌담 사이로 작고 예쁜 고샅길이 나 있고 고샅길마다 몇 백년은 됨직한 아름드리 느티나무와 팽나무가 서 있다.

마을의 정경은 마을을 감싸고 있는 성벽길을 걸어봐야 온전히 볼 수 있다. 성벽은 튼튼하다. 지름 1~2m 크기의 돌들이 꽉 물려 쌓여 있다. 성벽 위는 걷기 좋게 다듬어져 있다. 성곽에서 바라본 낙안읍성마을은 참 평온하다. 둥글고 편안한 곡선의 초가 지붕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우리네 성정은 아마도 저 초가의 지붕을 닮지나 않았을까. 성벽 너머로는 낙양의 너른 들판이 아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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