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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방랑기 등록일 : 2007-12-06 13:40

내 이름은 리리코. 술을 판매하는 동네가게의 넷째로 열일곱 살이다. 어딜 가든 항상 취해 있는 아빠와 네 딸들을 모두 ‘성공적으로’ 사립학교에 진학시킨 엄마가 우리 부모다. 첫째언니는 그런 대로 졸업했고, 둘째 언니는 ‘돌처럼’ 생활하다 졸업 후 집안에 틀어박혔으며, 셋째 언니는 허황된 꿈속을 노니는 허영녀가 되었다. 그리고 마지막 나는, 외톨이 생활을 청산하고 공립학교로 전학해 집안의 ‘실패자’로 남았다.
내게는 비밀이 하나 있는데, 그건 바로 나 때문에 태어나지 못한 아이 폰키치와 대화하는 것이다. 혼자 있을 때마다 좋지 않은 소식이 들려오는 탓에 홀로 있는 게 두려운 나는, 어느 날 둘째 언니의 소설가 데뷔 소식을 전해 듣는다. 무슨 일이 생길 때마다 거실 한복판에서 엉엉 울어대는 둘째 언니가 우리 가족 이야기를 주절주절 풀어낸, 소설이라기보다는 한 편의 일기 같은 걸 써서 소설가가 된 것이다. 그 때문에 첫째 언니는 옛날에 함께 도망갔던 옛 남자친구와 다시 만나고, 나와 셋째 언니는 첫째 언니의 일거수일투족을 추적하겠다며 동맹을 맺는데…….
그사이 돌연히 고모가 죽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겠다며 집을 나가버린 자유로운 그녀. 아버지는 여동생의 죽음을 알리지 않으려 할머니나 친척들이 집에 올 때마다 가족들에게 한바탕 연기를 하게 한다. 바람 잘 날 없는 가족의 일상과 연이은 대학 낙방, 재수 생활은 어린 나에게 혼란스러울 뿐이다. 남자가 만나자고 하면 데이트고 그게 아니면 정말 뭔지 모르겠는데, 아르바이트 가게에서 만난 내 사랑 레이지는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는 게 세상이라는 모호한 말만 해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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