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순사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자리잡게 된 배경에는
제대로 보도하지 못한 언론의 책임도 크다는 내용을 앞서 전해드렸는데요,
'다시 쓰는 남행록, 여순사건의
진실을 찾아서'라는 연재기사를 쓴
현대사 전문 기자, 정지환 교수를
조희원 기자가 만나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VCR▶
Q) 오마이뉴스 기자 시절에 여순사건에 대한 특집 기사를 연재하셨는데요,
연재를 하시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여순사건 53주년에 여수지역사회연구소에서 여순사건 학술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그냥 학술 발표에 그치는 것보다는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야 되겠다는 의무감이 들어서
보도하게 된 게 계기가 됐습니다.
Q) 연재기사에서 이승만 정부가
작가와 화가들을 현장에 파견했다고 이야기를 하셨어요.
어떤 내용들을 주로 썼던 건가요?
가장 대표적인 것이 '환상의 여학생 부대'라는 것이었습니다.
여수에 정부군이 진압하기 위해서 들어가는데
여고생들이 "오라버니" 하면서 뛰쳐나오니까 군인들이 구해주려고 하다 보니까
여학생들이 치마 밑에서 카빈 총을 꺼내 가지고 군인들을 사살하는,
이런 게 만화로 그려지고 했던 게 기억에 남았는데요.
이것은 나중에 확인해보니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여순지역에 대해 적대적인 감정을 갖도록 역할을 앞장서서 하게 됐던 거였죠.
Q) 그러면 그 당시에 한국 언론은 왜 왜곡 보도를 했다고 생각하십니까?
친일 자본, 지주 세력에 기반해서 만들어진 언론들이다 보니까
자기들의 세력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 언론 본연의
임무와 역할을 저버린 결과가 아니었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Q) 여순사건이 발발한 지 벌써 70년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여순사건에 대해 잘 모르는 시민들도 많은데요.
여순사건에 대해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여순사건이 일어난 뒤에 일어났던
국가 폭력에 의한 일반 주민에 대한 대대적인 학살.
이 부분이 허용이 되면서 32년 후의 광주 학살에 대한
국가 폭력도 용인될 수 있었다고 저는 생각해요.
여순사건의 진실. 그리고 당시 희생당했던
죄 없는 대다수 민중들의 아픔, 명예회복 이런 것들이 이루어질 때
한국 현대사의 비극 이것의 첫 단추도 제대로 끼우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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