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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초의 요모조모~~ 등록일 : 2008-06-17 08:32

6가지 식초의 재발견
사과, 감, 포도, 매실, 석류, 오미자 등 과일로 식초를 만들기도 하며 쌀, 보리, 현미 등 갖가지 곡물도 식초가 반기는 좋은 재료가 된다. 기다림의 지혜를 통해 장인의 손길을 거쳤다는 일본의 흑초부터 혈통을 간직한 발사믹 식초, 향긋한 허브나 과일과 만나 식탁에서 팔방미인 역할을 하는 각종 식초까지, 각기 다른 재료로 만드는 식초 이야기.

흑초 | 물·현미·누룩이 만들어내는 천연 발효의 신비
이웃 나라 일본에는 흑초의 효능이 일찌감치 알려져 ‘흑초 바’와 ‘흑초 레스토랑’까지 생길 정도로 젊은 층에게 인기가 높다. 에도 시대부터 시작해 200년 전통 제조법으로 만드는 흑초의 효능을 이야기하는 데 ‘아미노산’에 대한 언급을 빼놓을 수 없다. 물이나 우유에 5~10배 정도 희석한 흑초를 매일 20ml씩 꾸준히 마셨다는 이들이 하나같이 입 모아 하는 말은 ‘어깨 결림이나 요통이 사라졌다’, ‘피부가 깨끗해졌다’ 등인데, 이는 흑초에 다량 함유된 아미노산의 효능 때문이다.

단백질의 중요한 구성 요소인 아미노산은 뇌의 기능을 활성화하고 소장 활동을 활발히 하는데, 놀랍게도 식초에는 우리 몸에 필요한 20종의 아미노산 가운데 17종이 함유되어 있고 그중 필수 아미노산이 7종이나 된다. 따라서 피로 해소는 물론, 원활한 신진대사가 이루어져 피부도 맑아지는 것. 무엇보다 지방 세포 형성을 방해하는 ‘항비만 아미노산’은 흑초가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다이어트 식품으로 각광받는 데 한몫하고 있다. 묽게 희석해서 음료처럼 마시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지만, 향과 맛이 부담스럽다면 흑초를 희석한 뜨거운 물에 타월을 적셔 근육이 뭉쳐 있거나 뻐근한 부위에 올려놓아보자. 흑초 찜질은 혈액순환을 도와 몸의 피로를 풀어준다.


발사믹 식초 | 식초에도 등급이 있고 빈티지가 있다
이탈리아어로 ‘맛이 좋은’이라는 뜻의 발사믹 식초는 이탈리아 모데나 지방에서 만들었으며, 모데나 구릉 지대에서 자라는 트레비아노 품종 포도가 주원료이다. 포도가 충분히 무르익어 당도가 아주 높을 때 수확해 즙을 낸 후 원액의 10분의 1 정도로 줄어들 때까지 오크통에 발효시키면 피할 수 없는 검은 유혹, 발사믹 식초가 완성된다. 적어도 통 안에서 최소 12년 이상 숙성시켜야 ‘트러디셔널 베키오Traditional Vecchio’ 등급을 받을 수 있고, 25년 이상 숙성시킨 것은 ‘트라디지오날레 엑스트라 베키오Tradizionale extra vecchio’라 불리며 한 병에 100달러를 호가한다.

식초 전문가 로렌스 딕스가 “모데나에서는 발사믹 식초가 단순한 양념이 아닌 교양과 품위 그리고 호화로운 생활 방식을 상징한다”고 말하는 것도 이처럼 까다로운 공정 과정을 거쳐야만 제대로 된 발사믹 식초가 탄생하기 때문이다. 또 올리브 오일과의 궁합도 빼놓을 수 없는데, 식초에는 항산화 작용을 하는 폴리페놀이 풍부해 암을 예방하고, 올리브 오일에는 단일 불포화지방산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효과적이다. 좀 더 독특하게 즐기고 싶다면 이탈리아의 유명 레스토랑 ‘살바토레’에서처럼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진한 발사믹 식초를 뿌려보자.


레드 와인 식초 | 진정한 웰빙을 아는 그대의 탁월한 선택
레드 와인의 효능을 줄줄이 읊는 것은 상당히 식상한 일이지만, 레드 와인 식초가 우리 몸에 얼마나 좋은지 한두 가지 정도 이야기할 수 있다면 순식간에 매우 ‘트렌디한 미각의 소유자’라는 찬사를 들을 것이다. 레드 와인을 저장 후 발효시켜 만든 레드 와인 식초는 의술이 발달하지 않은 기원전 5000년부터 페스트나 전염병은 물론, 각종 질병을 치료하는 만병통치약으로 효능을 입증받은 바 있다. 또 항암 작용을 하는 항산화 물질이 많이 들어 있어 암을 예방하는 데에도 효과가 있으며, 열량이 낮고 나트륨이나 지방이 들어 있지 않아 체지방 비율을 낮게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이탈리아나 프랑스에서는 ‘테이블 식초’라고 할 정도로 각종 요리에 두루두루 쓰이며, 요리 못하는 딸이 시집갈 때 친정엄마가 와인 식초를 한 병씩 꼭 챙겨준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새콤달콤한 맛과 그 활용도가 뛰어나다. 또 알코올 함량이 낮은 레드 와인에 공기를 주입해 만들어 약간의 타닌 맛이 살아 있으므로 겨자잎이나 치커리 등 쓴맛이 강한 채소 샐러드와 잘 어울리며, 육류를 잴 때에도 살짝 뿌리면 누린내를 없앨 수 있다.


사과 식초 | 상큼한 사과의 카리스마 있는 변신
사과 식초는 사과를 껍질째 잘라 압착해 주스로 만든 뒤 나무통에 넣어 6개월 이상 숙성시켜 만든다. 천연 사과 식초의 진가는 사과에 숨어 있는 여러 가지 영양소 중 ‘칼륨’에 대한 이해를 통해 발휘된다. ‘젊음의 무기질’이라 불리는 칼륨은 체내에 나트륨이 쌓여 생기는 부종을 막아 혈압을 낮추며, 신진대사를 활발히 한다. 따라서 노화 방지는 물론 고혈압과 만성 피로를 다스리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또 식욕을 억제하는 효능이 있는 ‘펙틴’도 사과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고마운 영양소로 다이어트에 관심 있는 여성이라면 한 번쯤 ‘사과 다이어트’를 시도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사과 식초는 생활에서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는데 채소를 볶을 때에도 버터 대신 요리용 스프레이를 이용해 사과 식초를 약간 뿌리면 깔끔하게 요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여분의 칼로리를 섭취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6가지 식초의 재발견사과, 감, 포도, 매실, 석류, 오미자 등 과일로 식초를 만들기도 하며 쌀, 보리, 현미 등 갖가지 곡물도 식초가 반기는 좋은 재료가 된다. 기다림의 지혜를 통해 장인의 손길을 거쳤다는 일본의 흑초부터 혈통을 간직한 발사믹 식초, 향긋한 허브나 과일과 만나 식탁에서 팔방미인 역할을 하는 각종 식초까지, 각기 다른 재료로 만드는 식초 이야기.


과일 식초 |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는 컬러풀 식초
과일과 식초의 만남은 선남선녀 커플을 보는 듯하다. 알록달록한 과일의 색은 투명한 식초에 생명력을 불어넣으며, 과일에 함유된 항산화 비타민 C는 면역력을 강화하고 각종 질병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비린내가 나기 쉬운 생선을 절일 때 과일 식초를 넣으면 풍미가 살아나고 색깔도 보기 좋다. 과일 식초는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보다는 본인의 기호에 맞춰 산도와 당도를 조절해 직접 만든다.

딸기 발사믹 식초는 4등분한 딸기와 바질 잎에 한번 끓인 발사믹 식초를 섞어 식히면 된다. 또 식초와 오렌지주스를 끓인 후 벌꿀과 망고, 칠리소스를 넣고 잘 저어 체에 걸러낸 망고 벌꿀 식초는 시큼함과 스파이시함이 조화를 이루어 그 자체로도 최고의 조미료가 된다.


허브 식초 | 나만의 비밀 레서피, 허브 식초에서 시작된다
고대 의학에서는 약초로 사용된 허브가 최근에는 아로마 테라피의 주재료로 쓰이면서 그 자체로도 탁월한 효능을 발휘한다. 잘 말린 허브와 질 좋은 식초 한 병만 있으면 나만의 허브 식초를 만들 수 있다. 허브 식초를 만들 때에는 충분히 말린 허브와 부글부글 끓을 정도로 가열한 식초를 식힌 후 한데 섞어 7일간 상온에 보관한다.

바질과 마늘을 넣은 식초는 향기로운 마요네즈를 만들 때 넣으면 칼로리도 낮출 뿐 아니라 풍미를 더해주며, 각자의 입맛과 취향에 따라 파슬리·세이지·마저럼 등을 첨가한 허브 식초는 버섯이나 아티초크를 양념할 때 사용한다. 또 할라피뇨와 마늘을 넣은 식초는 토마토와 양파, 아보카도 샐러드의 드레싱으로 사용하거나 타코에 얹어내는 살사 소스를 만들 때 넣으면 이국적인 맛을 선사한다.


건강을 지켜주는 프리미엄 식초 4


1 소타로니, 페드로 시메네스 25년 숙성 발사믹 포도 식초
발사믹 식초용 포도 품종 중 최고급인 ‘페드로 시메네스Pedro Ximenez’를 껍질째 으깨 25년간 오크통에 자연 숙성, 발효시킨 식초. 1년 내내 비가 내리지 않는 스페인의 알코이 지방에서만 생산되는 고급 품종으로 당도도 높아 맛이 부드럽다. 스프링겐 트레이딩(주)

2 시콰사 모로미초 일본 오키나와에서 전통 제법으로 만든 모로미초에 오키나와산 시콰사(일본감귤) 원액을 넣은 천연 알칼리성 구연산 음료. 따로 물에 희석할 필요 없이 시원하게 음료수처럼 마실 수 있는 대표적인 식초 음료다. 나이스킹덤

3 베르톨리 레드 와인 식초 드라이한 레드 와인에 산소를 주입해 만든 이탈리아 레드 와인 식초. 육류를 잴 때나 묵직한 맛을 낮추고 싶을 때 레드 와인 식초를 약간 넣으면 요리에 풍미를 더하면서 식초 고유의 향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유니레버 코리아

4 가쿠이다 2년 숙성 흑초 1820년 가고시마 현 후쿠야마에 양조장을 설립한 이래 5대째 가업을 이어온 후쿠야마 다대 흑초. 명인의 솜씨에 따라 200년 전통 제법으로 숙성한 후 발효시킨 제품이다. 나이스킹덤

프리미엄 식초의 시대

1만 년 전부터 사용해온 식초는 음식의 맛을 돋우고 풍미를 좋게 할 뿐 아니라, 건강과 미용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수많은 재료를 사용해 변화와 다양성을 추구하는 식초가 이제 마시는 음료로까지 유행하며 푸드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를 열고 있다. 바야흐로 고품격 웰빙을 꿈꾸는 ‘식초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기적의 물

역사적인 식초의 효험


고대인은 일찍부터 식초의 효험을 알고 있었던 것일까. 세계를 돌아다닌 탐험가들이 오랫동안 바다를 항해하며 건강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식초에 절인 채소를 즐겨 먹은 덕분이라고. 또 중세 시대 식초를 온몸에 바른 덕분에 전염병으로 희생된 사람들의 금품을 갈취하면서도 병이 옮지 않았던 네 명의 도둑 이야기는 역사의 기상천외한 사건으로 손꼽힌다.

그 외에도 미국 남북전쟁 중에는 식초가 비타민 C 부족으로 발생하는 괴혈병을 예방한다고 믿었으며, 제1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상처를 치료하는 소독제로 쓰였다. 이는 근대 의학의 아버지인 히포크라테스 비법에 기인하는데, 히포크라테스는 환자를 치료할 때 이미 식초를 항생제로 사용했다. 벌꿀과 식초를 섞어 만든 혼합액이 감기, 세균성 폐렴, 늑막염 등 호흡기 질환 치료를 위한 처방전이 된 것.

이후 고대 의사들은 궤양 부위를 소독할 때 자연스럽게 식초를 사용했다. 발 빠른 아시아인도 예외가 아니다. 중국에서는 3000년 전부터 이미 쌀식초를 만들었고, 일본은 중국에서 전래된 제조법을 바탕으로 흑초를 탄생시켰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땠을까. 양조법이 삼국시대 이전부터 있었음을 감안할 때 식초도 그때부터 등장했으리라 추측하며, 실제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집집마다 식초를 만들어 먹었다.

드라마 <대장금>에서는 식초(특히 감식초)의 중요성을 여러 번 강조했으며, <동의보감>에 따르면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시며 독이 없고 종기를 제거하고 어지럼증을 치료하는 약재’로 식초를 평하고 있다. 이렇듯 식초는 음식 맛은 물론 건강까지 책임지는 세계적인 대표 웰빙 조미료로 우리의 식탁을 점령하고 나섰다.

속속 드러나는 식초의 효능


초등학교 때부터 하루도 거르지 않고 사과 식초 원액 1큰술을 마셔온 친구가 있다. 발레를 전공한 그녀는 예부터 곡예사들도 식초를 즐겨 마셨다며 “이 황금빛 액체가 뼈를 강하면서도 유연하게 만든다”고 호언장담했다. 또 한 이탤리언 셰프는 부모님의 장수 비결로 주저 없이 발사믹 식초를 꼽기도 했다. 정말 이러한 효능들이 식초에 있는 것일까.

작년 말, <생로병사의 비밀>이라는 TV 프로그램에서 식초의 우수성을 실험을 통해 소개한 바 있다. 격한 운동을 하면 젖산이 근육에 쌓이는데, 운동을 한 뒤 식초를 마신 사람의 젖산 농도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약 25% 낮았던 것. 식초의 주성분인 초산이 근육에 쌓이는 피로 물질인 젖산을 분해했기 때문이다. 초산은 소화액 분비를 촉진해 소화 흡수를 돕기도 한다. 또 방부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에 여름철 도시락이나 초밥 등에 식초를 살짝 뿌리면 잘 쉬지 않고 식중독을 막을 수 있다.

식초가 몸에 좋은 이유는 각종 아미노산과 유기산이 풍부하게 함유된 알칼리성 식품이기 때문. 식초의 신맛은 체내에서 알칼리성으로 작용해 산성을 적절히 중화시키고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한다. 따라서 육류 등 산성 식품을 많이 먹는 사람에게 제격이다. 뿐만 아니라 요리할 때 소금 대신 식초를 넣으면 그의 강한 맛이 음식의 싱거운 맛을 줄여주고, 야채와 함께 먹으면 비타민 C가 파괴되는 것을 막는다.

예나 지금이나 식초가 질병을 물리치고 수명을 연장해줄 거라 믿는 식초 애호가들. 식초가 아무리 유익하다 한들 모든 사람에게 해당하는 것은 아니며 당연히 만병통치약도 아닐 테지만, 요즘 그들의 예찬론이 어느 정도 과학적인 신뢰를 얻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몸에 좋은 식초, 먹기에도 좋다


대형 마트는 물론이거니와 동네 슈퍼마켓만 가도 최근 국제적인 ‘신맛’ 열풍이 얼마나 거센지 한눈에 알 수 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으로 대표되는 유럽의 발사믹 식초는 물론 일본의 흑초, 국내의 각종 양조 식초 등 이루 셀 수조차 없는 식초들로 진열대가 넘쳐난다. 유명 백화점 수입 코너의 매니저에 따르면 깐깐한 입맛의 고객들 사이에서 요즘 가장 큰 이슈로 떠오른 것이 바로 식초라고. “고가의 프리미엄 식초가 인기입니다. 오랜 발효 과정을 거쳐 더욱 뛰어난 효능을 발휘하기 때문이죠.” 요즘 출시되는 건강 식초가 기존 식초와 가장 다른 점은 새콤달콤한 맛을 더해 마시기 편한 음료 타입을 취하고 있다는 것.

일본의 경우 일찍부터 식초를 애용했는데, 마시는 식초는 물론이고 식초로 만든 케이크와 초콜릿도 있다. 심지어 주점에서 식초를 믹스해 만든 칵테일도 판매한다고 하니 그 인기를 짐작할 만하다. 마시는 식초는 술이나 과일을 자연 발효시켜 만든 천연 식초여야 한다. 식초를 섭취할 때 주의할 점은 농도가 높은 것을 지나치게 많이 먹지 않아야 한다는 것. 과다하게 섭취하면 위장에 좋지 않고, 공복 시에는 먹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시중에 판매되는 식초는 원액 그대로 마시면 몸에 해롭기 때문에 최소 5배 이상 희석해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음료수로 변신한 식초
좋은 음식은 입에는 쓰고 몸에는 달다는 말, 식초에는 더 이상 해당 사항이 아니다. 유익한 영양을 듬뿍 품은 이 투명한 액체는 음식에 새콤함을 더하는 보조 역할에 머물지 않는다. 현미와 사과, 매실, 포도, 복숭아, 유자 등으로 만든 다양한 식초는 이제 파워풀한 건강 음료의 대명사다.


1 발사믹 식초를 넣은 딸기 요구르트. 믹서에 드링크 요구르트 360ml와 딸기 8개, 발사믹 식초 2큰술을 넣고 곱게 갈면 완성.
2 사과 식초를 더한 사과 파프리카 주스. 사과 2개와 파프리카 1개를 즙을 내어 꿀과 사과 식초 2큰술을 더한다. 주서 대신 믹서를 이용할 때는 다소 질감이 뻑뻑할 수 있으므로 주스(자몽 주스가 어울린다)를 넣어서 갈면 더 좋다.
3 흑초를 섞은 녹차. 볶은 녹차 1큰술을 따뜻한 물 2컵에 우린 다음 생강즙 1작은술과 꿀 2큰술, 흑초 2큰술을 넣어 고루 섞으면 된다. 수정과와 맛이 비슷하다.


흑사병이 유행하던 중세 시절, 프랑스 마르세유 지역의 한 마을에서 병에 걸린 사람들의 집을 털던 네 명의 도둑 무리가 잡혔다. 무시무시한 균이 창궐하는 지옥 같은 곳에서 그들이 어떻게 무사했을지가 재판관들에게 의문이었다. 도둑들은 몇 시간마다 한 번씩 식초로 몸을 씻었다는 비결을 말해준 대가로 자유를 얻게 되었다는 이 재미있는 사건은 식초의 효능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이야기다. 그 외에도 식초를 이용해 여러 질병을 예방했다는 예는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페스트균도 피해 갈 정도로 강력한 힘을 지닌 덕분인지, 건강 바람을 타고 식초 열풍이 불고 있다.

식초의 효능을 살펴보면, 우선 새콤한 맛과 향기가 뇌를 자극하여 입맛 없을 때 식욕을 돋운다. 전채 요리에 식초를 많이 쓰는 것도 그 때문. 또한 아세트산과 구연산이 풍부해서 피로의 주범이 되는 유산을 분해해준다. 쉽게 피곤해지는 봄철에 딱 맞는 식품이 아닐 수 없다. 식초로 다이어트 효과를 볼 수도 있다. 식초는 음식이 에너지로 변환하는 것을 도와서 지방 축적을 막아주기 때문. 하루 30ml씩 꾸준히 마시면 몸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또한 혈액순환을 도와 혈관과 관련된 병을 예방해주고, 무엇보다 피부의 신진대사를 도와 생기를 되돌려준다.

식초의 이런 효능에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작년부터 20~30대 여성들을 공략하는 식초 음료가 유행이다. 음료뿐만 아니라 요리에 사용하는 식초 역시 흑초나 사과 식초, 매실 식초 등 종류가 다양하다. 세계적으로 약 4천 종류의 식초가 있는데 원료에 따라 맛과 향기는 물론 성분이나 효능도 차이가 있다. 요즘 건강식초로 각광 받는 것으로 포도나 사과, 감, 석류, 매실 등을 숙성시킨 과실 식초와 현미를 발효시킨 흑초가 있다. 이탈리아 요리에 빠지지 않는 레드 와인 식초나 발사믹 식초 등이 포도를 이용한 대표적인 식초. 레드 와인을 공기 중에 두면 술이 산화되면서 식초가 된다. 반면에 발사믹 식초는 보기에는 검붉은 색깔을 띠지만 원재료는 화이트 와인이다. 오크통에 화이트 와인을 부어 2~3년에 한 번씩 오크통을 교체하는데 이 과정에서 미생물들이 다양한 화학 작용을 일으켜 색깔과 맛이 변하는 것. 포도 식초에는 폴리페놀이 그대로 용해되어 있어 혈관을 튼튼하게 한다. 고혈압과 심장 관련 질병이 염려되는 이들은 사과 식초를 꾸준히 마실 것. 칼륨과 염분이 서로 작용하여 체내의 염분을 배출, 혈압을 낮추는 데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가장 큰 인기를 끄는 것이 일본에서 생산되는 흑초다. 누룩이나 쌀 등으로 만드는 흑초는 아미노산이 특히 풍부한 식품. 단백질의 구성 성분인 아미노산은 면역력을 높여주고 뇌 기능을 활성화시킨다. 아미노산은 약 20가지 종류가 있는데 그중 몸에서 생성되지 않아 꼭 음식으로 섭취해야 하는 것을 필수 아미노산이라고 한다. 필수 아미노산은 8종류이며, 흑초는 이 중 7종류의 필수 아미노산을 함유하고 있다.

이제 식초는 부재료가 아니라 건강을 위해 그 자체로 즐기는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감식초를 한 숟가락씩 물에 희석시켜 마시는 이들은 오래전부터 종종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몸에 좋다 한들 입에 달지 않으면 손이 잘 가지 않는 것이 사실. 그럴 때 식초를 살짝 데우거나 다른 재료와 섞으면 특유의 강한 냄새가 사라진다. 따뜻한 녹차나 홍차에 넣으면 맛과 향이 한층 부드러워져 물 대신 수시로 마시기 좋다. 요구르트에 딸기나 파인애플, 복숭아 등의 생과일과 식초를 함께 넣고 갈면 맛이 더욱 풍성해진다. 파프리카나 당근, 사과, 포도 등의 즙을 내려 식초를 섞으면 더욱 업그레이드된 ‘파워 음료’로 변신한다. 그 외에도 식초를 색다르게 즐기는 방법이 있다. 매실주에 식초를 붓고 물과 꿀을 더해 얼려서 셔벗처럼 즐기거나, 묽게 탄 선식에 식초를 넣어 아침식사로 먹어도 든든하다. 단, 식초는 원액을 마시면 위점막이 상할 수 있으니 양을 조금씩 늘리도록 한다. 따뜻한 봄기운에 몸까지 노곤해지는 봄날, 식초 음료 한 잔이면 잠자고 있던 세포들을 깨우는 데 충분하다.

1 후쿠야마 현미 흑초. 일본 후쿠야마에서 1820년에 설립한 양조장에서 만들었다. 300ml, 1만 6천5백 원.
2 유기농 레드 와인 식초. 250ml, 5천 원대.
3 가쿠이다의 2년 숙성된 흑초. 숙성 기간이 길어 영양도 풍부하다. 후쿠야마 흑초 장인 아카이 게지케라 씨가 만들었다. 500ml, 5만 9천 원.
4 8년 숙성한 유기농 발사믹 식초. 250ml, 2만 7천 원.
5 야마모리 아세로라 흑초. 흑초에 아세로라 과즙을 첨가. 500ml, 1만 5천 원.
6 신니빠이 복숭아 흑초. 500ml, 2만 원.
7 쿠로즈야 블루베리 흑초. 블루베리는 <헬스>지에서 장수를 위해 꼭 먹어야 할 식품으로 뽑혔다. 360ml, 3만 3천 원.
8 1년 숙성된 현미 흑초. 1805년부터 이어져온 항아리 제조법으로 만든 식초. 360ml, 3만 3천 원.
9 기코망 하치미츠 유자 식초. 벌꿀에 유자를 혼합했다. 500ml, 1만 5천 원.
10 버몬트 스트레이트. 희석하지 않고 그대로 마실 수 있는 식초. 1L, 6천 원.
11 시콰사 모로미초. 감귤류인 시콰사는 장수 마을로 잘 알려진 오키나와의 특산물. 900ml, 3만 9천 원.
12 쿠로즈야 사과 흑초. 360ml, 3만 3천 원.

* 위 제품 중 ①, ③, ⑪은 비엔트레이드에서, ②, ④는 보라티알에서, ⑤, ⑥, ⑨, ⑩은 매크로통상에서, ⑦, ⑧, ⑫는 폴라리스에서 판매한다.

발사믹 식초, 활용의 기술
서양 요리 레시피에 종종 등장해 큰맘 먹고 장만한 발사믹 식초.
이따금 샐러드 드레싱으로만 활용하다 보면 어느새 유통 기한이 지나버려 제대로 끝까지 먹은 적이 없다면 다음 조언에 귀 기울일 것.



발사믹 식초(Balsamic Vinegar)란?
간단히 말하면 포도를 발효시켜 만든 과실 식초. 여러 재질의 오크통에 옮겨 담아 가며 오랜 시간 숙성시켜 만드는 고급 식초로, 와인처럼 숙성 기간이 길면 길수록 맛과 향이 깊어지고 그에 비례하여 가격도 비싸진다. 달콤하면서도 산뜻한 풍미로 음식의 감칠맛을 더해 주는 것이 특징. 예전에는 일부 수입 식품점에서만 구할 수 있었지만 서양 요리가 대중화하면서 요즘은 대형 할인 마트 등에서도 중저가의 발사믹 식초를 손쉽게 구할 수 있다.

1 빵에 곁들이는 간단 소스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가면 대개 식사가 나오기 전에 빵과 소스를 먼저 서빙한다. 이때 빵에 곁들여 나오는 소스가 바로 발사믹 식초와 올리브 오일을 동량으로 섞어 만든 것. 애피타이저로 나오는 바게트나 포카치아 등 담백한 빵과 곁들여 먹기에 그 어떤 소스보다 훌륭하다.

2 한 끗 차 다른 샐러드 드레싱으로
발사믹 식초를 이용해 만드는 가장 대표적인 드레싱은 바로 이탈리안 드레싱. 발사믹 식초와 올리브 오일을 동량으로 넣고 설탕과 다진 마늘, 후춧가루와 소금을 약간씩 넣어 만든다. 채소를 이용한 어떤 샐러드와도 잘 어울리며 치즈나 고기 등을 넣어 자칫 느끼해지기 쉬운 샐러드 등에 활용하기에도 안성맞춤. 토마토나 양파, 파프리카 등 각종 채소를 잘게 다져 섞으면 나초나 바게트 등에 올려 먹기에도 좋다.

3 각종 구이 요리의 밑간으로
발사믹 식초는 음식에 개운한 맛을 더해 주므로 각종 구이나 조림 등을 할 때 밑간으로 사용해도 좋다. 특히 생선이나 해물, 고기 요리를 할 때 재료의 느끼하고 비릿한 맛을 없애는 데 효과적. 일반적으로 발사믹 식초와 설탕은 동량으로, 간장과 레드 와인은 2배로 넣어 잘 섞은 뒤 조리거나 굽기 전 재료를 미리 재워두었다가 사용한다.

4 다용도 소스로
발사믹 식초를 걸쭉한 농도가 되도록 끓이면 시큼한 맛은 날아가고 달콤한 맛과 발사믹 특유의 향만 남게 된다. 이렇게 걸쭉한 농도로 끓인 발사믹 식초는 스테이크나 생선 구이 등에 뿌려 먹는 소스로 활용하거나 샌드위치 속재료에 마요네즈 대신 사용하기에도 좋다. 발사믹 식초와 레드 와인을 동량으로 넣고 중간 불에서 약간 걸쭉한 농도가 되도록 끓이기만 하면 완성. 취향에 따라 소금이나 설탕, 꿀 등을 더해도 된다.

발사믹 드레싱 연어샐러드

발사믹 드레싱 연어샐러드

재료 연어 300g, 노란색과 주황색 파프리카 1개씩, 식초 약간, 양파 1개, 쪽파 3뿌리, 소금 약간 드레싱 재료 올리브유 1/3컵, 발사믹 식초 1 1/2큰술, 레몬즙·간장 2작은술씩, 다진 마늘 1쪽 분량,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1 연어에 소금을 고루 뿌려 30분 정도 재운다.
2 뜨겁게 달군 팬에 연어를 올려 센 불에서 겉면만 익힌다. 래어rare로 구운 스테이크처럼 속은 익지 않게 한다.
3 양파와 파프리카는 잘게 다지고 쪽파는 송송 썬 뒤 다진 양파는 찬물에 담가두어 매운맛을 뺀 다음 건진다.
4 작은 볼에 드레싱 재료를 모두 넣고 저어 잘 섞는다.
5 ②의 연어를 얇게 슬라이스하여 준비한 ③의 채소와 함께 접시에 담거나 연어와 채소를 층층이 보기 좋게 쌓고, 먹기 직전 드레싱을 뿌린다.

- 발사믹 식초balsamic vinegar는 포도를 숙성시켜 만든 독특한 풍미의 식초다. 짙은 검은빛을 띠며 이탈리아 모데나 지방에서 생산된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의 수입식품 코너에서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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