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A형간염 백신

A형간염은 감기처럼 신체 접촉을 했을 때나, 식중독처럼 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물을 섭취했을 때 발생한다. 올해 들어 A형간염 발병률이 급증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8월 4일까지 발생한 A형간염 환자는 2천7백 명으로, 2003년 3백 명과 비교해 무려 9배나 껑충 뛰었다. 이들 중 80%는 20, 30대였다. A형간염은 아직까지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예방접종을 통해 면역력을 갖추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20대에게는 필수적인 예방접종이지만, 30, 40대는 어릴 적부터 A형간염을 앓았을 확률이 높아 접종할 필요가 없다.

2 B형간염 백신

B형간염은 감염자의 혈액이나 체액에 노출되면 전염된다. 하지만 컵 혹은 술잔 등의 타액에 의한 전염이나 일상생활에서 감염의 위험은 거의 없다. B형간염 예방접종은 영유아에겐 필수지만, 성인은 항체가 있을 가능성이 높아 권하지 않는다. 백신은 3회 기본 접종 후에도 항체가 생기지 않는 비율이 10∼15% 정도. 이런 경우에는 다시 3회 접종을 해야 한다.

3 파상풍 백신

파상풍은 몸에 상처가 생겨 이 안에 파상풍균이 증식하면서 전신의 근육이 뻣뻣해지며 경련이 일어나는 질병이다. 파상풍은 유병률이 낮지만, 치사율이 40% 에 이르기 때문에 예방접종이 중요하다. 수십 년 동안 파상풍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40, 50대 성인 남녀는 파상풍 백신 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4 인유두종 바이러스 백신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다. 성 접촉에 의한 일반 감염과는 달리 성행위를 하는 모든 여성에게서 나타난다. 한 명의 파트너와 성행위를 해도 감염될 수 있다. 미국에서는 26세 미만의 여성에게 백신 접종을 권고한다. 성행위를 경험하기 전에 접종하면 예방 효과가 높다. 백신 ‘가다실’은 미국에서는 2006년에 시판이 허가됐고,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9월부터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가다실에 대한 이상 반응을 공개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가다실 부작용에 대한 논란이 이어졌다. 미국질병통제센터에서는 “백신이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지는 않는다”고 밝혔고 한국식품의약품안전청 역시 “현재로선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5 독감 백신

예방접종을 하면 60~90%까지 독감을 예방할 수 있다. 젊고 건강한 사람에게 감기는 스쳐 지나가는 질병이지만, 나이가 많은 성인은 합병증을 일으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미국에서는 55세 이상의 성인 남녀에게 매년 독감 백신을 접종할 것을 권고한다.

6 수막구균 백신

수막구균은 유행성 수막염을 일으키는 급성 감염 질병이다. 환자나 보균자의 코나 목에서 나온 분비물을 통해 직접 감염된다. 과거엔 사망률이 50%였지만, 현재는 조기 진단과 항생물질 사용으로 5~15% 수준으로 떨어졌다. 수막구균 백신 접종은 기숙사처럼 단체 생활을 하는 청소년, 대학생에게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는 수막구균 백신이 없다. 기숙사 생활을 계획하는 유학생이라면 외국에서 백신을 접종하자.

7 대상포진 백신

대상포진은 바이러스 감염으로 일어나는 물집성 피부 질환이다. 대상포진을 앓고 나면 피부에 상처가 남기도 한다. 사람은 누구나 대상포진 바이러스를 갖고 있다. 대상포진 백신은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수준으로, 발병 지속 기간을 단축하는 정도의 효과만 있다. 국내 전문가들은 대상포진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이 아니기 때문에 백신을 권고하지는 않는다.

예방접종에 유의할 점이 있다. 쉽게 말해 백신은 약한 바이러스, 항원을 투여해 면역력을 키우는 것이므로 건강 상태가 좋을 때 해야 한다. 특히 몸에 열이 있다면 접종을 피한다. 스테로이드 제제나 방사선 치료를 받고 있는 기간 중에도 접종하지 않는 편이 좋다. 백신 접종시 심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경우는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그리고 백신 종류가 다르면 한 번에 두 가지 주사를 맞아도 무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