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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멍 들이며 피어나는 남도의 붉디붉은 동백꽃 등록일 : 2010-02-09 11:45


집게 손가락으로 흙을 꼬옥 눌러 만든 작은 구멍에 사루비아 씨앗 몇 알을 설설 흘려보낸다. 다짐을 받듯 주먹으로 꼭꼭 묻고, 발로 탕탕 치고서야 아이의 봄 채비는 비로소 끝이 난다. 보리싹의 푸른 기지개가 한창인 남도의 너른 땅. 봄은 남도 땅에, 아이의 마음 한켠에 이미 그 나른한 몸을 풀었다.

▶동백꽃 만연한 강진

만덕산의 백련사는 동백림으로 둘째 가라면 서러울 곳이다. 2월 말부터 만개하기 시작하는 동백꽃이 벌써부터 큼지막한 꽃망울을 달았다. 고즈넉한 백련사와 온 산을 불태울 듯 활활 타오르는 동백꽃이 한 폭의 화려한 풍경화를 이룬다.

강진은 다산 정약용이 18년 간의 긴 유배생활을 보냈던 곳이다. 만덕산에 자리한 다산초당은 정약용 선생이 조선 후기 실학을 집대성한 곳으로 유명하다. ‘모란의 시인’이라 불리는 영랑 선생의 생가도 지척에 있다.

▶보성 녹차밭

보성 녹차밭은 어린 녹차 새순을 맞을 채비로 분주하다. 3월 말에서 4월 초 사이에 녹차 새순을 수확하고, 매년 5월 10일 다향제라는 차문화 행사를 연다. 녹차밭은 일년 사계절 그 푸른 빛을 잃지 않는데, 연둣빛 녹차밭은 초봄에만 볼 수 있는 절경이다. 굽이굽이 펼쳐진 연둣빛 차밭이 푸른 바다를 품에 가득 안았다.


그외에도 대원사 부근에 펼쳐진 길고 가느다란 벗꽃길, 초봄이면 철쭉이 만개하는 일림산 철쭉 군락지, 일림산 아래 자리한 회천 앞바다도 봄철 보성 나들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여행지다.

▶산수유의 고장 구례

산수유는 봄을 부르는 대표적인 꽃이다. 매년 3월이 되면 지리산 산간마을 구례군 산동면은 산수유의 노란물에 흠뻑 젖는다. 올해도 구례에선 3월19일부터 나흘간 ‘영원 불변의 사랑을 찾아서’를 주제로 산수유꽃축제를 연다. 통기타, 색소폰 연주자들이 나와 봄의 정취를 더한다. 성삼재와 노고단 산장에 이르는 산책로를 둘러보는 봄 산행이나, 화엄사와 천은사에 이르는 고사찰 기행도 추천할 만하다. 지리산 노고단과 반야봉 사이에 자리한 피아골 철쭉도 구례에 왔다면 둘러보지 않을 수 없다.

▶매화 흐드러진 해남

땅끝 마을 해남은 봄이 가장 먼저 당도한다는 곳이다. 해남의 매화는 지금이라도 막 꽃망울을 터트릴 듯 봄기운을 가득 머금었다.

산이면 예정리에 위치한 보해매원은 국내 최대 매화밭 중 하나다. 3월이면 꽃을 피우기 시작하는 매화는 20일을 전후해 만개한다. 편백나무와 홍매화 등 1만4000그루의 매화나무가 동시에 꽃을 피우면 온 산이 봄의 눈부신 아우성에 몸살을 앓는다.

지금 해남엔 월동배추 수확이 한창이다. 아낙네들은 붉은 황토밭 위에 도란도란 모여 앉아 배추를 뜯고 다듬는다. 푸른 마늘 밭을 이어붙인 이랑마다 봄기운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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