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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도와 백도 / 여수 등록일 : 2010-02-10 17:17

거문도와 백도 / 여수

마창넷 여행정보,추천여행지

지도에서 보면 전남 여수는 날개를 활짝 편 나비 모양이다.

생김새처럼 여수는 화려한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가 그 동력이다.

100개국 800만명으로 예상되는 국내외 손님을 맞기 위해 개최 장소인 여수 신항 일대는 대대적으로 탈바꿈을

하게 된다.

온갖 첨단 시설이 들어서고 친환경적으로 정비된다.

가장 반가운 변신 중 하나는 2011년이면 KTX가 오간다는 것이다.

서울~여수 3시간대 주파로 물리적인 거리뿐 아니라 심리적인 거리도 가까워진다.



■거문도, 100여년 된 등대로 가는 1㎞ 길 장관

조만간 여수를 찾을 요량이라면 지금의 모습을 카메라에 가득 담으시길 바란다.

오늘 그 자리에 있던 사람이, 집이, 마을이 또 한번 같은 얼굴로 당신을 맞지 않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대규모 성형수술로 국제 기준에 걸맞은 곱고 화려한 자태를 갖게 되겠지만 수수하고 투박했던 옛 모습이 불현듯

그리워질 수도 있지 않은가.

늘 한결같이 외지인들을 반길 곳은 비취색 바다 위에 점점이 떠 있는 섬들일 것이다.

여수가 보유한 섬은 모두 317개(유인도 49개, 무인도 268개).

가장 쉽게 닿을 수 있는 섬은 오동도이다.

768m의 긴 방파제로 육지와 연결돼 있으니 섬이라고 하기에는 무색하지만 여전히 여수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원래 오동나무 잎을 닮아서, 또는 오동나무가 많아 오동도로 불렸으나 오동나무는 현재 4그루뿐이다.

철없이 아직도 피어 있는 빨간 동백꽃이 길손들을 맞으며 섬의 주인 노릇을 하고 있었다.

오동도 등대에서 보았던 여수의 전경을 저녁에는 유람선을 타고 볼 수 있는데 솔직히 바깥 구경보다 이 유람선이

더 가관이다.

어두운 바닷길을 달려야 하니 환하게 눈에 들어야 하는 것은 알겠지만 변두리 나이트클럽도 아니고 네온사인 띠로

치장한 유람선은 경관 감상을 방해한다.

유람선의 감각도 좀 높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여수의 섬 가운데 거문도는 역사책에도 나오는 친숙한 지명이다.

1885년 영국함대가 불법점령했던 그 섬이다.

고도·동도·서도 등 3개의 섬이 바다를 병풍처럼 둘러 싸 천혜의 항구 역할을 하니 열강들이 군침을 흘리고도 남았

을 것이다.

여수에서 남서쪽으로 114.7㎞ 거리에 있는 거문도로 가는 뱃길은 심술을 잘 부리기로 유명하다.

어제까지 잔잔하던 바다가 갑자기 화가 나 으름장을 놓는 게 한두 번이 아니란다.

다섯 번 거문도행을 계획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는 사람도 있다.

"덕을 많이 쌓은 사람만이 갈 수 있다."는 속설을 수차례 들으니 거문도로 향하는 날 새벽, 숙소를 나설 때 살짝

떨렸다.

배멀미를 우려해 아침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여수여객선터미널에 도착했다.

오전 7시40분쯤 거문도행 '오가고호'에 몸을 실었다.

시속 70㎞의 배로 약 2시간 정도 달려야 한다.

대마도 쪽에서도 가까워 옛날 일본 사람들이 몰래 들어와 살기도 했다고 한다.

간간이 눈에 띄는 일본식 적산 가옥들이 거문도의 굴곡 진 역사를 말해주고 있었다.

바다는 다행히 순순히 길을 터주었다.

일본 쪽에서 저기압이 올라와 전날보다 파고가 높고 안개가 살짝 끼었지만 더 이상 가는 길을 막지는 않았다.

무사히 거문도에 안착.

초행인데 거문도가 두팔 벌려 안아주니 일행들과 "우리가 쌓은 덕이 많은가."하며 웃음꽃을 피웠다.

거문도에서 특히 유명한 것은 등대.

1905년 준공, 점등된 등대가 서도 수월산 정상에 우뚝 서 있다.

해발 196m에 위치한 등대를 보러 가는 1㎞의 길은 가장 운치 있는 곳으로 꼽힌다.

문화·예술인들이 이 매력 넘치는 길을 밟으며 영감을 충전해 가는 것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길은 동굴 같다.

우거진 수풀을 뚫고 햇살이 고개를 디밀려고 애를 쓴다.

하늘이 내린 자연림이 발산하는 산소는 일반 수목원보다 2배나 많다.

풍부한 산소량에 경사도 완만해 등대에 다다를 때까지 숨도, 발걸음도 가볍다.

이 길은 겨울에 오면 더 장관이라고 한다.

길 양 옆에 빽빽이 들어선 동백나무에서 붉은 꽃을 피우면 그야말로 자연산 '레드 카펫'이라고.

100살이 넘도록 늠름하게 서 있는 등대 너머로 하늘과 바다는 푸르게 한몸을 이루고 있었다.

외지인의 눈에는 바다가 청량하기 그지없는데 "해조류 산란기라서 물빛이 탁하다.

8~9월에 오면 쪽빛 바다의 본색을 볼 수 있다."고 섬사람들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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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도, 자연이 빚어놓은 기암괴석 탄성 절로

바다와 섬의 축복은 이게 다가 아니었다.

거문도에서 동쪽으로 28㎞ 떨어진 백도는 거문도보다 더 깐깐하기로 소문난 섬.

그래서인지 가는 길은 좀더 험했다.

멋모르고 여객선 2층에 앉은 게 화근이었다.

놀이공원의 바이킹을 타는 것처럼 배가 출렁이는데 그 때마다 뱃속의 내장들도 함께 출렁인다.

거문도 사람들에게도 삼세번만에 겨우 한번 얼굴을 내민다는데 이 정도 파도도 감사할 따름이었다.

나이 지긋한 안내원 할아버지는 "어제까지 바다가 참기름을 발라 놓은 것처럼 반질반질 잔잔했거든, 바다 고운

거랑 여자 얼굴 예쁜 거는 일을 낸다더만 내 이럴 줄 알았지."하며 껄껄 웃는다.

백도는 무인도로 상백도와 하백도로 구분된다.

36개의 섬으로 이뤄진 백도는 한자로 白島라고 표기하는데 멀리서 보면 하얗게 보인다 해서, 또 물 밑에 가라앉은

섬이 63개로, 섬을 다 합치면 100개에서 하나 빠진다 해서 일백 백(百)자에서 한 획을 빼 이렇게 표기한다.

40여분 지나서 배가 속도를 늦추는 것 같더니 안내원 할아버지가 올라와 좌우측, 후면의 문을 힘껏 열어젖힌다.

확 쏟아져 들어온 상쾌한 바닷바람이 답답했던 가슴 한편을 시원하게 도려낸다.

우르르 다들 일어나 재빨리 갑판으로 달려 나왔다.

힘센 바람과 싸우듯 힘겹게 한발짝씩 떼어 뱃머리로 향하는데 저 멀리 백도가 희미하게 인사를 건넨다.

할아버지가 갑판 중간에 자리를 잡고 마이크를 들었다.

이윽고 기암괴석들의 '쇼쇼쇼'가 시작됐다.

무성영화에 숨결을 불어넣는 변사처럼 그는 구수한 사투리로 무뚝뚝해 보이던 백도의 표정들을 살갑게 바꿔 나갔다.

"귀를 쫑긋 세우고 섬을 지키고 있는 진돗개바위,

귀여운 아기곰아, 어딜가니? 아기곰 바위~, 저기 저 사이 좋은 물개부부바위,

서로 멀리 떨어져 애틋하구나아~, 서방바위·각시바위…"

할아버지의 쩌렁쩌렁한 호령과 손짓에 따라 고개를 이리 돌리고 저리 돌리며 바위들과 눈을 맞추고 미소를 교환했다.

20분간 짧고 강렬한 선상유람이 끝났다.

그리고 다시 한번 깨닫는다.

자연보다 더 솜씨 좋은 예술가는 없다는 것을.



●여행수첩

가는 길 :

여수여객선터미널(061-663-0116~7)에서 거문도로 들어가는 배는 하루 2차례(오전 7시40분, 오후 1시40분) 있다.

편도 요금 3만 2100원.

거문도에서 백도로 가는 배를 바꿔 타는데 관광객 수와 날씨만 허락되면 수시 운항한다.

백도 일주 2만 6000원. 청해진해운 (061)663-2824.

맛집 :

'하모'라고 부르는 갯장어가 유명하다.

회로 먹기도 하고 샤부샤부처럼 물에 살짝 데쳐 양파 등 야채와 곁들여 먹는 '하모 유비끼'는 여수에서만 볼 수 있는

맛이다.

만석궁 (061)641-8724.

남경전복은 자연산 전복을 회부터 구이, 찜, 초밥, 튀김, 죽까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코스로 내놓는 곳이다.

(061)686-6653

묵을 곳 :

지난해 문을 연 디오션리조트.

탁 트인 바다가 내려다 보이고 물놀이 시설(파라오션 워터파크)까지 있어 아이들과 함께 가기 좋다.

(061)689-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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