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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산 정상에서 부르는 가을아리랑 등록일 : 2005-10-22 16:37

대부산 정상에서 부르는 가을아리랑
[여행] 여수 금오도 대부산에 다녀왔습니다
텍스트만보기 조찬현(choch1104) 기자
▲ 대부산 정상에서 부르는 가을아리랑
ⓒ2005 조찬현
여수시 남면 금오도 대부산 산행을 위해 20일 아침 중앙동 물양장에 당도했다. 멋스러운 돌산대교가 한눈에 들어온다. 철썩이는 파도는 여행객마냥 쉼 없이 오가고 우리 일행은 설레는 마음으로 배를 기다렸다.

▲ 여행객을 실어나르는 중앙동 물양장의 한려페리호
ⓒ2005 조찬현
섬의 모습이 자라를 닮았다고 하여 큰 자라라는 뜻으로 금오도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인 금오도는 여수만 남서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여수시 남면에 속한 섬으로 해안선이 64.5km이다.

옛날에는 숲이 울창하고 사슴들이 무리지어 살아 조선고종 때 명성왕후가 이 섬을 사슴목장으로 지정하여, 출입과 벌채를 금지하였으나 1885년 해제되자 관의 포수였던 박씨가 아들 삼형제를 데리고 이 섬에 들어와 두포에 정착하였다고 한다. 금오도의 주산인 대부산은 해발 382m이며, 함구미에서 우학(검바위)까지 11.9km의 등산로는 4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잔잔한 바다 위로 한려페리호가 물살을 가르며 간다. 올망졸망 함께 동행 하는 주변의 섬들… 여수항구의 모습이 쪽빛과 어우러져 가을 분위기를 더해준다. 배는 정해진 항로를 따라 유유히 지나간다.

▲ 마냥 행복해 하는 여행객들
ⓒ2005 조찬현
갑판위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사람들, 그들의 얼굴에는 평화로움이, 행복함이 깃들어있다. 무거운 일상사 다 내려놓고 와서일까. 하늘도, 바다도, 여행객의 마음도 모두가 다 쪽빛이다. 배가 항구에서 멀어질수록 마음은 풍요로워지고 기분이 너무 좋다.

▲ 항구에서 멀어질수록 마음은 풍요로워지고 행복해진다.
ⓒ2005 조찬현
여수문화방송 등산 동호 회장 한상호(48)씨는 선상여행이 여행의 백미라고 전한다. 좋아하는 이, 뜻이 맞는 이와 한잔 술을 나눌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다고 한다. 한씨의 다양한 여행담을 들으며 가는 선상여행은 즐거움이 더해가고, 바다에는 은빛햇살이 끊임없이 부서져 내리고 있다.

스치고 지나가는 주변 섬들의 표정이 아주 다양하다. 이름 모를 섬 조그마한 무인도에는 억새가 갯바람에 흔들린다. 오른쪽에는 백야도 다리가 보이고 하늘과 맞닿은 저 멀리 고흥의 팔영산 여덟 봉우리가 보인다.

막걸리로 유명한 섬, 개도 선착장에 닿았다. 가두리 양식장에는 스티로폼 부표가 빼곡하다. 막걸리 한잔의 여유도 없이 배는 바로 떠난다. 뱃머리에는 바람이 드세다. 자봉도 해변자락에 쌓아 둔 황토가 붉은 미소를 던진다. 배가 함구미 선착장에 닿자 승객들이 하나 둘 얼굴을 내민다.

마을 어귀에 들어서자 노부부가 절간기로 고구마를 썰고 있다. 소주 원료로 사용하는 말린 고구마가 도로에 가득하다. 이곳 섬사람들은 이걸 빼깽이라고 부른다. 마을을 벗어나 20여분쯤 오르자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알송알 맺힌다. 반대편에서 오는 등산객을 만났다. 반갑게 인사하며 어디서 왔느냐고,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 절간기로 빼깽이를 썰고 있는 아낙
ⓒ2005 조찬현
산길에서 꾸지박달나무와 어름, 명감 등의 열매와 나무를 만났다. 꾸지박달나무의 열매는 빨간 오디를 닮았다. 아직 맛이 들지 않아서일까. 이게 자연의 맛일까. 그냥 심심하다. 대부산 나무들은 아직 푸르다. 예쁜 아가씨들이 무리지어 지나가도 낯을 붉히지 않는다.

▲ 오디를 닮은 꾸지박달나무의 열매가 익어가고 있다.
ⓒ2005 조찬현
정상부근 나무그늘 아래서 김밥으로 식사를 했다. 정상에서 내려다보니 아름다운 섬 백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야~호! 정상에서 환호하니 가슴까지 시원했다. 금오도 대부산 정상에 서니 산 능선에 배가 걸려있다.

대부산 산행 길은 버겁지도 않고, 가볍지도 않아서 등산하기에 최적의 코스다. 툭 트인 바다에는 백야도와 소호동 신월동 화정면과 남면의 섬들이 모두 모여 있다. 정상에 오르면 때 묻지 않은 숲 속의 자연을 만끽할 수 있으며 다도해의 경치가 한눈에 들어온다.

▲ 일상사 다 내려놓고 대부산에 오르다.
ⓒ2005 조찬현
소나무와 소사나무가 빼곡하게 나무터널을 이루고 있다. 가족이 등반하기에도 무리가 없을 듯하다. 잘 다듬어진 등산로는 비교적 평평하고, 힘들다 싶으면 내리막길이 이어지고, 또 다시 오르고 계속 반복된다. 간간이 불어오는 해풍의 상쾌함 때문인지 많이 걸어도 지치지 않고 별 어려움이 없다. 대부산에서 옥녀봉까지 7.38km 코스는 7~8개의 봉우리가 있다.

▲ 대부산 정상에서...
ⓒ2005 조찬현
산에서 내려와 택시를 타고 항구로 되돌아왔다. 배위에서 그 유명한 개도 막걸리와 싱싱한 회로 선상파티를 했다. 단 한입에 "야! 죽인다." 누군가 회 맛을 이렇게 표현했다. 회 맛의 맛깔스러움과 기막힘에 감탄했다. 이렇듯, 장소와 함께하는 이에 따라서 맛의 차이가 미묘해지는 것일까.

▲ 선상파티를 했다. 야! 그 맛이 죽음이다.
ⓒ2005 조찬현
파도는 배에 부딪혀 하얀 생채기를 쏟아내고 바다에는 노을이 진다. 오늘 산행은 진짜 멋있었다. 산과 바다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섬 금오도, 그 섬을 오래도록 잊지 못할 듯싶다. 아니,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다.

▲ 산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서서히 해가 저문다.
ⓒ2005 조찬현
교통
- 중앙동 물량장에서 금오고속훼리호가 3회, 한려페리호 3회 왕복운항
 소요시간은 1시간 20분 소요되며 숙박은 민박이 가능하다.

2005-10-21 10:53
ⓒ 2005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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