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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엔 붉은 비가 내립니다 등록일 : 2006-11-11 18:53

남도엔 붉은 비가 내립니다
강천·내장산 등 단풍 ‘황홀경’
박경일기자 parking@munhwa.com

▲ 전남 장성의 백양사에서 만난 불꽃같은 단풍. 올 단풍이 예년만 못하다지만, 가을 끝자락에 남도 땅의 단풍은 이렇듯 곱게 물들었다. 장성 = 김선규기자
대관령에 첫눈이 내렸습니다.
늦더위가 계속된다고 늘 여름이 아닌 것처럼,
눈이 한번 내렸다고 해서
겨울은 아직 아니랍니다.
대관령이 함박눈으로 소복하게 묻혔을 때,
남도 땅에는 핏빛처럼 선명한
붉은 단풍이 물들었습니다. 촉촉한 가을비가
단풍나무에 말라붙은 물감을 수채화처럼
번져나게 했나봅니다. 차갑고 청명한
가을 대기 속에서 만난 짙은 선홍색 단풍의
풍경이 황홀할 지경이었습니다.
올가을에는 ‘단풍다운 단풍’을 구경 못했습니다.
평년보다 크게 높다는 기온과 오랜 가뭄 탓으로
단풍이 채 물들기도 전에 오그라 붙은 탓입니다.
먼지만 풀풀 날리는 흙길에서 나뭇잎은
갈색으로 버썩버썩 말라가고 있었습니다.
이곳 저곳을 기웃거려봐도 도대체가
잘 물든 단풍나무 한그루 보지 못했으니까요.
그렇게 올가을 단풍은 지나가는구나 싶었습니다.
그러나 웬걸요. 가을비가 촉촉하게 내린 뒤
남도 땅에서 만난 단풍은 짙은 선홍색 빛으로
타고 있었습니다.
온통 붉은 빛으로 황홀하게 물들어 있었습니다.
전북 순창의 강천산이며,
정읍의 내장산은 말할 것도 없고,
전남 장성의 백양사까지…. 남도의 산들은
지금 온통 단풍으로 불타고 있습니다.
감나무들도 잎을 모두 떨궈 빨갛게 익은 홍시가
더 선명해지고 있습니다.
중부 이북지방의 나무들은 눈발에
모든 잎을 다 떨구고 겨울을 준비하고 있지만,
남도에서는 계곡을 따라 활활 타들어가고 있는
단풍은 이제야 막 산 아래쪽까지 도달했답니다.
이스케이프 팀은 남도의 막바지 단풍을
돌아보고 왔습니다. 좀 늦긴 했지만,
이렇게 가을을 떠나보내는 것이 아무래도
아쉬워서 마지막 단풍을 찾아갔던 길입니다.
그 길에서 올가을 ‘최고의 단풍’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촉촉하게 가을비가 내린 뒤에 단풍의 색깔이
더욱 고와진다는 사실도 알았답니다.
이번 주말에는 절정에 달한 남도의 단풍을
만나러 떠나보시지요.
남도에서 절정의 단풍을 만날 수 있는 유통기한은
딱 이번 주말까지랍니다.
모두들 이름난 곳이라 적잖은 인파로 붐비겠지만,
올해 가장 아름다운 단풍을 만나서
손을 흔들며 이 가을을 떠나보내시지요.
슬그머니 우리 곁을 떠나려는 가을을
아쉽게 배웅해보시지요.

순창·남원·장성=박경일기자 park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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