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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별미여행 - 짭조름한 바다 내음, 여행객 입이 즐겁다(문화일보) 등록일 : 2006-12-12 16:44

짭조름한 바다 내음, 여행객 입이 즐겁다
바닷가 별미여행
정우천기자 goodpen@munhwa.com
서해안 = 요즘 서해안의 별미는 굴탕과 굴구이다. 굴탕의 명소는 지금은 평택항 항만장이 된 경기 평택시 포승면 만호리. 삽교천과 아산만 방조제가 생기기 전까지만 해도 아산만을 사이에 두고 경기도와 충남의 물산을 이어주었던 곳이다. 70여 가구 마을에서 30~40집을 헤아렸던 횟집은 바닷길이 막히면서 20여 곳으로 줄어들기는 했지만, 주말 나들이 고객들의 발길은 여전히 이어진다. 호성식당과 전망대횟집 등에서 인기를 끄는 굴탕은 자연산 까막굴(일명 강굴)을 말끔히 손질해 동치미국물에 말고 파, 마늘, 고추, 배, 양파 등을 고루 다져넣은 다음 갓 짜온 참기름과 참깨 등으로 맛을 돋운 것. 시원하고 담백하면서 싱그러운 굴 향내가 입안 가득히 퍼진다. 2인분 한 그릇에 2만원 수준.

굴구이는 전국 유일의 굴축제를 열고 있는 충남 보령이 유명하다. 번개탄 위에 굴을 올려 놓은 뒤 껍데기가 열리면 면장갑을 낀 채 속살을 꺼내먹는 맛은 일품이다. 짭조름하면서 달디단 특유의 맛은 먹어본 사람만이 안다. 보령시 천북굴축제추진위원회(위원장 양영돌)는 2일부터 10일까지 9일간 천북면 장은리 굴단지 일원에서 제6회 보령 천북굴축제를 연다. 94개 점포가 성시를 이루고 있는 굴축제에는 생굴, 굴구이, 굴회, 굴밥, 굴삽겹, 굴전 등 굴을 재료로 한 요리 잔치가 풍부하게 펼쳐진다. 4인기준으로 1양동이(8㎏)에 2만5000원.

남해안 = 소설 ‘태백산맥’의 주무대인 전남 보성군 벌교읍 대포리 개펄에서는 요즘 꼬막 채취가 한창이다. 아낙네들이 널빤지로 만든‘널배’를 타고 이동하면서 진흙밭에 서식하는 꼬막을 모으는 모습은 색다른 풍경. 벌교의 개펄은 올해초 국내 해안습지로는 최초로 ‘국제습지보전협약’에 의한 보전습지로 지정된 만큼 이곳에서 자생하는 참꼬막은 쫄깃하고 깊은 맛이 난다. 벌교읍내에서 꼬막 요리를 취급하는 식당으로는 ‘벌교 꼬막식당’이 유명하다. 1인분에 1만원인 꼬막정식을 주문하면 삶은 꼬막에 이어 꼬막을 재료로 한 부침, 초무침, 회, 탕이 차례로 나온다.

경남 거제에 가면 겨울 생선의 ‘귀족’인 대구를 맛볼 수 있다. 본격적인 대구잡이 시즌을 맞으면서 장목면 외포항과 진해만 일대에서 하루 500~600마리의 대구가 잡히고 있기 때문. 대구 어획량이 늘어남에 따라 거제시는 오는 9~10일 양일간 ‘겨울바다의 낭만과 바다의 귀족, 대구의 향연’이란 주제로 장목면 외포항 일원에서 제2회 대구축제를 연다. 이번 축제기간에는 대구탕과 대구명란젓, 대구회, 대구떡국 등 다양한 대구요리를 맛볼 수 있다.

동해안 = 부산시 기장군 해변에서는 바다장어 구이가 유명하다. 부산의 동북쪽 끝인 기장군은 기암괴석 등 남부지역에서 동해안 해변의 절경을 간직한 곳이다. 부산 해운대구 송정에서 기장군 북쪽까지 해안을 따라 바다장어구이집은 70여 곳 이상 성업중이다. 싱싱한 장어를 바로 잡아 숯불에 구워 매운 맛을 순화한 양념장(고추장)에 찍어 먹는 맛이 일품이다. 양념장 접시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불판 가장자리에서 절반쯤 구운 장어를 양념장에 찍은 다음 다시 구워 먹는 것이 특이하다. 1㎏에 1만원선으로 4명이 3만~4만원이면 먹을 수 있다.

경북 동해안 일대 최고 별미는 과메기가 꼽힌다. 포항의 특산물인 과메기는 동절기(12월∼이듬해 2월)에 싱싱한 꽁치를 여러 번 동결·해동해 건조시킨 것. 주로 초고추장에 찍어서 김과 생미역, 배추, 상추에 싸서 술안주나 간식으로 먹지만 무침회나 초밥, 튀김 등으로 요리해서 먹을 수도 있다. 고혈압, 동맥경화 등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는 불포화 지방산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웰빙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껍질을 벗기지 않은 과메기 20마리 한 두릅은 7000원. 각종 양념을 포함해 껍질을 벗겨서 파는 것은 10마리에 1만3000~1만5000원. 포항 구룡포과메기영어조합법인, 구룡포과메기생산자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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