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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에 오면 꼭 들르세요!! 등록일 : 2007-09-28 09:05

▲ 노부부가 사시는 민가에서 바라본 학포 해안가
ⓒ 배상용
살다보면, 가끔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을 때가 있죠?

아무도 없는, 사람이 살지 않아 그 어떤 시기와 질투 그리고 명예욕이나 재물에 대한 욕구도 거의 존재하지 않는, 조금 외롭기는 하겠지만 그 외로움이 평화로움으로 바뀔 수 있는 그런 곳.

밤이 아닌데도 너무나 조용해 몽돌이 파도에 구르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촤아악~ 차르르르르~ 촤아악~ 차르르르르~'

바람은 스산하게 불고 나뭇가지들은 조그마한 바람에도 흔들려 제각기 아름다움을 달리 합니다. 사람들의 손길이 닿지 않아, 오염되지 않은 너무나 맑디 맑은 바닷물이기에 푸른빛보다는 오히려 검은 쪽에 가깝습니다.

▲ 저녁식사를 위한 장작불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 배상용
▲ 이런집에서 한번 살아보고 싶지 않으세요?
ⓒ 배상용
▲ 정말 평화로운 느낌입니다
ⓒ 배상용
멀리 절벽에 부딪히는 파도는 이내 허연 거품을 드러내며 유혹합니다. 검은 드레스를 입은 아리따운 여인의 치맛자락이 바람이 불 때 살짝 보이는 새하얀 종아리를 보듯 말입니다.

저멀리 민가에선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문명이 싫어 조금은 귀찮지만 이내 활활 타오르는 장작불을 보며 노부부의 입가에선 행복의 미소가 지어지는 것이 느껴집니다.

그냥 전기밥솥에 밥을 지어먹으면 편할 것을,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민가에 들러봅니다. 반갑게 맞이해주면서도 노부부의 사진을 한 장 찍자는 말에는 한사코 고개를 가로젓습니다.

이제는 하나 하나 정리를 해야 하는 노년의 인생살이인데, 사진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하시면서 말입니다.

▲ 계단옆에 활짝 피었습니다. 이쁘죠?
ⓒ 배상용
▲ 겨울을 위해 준비해둔 장작더미 같았습니다. 왠지 든든해 보이죠?
ⓒ 배상용
▲ 정말 밟기 미안할 정도의 이쁜 계단이었습니다
ⓒ 배상용
집으로 오르는 계단에는 예쁜 꽃들이 피어 있고 나무를 정성스럽게 다듬어 한 계단 한 계단, 계단마다 치장을 해놓았습니다. 밟고 가기 미안할 정도로 말입니다.

사람이 살지 않아 너무도 조용한 바닷가, 대낮에도 너무나 조용해 자신도 모르게 발걸음도 조심스럽게 내딛게 됩니다. 들을 사람도 없는데 말입니다.

마을 언덕 위에 올라 철썩이는 바다와 마을 풍경을 보고 있자니, 지난 추억들이 하나둘 떠 오릅니다. 한동안 잊고 지냈던 첫사랑 생각부터 학창시절의 친구들까지 말입니다.

저 민가에 사는 노부부도 옛추억을 떠올리며 노후를 즐기고 계신 걸까요? 갑자기 구수한 냄새가 코끝을 찌릅니다. 생선을 구우시는 모양입니다.

"두 분만 드신다면 두 마리면 충분하시겠지. 한 분은 밥을 하며 기다리고 또 한 분은 낚시를 해서 찬을 마련하는… 많은 고기도 필요없을 거야. 그냥 필요할 때 잡아오면 되겠지. 낚시를 하는 사람도 없으니 그 많은 고기들이 가면 어딜 가겠어."

▲ 야채도 직접 재배해서 드신다고 합니다
ⓒ 배상용
▲ 학포마을 언덕에서 바라본 풍경
ⓒ 배상용
▲ 보이는 주택들은 대부분 빈집이라고 합니다
ⓒ 배상용
노부부 말씀이 예전에는 몇 가구 거주했었는데 울릉도에서도 워낙 외진 곳이라 토착민들은 거의 대부분 떠나버려 두세 집을 제외하곤 빈집이라고 하십니다. 자신들은 조용한 곳을 찾다보니 이곳으로 몇 해 전에 오게 되었다는군요.

사람이 없어 욕심도 존재하지 않는 그런 신비로운 동네. 언제 울릉도에 오시면 꼭 한번 들러보세요. 학포마을의 마력에 푹 빠져 그동안 잊고 살았던 추억들이 하나둘 되살아 날테니까요.
댓글(1)
  • 2007-10-01 08:46

    울릉도는 날씨 잘~보고 가야한다던데...여름
    울릉도는 날씨 잘~보고 가야한다던데...여름철만 그런가...
    암튼..언젠간 가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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