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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행복해 등록일 : 2008-10-06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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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소설적 재미와 풍자세계를 일궈온 작가 성석제가 『참말로 좋은 날』이후 2년 만에 펴내는 열한번째 소설집 『지금 행복해』. 2003년부터 2008년 사이에 발표한 최근작 9편의 단편을 묶었다. 이번 소설집에서도 성석제는 특유의 재치있는 입담과 유머 감각으로 많은 웃음을 선사한다.

이번 작품집에서 유난히 여행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많다. 여행 3부작이라 할 수 있는 「여행」, 「설악 풍정」, 「피서지에서 생긴 일」을 비롯하여 낚시이야기를 다룬 「낚다 섞다 낚이다 엮이다」와 산에서 죽을고비를 넘기고 기적처럼 살아돌아온 이야기를 다룬 「기적처럼」등 절반 이상이 여행을 소재로 하고 있다. 작가가 유독 여행에 대해 천착하는 이유는 여행이야말로 삶의 축약판이자 인생의 희로애락과 인간군상의 내면을 잘 드러내는 소재이기 때문이다. 성석제는 이번 작품집에서도 유머 넘치는 상황을 통해 인간 내면의 양면성을 파헤치고 있다.

표제작 「지금 행복해」에는 무기력한 한량의 전형이자 아들에게 “이제 친구로 지내자”고 스스럼없이 이야기하는 독특한 아버지상이 등장한다. 이러한 무기력하고 무책임한 아버지를 향한 자식의 적의가 없다는 것도 특이한 설정이다. 하지만 「지금 행복해」의 아버지는 그간 성석제 소설에 종종 등장한 중독자의 이미지와 달리, 삶을 긍정하면서 현실에 발붙이려는 눈물겨운 노력을 하는 인물이다. 그리고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 또는 중독된 삶의 아름다운 결말은 작가가 설정한 부자간의 독특한 관계 때문에 더 따뜻하고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이번 작품집에서 독자들은 재미를 느끼는 동시에 우리가 흔히 겪을 수 있는 주변의 삶들이 구체적인 형상으로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 『지금 행복해』에는 허구적이고 비현실적인 유머와 농담과 허풍이 아닌, 구체적인 실체감을 가지고 내면을 파고드는 감동적인 웃음과 슬픔이 공존한다. 독자들은 재미를 느끼는 동시에 우리가 흔히 겪을 수 있는 주변의 삶들이 구체적인 형상으로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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