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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 등록일 : 2009-02-19 10:58

  • 공지영의 약간 부질없다면 부질없는 글?

    공지영. 그녀의 이름만으로도 화제거리가 되고, 그녀가 내는 책마다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며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리고, 각종 문학상을 수상하고, 그녀의 생각과 행동에 열광하는 팬들이 늘어나면서 그녀는 이 시대 최고의 여성작가 반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런 그녀가 낸 에세이 책은 어떤 맛과 향을 풍길지 사뭇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 책은 그녀의 소탈하고 재미있는 면모를 십분 끌어낸 여유로운 글들을 모아 수록하고 있다. 읽는 내내 유쾌한 재미를 선사하는 그녀의 글은 또 다시 공지영 신드롬을 불러 일으킬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그녀의 소소하면서도, 유쾌한 글 안으로 빠져보자.
  • 나이가 들면서 내가 깨달은 것 중의 하나는 젊은 시절 내가 그토록 집착했던 그 거대(巨大)가 실은 언제나 사소하고 작은 것들로 우리에게 체험된다는 사실이었다. 말하자면 고기압은 맑은 햇살과 쨍한 바람으로, 저기압은 눈이나 안개, 구름으로 온다는 것이다. 우리는 평생을 저기압 속을 걸어가고 있어, 라거나 고기압을 맞고 있어, 라는 말을 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실은 그 두 기압 중의 하나를 벗어날 수가 없고 일상에서 마주치는 우산이나 외투, 따뜻한 찻잔이나 장갑 등이 사실은 다 그 고기압과 저기압의 파생물이기도 한데 말이다. 그리하여 나는 거대한 것들, 이를테면 역사, 이를테면 지구, 환경, 정치 등의 파생물인 풀잎, 감나무, 라디오 프로그램, 반찬, 세금 같은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던 거였다.
    -프롤로그 중에서

    아주 사소한 것들이 우리를 살게 만든다
    마음 충전, 행복 충전, 인생 충전 에세이


    공지영의 신작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는 지금까지 그녀가 쓰던 에세이와는 다르다. 작고 소소한 이야기 속에서 가벼움을 표방하지만, 사실 그런 가벼움 속에서 작가는 진정한 인생의 비밀과 진실을 알게 된다. 작은 것이 모여서 큰 것을 이루듯이, 하루하루가 모여 인생이 되듯이, 아주 사소한, 가벼운 깃털 같은 일상이 모여 삶을 이루고, 우리를 살게 만든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작가는 나이가 들수록 젊은 시절 그토록 집착했던 거대(巨大)한 것들이 실은 언제나 사소하고 작은 것들로 체험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거대한 것들이 아닌 풀잎, 반찬, 라디오 프로그램, 세금 같은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고 한다.
    살아 있는 것들은 대개 쓸모없는 것들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준 패랭이꽃, 최고급 일식집에서는 절대 흉내 낼 수 없는 길거리표 오뎅의 맛, 순교보다 더 위대한 미소를 지으며 건네는 친절한 말 한마디, 꽁꽁 숨겨놓은 꽃봉오리가 만개하는 매화차의 감동, 수녀님이 건넨 안경 덕에 태어나 처음으로 세상을 제대로 보게 된 사형수의 이야기 등 작가 공지영이 건네는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는 인생의 비밀을 하나하나씩 깨닫는 재미를 알게 된다.
    또한 이 책에는 작가가 위기의 나날들을 견디며 튼튼한 마음의 근육을 키워낸 비밀이 담겨 있다. 그녀는, 너무나 순박한 마음씨를 가진 지리산 친구들에게, 인생에 상처가 없다면 재미가 없다고 말하는 그녀들에게, 말썽쟁이 막내아들 제제에게, 어린 시절 코 묻은 돈을 뺏어간 청년에게, 그리고 일상 속 소소한 유머들이 엄숙해 보이는 거대한 세상을 움직이는 진정한 힘이라는 무지무지 평범한 사실까지 매일매일 배운다.
    이 책을 쓰는 동안 아주 유쾌한 시간을 보냈다는 작가처럼,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는 깃털처럼 가볍고, 한갓진 이야기 같지만, 그 속에 담겨 있는 생의 비의를 만나는 기쁨이 당신의 맥 빠진 마음을, 인생을, 행복을 충전하는 에너지가 될 것이다. “거기 소중한 분! 이 시간이 가기 전에 무언가 신나고 좋은 일을 해봅시다! 나에게, 또 남에게 그래서 우리 모두에게!”

    1부 울고 싶을 때 그를 생각하면 힘이 난다
    마흔여덟이라는 나이에 한 살이라도 어려 보이려고 '동안 타령'과 함께 나이를 속이는 소띠 친구들, 찬바람 불면 '연애하고 싶다'고 말하는 '소중한 존재'의 친구들, 노고단 봉우리를 향해 동요를 시키는 지리산 '낙장불입' 시인, 강도에게 현금서비스까지 받아준 '버들치' 시인, 너구리와 오소리는 겨울을 나기 어렵다고 걱정하며 착한 일 하러 가자고 전화하는 시인, 인생에 상처가 없으면 뭔 재미로 사냐며, 다시 사랑을 하라고 조언하는 화가, 강원도만 가면 돈만 알고, 남의 것을...
  • 연세대학교 영문학과 졸업. 1988년 [창작과 비평] 가을호에 단편 '동트는 새벽'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더 이상 아름다운 방황은 없다] [그리고, 그들의 아름다운 시작]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고등어] [착한 여자] [봉순이 언니]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즐거운 나의 집]이 있고, 소설집 [인간에 대한 예의] [존재는 눈물을 흘린다] [별들의 들판], 산문집 [상처 없는 영혼]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등이 있다. 21세기문학상과 한국 소설문학상, 오영수 문학상, 앰네스티 언론상 특별상, 제10회 가톨릭문학상을 수상했다.

    공지영 작품의 특징 중 하나는 무거운 것은 가볍게, 가벼운 것은 가볍지 않게 전달하는 힘이라고 하겠다.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전반에 흐르는 작가의 이야기는 사람들이 눈여겨보지 않는 것들이 포함되며, 그런 것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관심 또한 포함되어 있기에 그녀의 가벼움은 가벼움이 아닌 것이다. 어쩌면 이러한 그녀의 글쓰기가 독자들을 매료시켜 오랜 시간 동안 당당히 국내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자리매김하게 만드는 원동력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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