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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 더 씨

 

 

 

 

 

 

 

 

 



 

 

 

 

 

 

 강동수

 

호밀밭

 

9월 28일

 

 

 

 

 

 

 

 

 사회적 참사를 마주하는 윤리적 슬픔으로···

 

 

 

 

 

총 일곱 편의 작품으로 이루어진 이 소설집은 군더더기 없는 문체와 탄탄한 서사 구성을 통해 소설 양식이 감당해야 하는 공통의 가치를 창조하고 있다.

 

 

언더 더 씨운수 좋은 날은 세월호 침몰과 같이 실제로 일어났던 사회 참사를 모티브 삼아 수많은 이들의 죽음과 고통을 마주하고 묘사한다. 이를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공동체의 우울을 어떻게 애도하고 치료할 것인지를 질문하고, 자본·권력의 야만성과 폭력성을 서술하며 증언한다

 

 

 

 

 

 

 

 

 

 

 

 

 

 

 

 

 

 은수와 헤어진 것은 여드레 전쯤이었다. 아마 보길도 앞바다쯤일 것이다. 어쩌면 제주도 근처일지도 몰랐다. 은수와 나는 해류를 따라 깊은 바다를 함께 흘러 다녔다. 때로는 바위 속 암초에 걸려 하루 이틀쯤 휴식을 얻기도 했다···

 

 

 

 

땅 위에서도 늘 붙어 다녔던 것처럼 우리는 물속에서도 함께 있었다. 은수와 함께 일 년이 넘도록 갇혀 있었던 여객선의 삼층 선실은 춥고 어둡고 무서웠다. 은수와 나는 손을 꼭 마주 잡고 물속에 잠겨 있었다···

 

 

 

 


짚신은 아직도 잔물결 이는 바다에 동동 떠 있다. 저 짚신을 따라가면 서천서역국에 닿을 수 있을까. 엄마는 지금쯤 뭘 하고 있을까. 일 년이나 지났으니 나를 잊었을지도 모른다. 퇴근길에 장 보러 갈 생각이나 하며 하품을 깨물고 벽시계를 흘끗흘끗 바라보고 있을까. 아빠는 젊은 아내와 함께 얼굴도 모르는 이복동생의 양손을 나눠 쥐고 패밀리레스토랑으로 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진 않을 것을 알면서도 공연히 억하심정이 든다. 울컥 서러워진다.

 

 

 

 

 

 
「언더 더 씨」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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