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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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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최인호가 10년 동안 발표해온 글들을 모아 놓은 『꽃밭』은 대부분의 글들이 연작 소설의 형식을 취하고 있는, “짧은 소설집이라고 해도 무방할”글 모음집이다. 최인호가 강조하는 것은 용서와 인내와 화합, 현재에 머물지 않는 영원이다. 천재 작가로, 또한 인기 작가로 세상의 주목 속에서 살아오는 동안 미처 깨닫지 못했던, 일상과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 대한 감탄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오로지 살아 있는 것들만 걱정했다.
내가 물을 안 줘서, 말라 죽어가고 있을 제라늄을 걱정했다


『꽃밭』에 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색색의 아름다운 꽃들을 피워낸 이는 화가 김점선.
최인호가 “오누이와 같은 육친의 정”을 느끼는 김점선은 “생사를 넘나드는 병고에 시달리
면서도 불꽃같은 열정으로 꽃들에게 영혼의 숨결을 불어넣어주었다"(‘책머리에’ 중에서).
김점선씨는 ‘그린이의 말’에서 고백하고 있듯이 항암치료를 받는 고통 속에서 신작 그림들을
그렸다.

다시 그림 그리기 시작하면서 말할 수 없는 기쁨을 느꼈다. 볼펜으로, 색연필로 그림
을 그리는데도 그림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어떤 새로운 매혹을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나는 내가 아프고, 수술 상처가 아직도 통증이 있다는 것조차 까마득히 잊은 채 그림에
몰두했다. (…) 드디어 네 번째 항암주사 맞으러 병원에 입원해 있는 날 그들이 돌아왔
다. 그림이 좋다고, 아름답다고 했다. 나는 다른 때, 사람들이 하는 그런 말을 들으면 립서비스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말 그대로 아름답다고 받아들였다. 내 행복이 확인되었다. 그들도 나처럼 느낀 것이다.
-‘그린이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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