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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토너의 흡연 등록일 : 2007-12-10 13:09






<도모유키>로 제10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조두진의 첫 번째 소설집. 표제작 '마라토너의 흡연'을 포함하여 총 일곱 편의 단편이 수록되었다. 작가가 앞서 펴낸 두 권의 장편 역사소설 <도모유키>, <능소화>와는 다르게, 현대인의 소소한 일상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촘촘하게 그려낸 이야기들이다.

임진왜란 당시 순천 왜교성에 주둔했던 일본군의 눈으로 본 '임진왜란 마지막 1년'의 이야기를 담은 <도모유키>, 경북 안동의 400년 전 무덤에서 나온 '원이 엄마의 편지'를 모티프로 쓴 <능소화>에 이어, 작가 조두진은 <마라토너의 흡연>에서 동시대의 삶을 바라보는 날카롭고도 따뜻한 시선을 보여준다.

경찰서장과 어린 검사의 미묘한 심리전부터 담배를 피기 위해 마라톤을 하는 남자의 이야기, 설날에 집으로 들어온 족제비로 인해 벌어지는 사건, 손톱에는 암이 없다고 투덜대는 의사들의 이야기 등을 조근조근한 입담으로 풀어낸다. 위트와 허무가 뒤섞인 인물들의 독특함, '살맛'이 진하게 배어있는 이야기들의 향연이 흥겹다.




자리 왼쪽엔 십 년 만에 만난 입담 좋은 군대 고참, 맞은편엔 사건 사고를 취재하는 신문 사회부 기자, 게다가 오른쪽엔 뚝심 좋은 소설가... 조두진의 소설을 읽다보면 이런 세 사람에게 둘러싸여 밤새 소주를 마시는 기분이 든다. 새로 한 판, 고기 굽는 소리 들리고 밤을 새지 않을래야 않을 도리가 없다. 술맛이 나면 살맛도 난다. 이 환상적인 술자리에 오늘 밤 당신을 모시고 싶다. 자, 소설 한 잔 받으소서? - 박민규 (소설가)

그는 므니모시네처럼 지금, 이곳의 현실을 이야기꾼의 언어로 전달하고자 한다. 정보가 아닌 은닉된 이면의 전복을 통해 삶 자체를 질문으로 채우고자 한다. 그런 점에서 그는 좁은 방에 스스로를 고립시킨 고독한 영혼이라기보다 시장의 언어를 채록하는 군중 속 개인에 가깝다. 진흙밭 한가운데에 있기에 조두진의 소설은 시작되는 셈이다. 소설의 스펙트럼을 통해서만 제대로 형태를 갖출 수 있는 그것, 조두진에게 소설은 운명이다. - 강유정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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