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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고집쟁이들 등록일 : 2008-03-24 09:08
[책소개]
자신만의 길을 고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한국의 고집쟁이들』. 이 책은 조선일보 기자인 저자가 신문에 연재했던 '박종인의 인물기행'을 엮은 것으로 사회의 주류가 되기 보단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하며 살아가는 고집쟁이 23명에 대한 기록이다.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면서 열매를 맺고 그 분야의 최고가 되었지만 절대로 자랑하지 않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삶의 의미와 잔잔한 감동을 들려준다.
☞ 이 책에는 저자가 직접 찍은 컬러 사진을 곁들여 이들의 모습에 감동을 더하고 있다.
[저자소개]
글, 사진 박종인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1992년 <조선일보> 기자로 사회에 나왔다. <조선일보>에서 ‘여행’을 맡으며 세상을 돌아다니다, 2003년 사진 배우러 뉴질랜드 가서 2년 살았다. 2005년 신문사로 돌아와 주말섹션인 <주말매거진+2>를 맡다가 사회부로 가서 좋은 사람들 만나며 <박종인의 인물기행> 연재했다. 현재 조선일보 영상뉴스취재팀장으로 있다. 저서로는 인도 기행에세이 《나마스떼》, 국내여행안내서 《다섯 가지 지독한 여행 이야기》, 철학 에세이 《길 위에서 만난 노자老子》, 역서 《뉴욕 에스키모, 미닉의 일생》, 제3세계 아동문제를 다룬 공저《아워아시아》 등이 있고, 사진전
[책속으로]
김순희는 그제서야 왜 아버지가 주말마다 자기를 감상실에 묶어뒀는지 알게 되었다고 했다. 그 후로 딸은 매일 아침 감상실 문을 열고 청소를 하고 음악을 틀었다. 장비를 손보고, 카탈로그를 보면서 새 음반을 주문하고, 손님이 오면 해설을 했다. 손님 없는 날이 더 많았다.
“그 해 추석날 하루 집에서 쉬는데, 누가 문을 두드려요. 얼어봤더니 학생 때 감상실에 오다가 외지로 나간 사람들이었어요. 추석이라고 고향에 돌아와서 하이마트를 찾아왔는데, 문을 닫으면 어떡하냐는 거예요.” 그날 이후 김순희는 외국은커녕 대구 바깥으로도 나가본 적이 없다. -<고전음악감상실 하이마트 김순희> 중에서
“초등학교 졸업하면서부터 쇠를 만지기 시작했어요. 열두 살이었어요. 우리 아버지가 집에서 기르는 소의 편자를 잘 만드셨어요. 그리고 조기 옆에 모래내대장간이라고 있는데, 그 집 주인이 우리 옆집에 살았어요. 쇠 두드리는 게 하도 재미나게 보여서 가르쳐달라고 졸랐지요. 그랬더니 풀무질부터 하라고 하대요. 풀무질하면서 졸다가 불길 못 맞춘다고 엄청 맞기도 했어요. 그게 근 40년이 지나버렸네요. -<형제대장간 유상준 유상남> 중에서
어느 날 가게가 문을 닫을 정도로 곤궁해졌을 때, 단골손님들이 찾아와 십시일반으로 모은 3천만 원짜리 통장을 내밀었다고 했다. “당신 없으면 우리가 걷지를 못하니, 당신은 꼭 돈을 벌어라” 하며 막무가내로 통장을 내밀더라고 했다. 그 모든 신발이 광대무변한 우주 속에 오직 한 켤레밖에 없는 신발들이었다. 손바닥에 한 켤레가 오롯이 들어가는 작은 신발도 있었고, 겉보기에는 신발 형태로 보이지 않는 자루 같은 신발도 있었다. 왼팔로 만든 우주에 단 하나뿐인 신발이 자그마치 5만 켤레다. -<세상에서 하나뿐인 구두를 만드는 남궁정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