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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산책 등록일 : 2008-04-10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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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보라와 빙하와 펭귄의 나라에서 보내온 시처럼 아름다운 사진 에세이집. 소아과 전문의로 평온한 삶을 살던 저자는 어느 날 갑자기 인생의 나침반을 잃고 방황하다가 덜컥 남극 행을 결정한다. 그리고 세종기지에서 의료담당으로 1년을 보냈다. 막막한 바다와 거대한 얼음으로 둘러싸인 지구의 끝, 수만 년의 시간이 얼어붙은 미지의 땅, 지구상에 존재하는 최후의 청정지역 남극에서 저자는 대자연의 신비와 생명에 대한 경외감을 새롭게 깨우친다. 그리고 그 감동을 마음의 셔터로 찍어 『남극산책』으로 펴냈다.

남극의 비경
남극에서는 사방을 둘러보아도 온통 얼음뿐이다. 그런데 이 얼음은 가만히 있는 게 아니라 오랜 세월에 걸쳐 천천히 흘러가고 있다. 이런 거대한 흐름을 빙하(glacier)라고 한다. 빙하가 해안에 와서 끊긴 단면을 빙벽(ice clif), 떨어져 나온 얼음덩어리 중 큰 것은 빙산(ice berg), 작은 것은 유빙(ice floe)라고 한다. 마치 푸른 피가 흐르는 근육의 단면 같아 보이는 조그만 얼음덩어리에도 수천, 수만 년의 시간이 담겨져 있다. 그 앞에 서면 100년 남짓한 인간의 유효기간은 유난히 짧게 느껴진다
--- pp.130~149
남극에서의 생존 방식
남극 세종기치 근처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생명체는 펭귄이다. 수천 마리의 펭귄들이 집단적으로 서식하는 펭귄마을도 있다. 그런데 그 많은 펭귄들이 단 몇 마리의 스쿠아(skua, 남극도둑갈매기)를 당해내지 못한다. 자신의 새끼에게 먹이기 위해 스쿠아는 귀여운 아기 펭귄을 갈기갈기 찢어놓는다. 그러나 스쿠아에게 희생되는 아기 펭귄은 소수이다. 어떤 아기 펭귄은 얼어죽기도 하고, 심지어 어미에게 깔려죽기도 한다. 시체가 좀처럼 부패하지 않는 남극의 환경 때문에 아기 펭귄의 주검은 둥지의 일부가 된다. 이처럼 죽음이 노골적으로 삶을 지탱하고 있는 곳이 바로 남극이다.
--- pp.56~67
남극의 독재자
블리자드(blizzard)는 초속 13미터 이상의 바람을 동반하고 가시거리를 200미터 이하로 떨어뜨리는 강력한 눈폭풍이다. 블리자드가 불기 시작하면 온도계의 수치는 의미가 없어진다. 모든 외부활동이 금지되고 세상은 온통 암흑으로 가득 찬다. 그 무시무시한 블리자드 앞에서 인간은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가. 대자연 앞에서 불가항력을 인정하는 순간, 놀랍게도 평화가 찾아온다.
--- pp.3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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