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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 (綴) - 정끝별 등록일 : 2019-08-19 22:08
철 (綴) - 정 끝 별
스무 살 끝 대입 원서를 마감 친 날
사춘을 건너온 넌 미련 없다 했고
갱년을 건너온 난 미안하다 했던 그날
같은 집 다른 방에서
같은 밤 다른 베개에서
넌 내가 죽는 꿈을 꾸고 난 널 다시 낳는 꿈을 꾼 날
넌 하필 내게서 나고 자란 게 아하
난 기필코 너를 낳고 키운 게 아차
넌 그만 품에서 풀려나고 난 이제 품을 풀고
폭죽과 폭발의 전류를 방전하고
감사와 감시의 채무를 청산하고
넌 한 철 들고 난 한 철 빠져
넌 엄마 같은 딸이 되고
난 딸 같은 엄마가 되자던 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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