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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8-05-21 08:43



자네 소리하게 내 북을 치제

진양조 중머리 중중머리
엇머리 자저지다 휘몰아보아

이렇게 숨결이 꼭마저사만 이룬 일이란
인생에 흔치 않어 어려운 일 시원한 일

소리를 떠나서야 북은 오직 가죽일 뿐
헛 때리면 만갑(萬甲)이도 숨을 고쳐 쉴밖에

장단을 친다는 말이 모자라오
연창(演唱)을 살리는 반주(伴奏)쯤은 지나고
북은 오히려 컨덕터―요

떠받는 명고(名鼓)인듸 잔가락을 온통 잊으오
떡떡궁! 동중정(動中靜)이요 소란 속에 고요 있어
인생이 가을같이 익어가오

자네 소리하게 내 북을 치제

―김영랑(1903~1950)

 


[장석남의 시로 가꾸는 정원] [12] 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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