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씹지 않고 삼키는 아이 괜찮을까? 등록일 : 2008-06-02 17:05











사람에게는 씹는 즐거움이 있다.



좋아하는 음식을 입에 넣고 씹으며 맛을 음미하는 즐거움이 있는가 하면 입이 심심해 오징어나 쥐포, 껌 등을 씹으며 느끼는 즐거움도 있다. 음식 섭취의 1단계인 씹는 행위는 뇌 세포 활동을 활성화시켜 두뇌 기능을 높이기 때문에 성장기 어린이라면 잘 씹는 게 가장 중요한 식사법이기도 하다. 그런데 음식을 씹지 않고 삼키거나, 입에 물고만 있는 아이들이 있다. 특히 이유식을 하는 아이 중에 이런 경우가 많은데 이것이 오래되면 소화기능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




씹지 않으면 성장도 안 돼

입에서 씹는 활동을 거치지 않고 체내로 들어간 음식물은 소화하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위장에서 담당해야 할 일이 더 많아지기 때문에 과하게 사용하다 보면 비위 기운이 상할 수 있다. 그 결과 영양소 흡수력이 떨어져 아이의 성장을 방해하거나 정신발달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강남 함소아한의원의 김윤필 원장은 “비위에 문제가 생기면 몸의 기운이 떨어지고 매사에 의욕이 없어진다.”고 하면서 “이런 아이가 폭식을 하거나 기름진 음식을 즐긴다면 만성 식체(食滯)가 생겨 항상 더부룩하고 그 영향으로 감기나 비염 등 호흡기 질환을 달고 살기도 한다.”고 말했다.

얼굴에는 입술 윗부분을 지나는 대장경락과 입술 아랫부분을 지나는 위경락이 있다. 음식을 씹으면 입 주변의 근육과 턱이 움직이면서 대장과 위에 자극을 주어 해당 장부의 기능이 발달한다. 잘 씹지 않는 아이는 이런 기회를 놓치는 꼴이 된다.




이유식 잘못하고 속열 심하면 씹기 거부

아이가 음식을 씹지 않는 주된 원인은 이유식을 잘 못해서이다. 이유식은 모유나 분유만 먹던 아기가 일반식으로 옮겨가는 중간 단계의 식사를 말한다. 이 때 시판 이유식이나 선식을 젖병에 담아 먹이거나 밥을 국이나 물에 말아서 주면 아이는 씹을 필요도 없이 쉽게 삼킬 수 있어 고형식을 잘게 씹을 의지가 없어지는 것이다.

체질적으로 비위 기운이 약한 아이도 잘 씹지 않는다. 이런 아이는 음식을 소화시키는 것이 부담이 되어 식욕부진인 경우가 많다. 여기에 간 기운과 신장 기운까지 약하다면 씹는 힘이 모자라 그냥 삼키는 경우도 있다.

속열이 심한 아이는 입에 침이 잘 고이지 않아 밥을 입안에 꾹 물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음식을 삼키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밥과 물을 번갈아 가면서 먹기도 한다.

그밖에도 부모가 밥을 급하게 먹는 식습관이 있으면 아이가 따라 배워 급히 먹다 씹는 과정을 생략할 수 있다. 또한 인스턴트식품을 자주 먹는 아이에게도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 라면 같은 식품은 대개 섬유질 없이 무른 음식이 많기 때문이다.




비위 기능 강화, 속열 내리는 치료가 도움

아이가 잘 씹게 하려면 이유식을 제대로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가루 이유식이나 선식 등을 물에 타서 젖병에 담아 주지 말고 아이의 발달 단계에 맞게 고형물을 적당히 넣어 숟가락으로 떠서 먹여야 한다. 부모가 먼저 숟가락을 사용해 오물오물 씹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좋다.

이 외에도 비위 기능이 약해 씹기 귀찮아하고 식욕이 없는 아이라면 비위를 강화하는 치료를 먼저 해야 한다. 인삼이나 백출 등의 약재는 비위에 기운을 넣어주며 진피나 후박 등은 울체된 기운을 뚫어주는 역할을 한다.

속열이 있는 아이의 치료는 크게 두 가지다. 김윤필 원장은 “속열이 오래되지 않은 경우 오히려 식욕이 항진되어 밥을 급하게 먹느라 씹지 않고 삼키는데, 이때는 찬 성질의 약재로 위열을 내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속열이 오래되어 심한 경우는 위장의 진액이 말라서 소화액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진액을 보충하는 탕약으로 치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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