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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얼마나 올랐나? ..물가 체험 등록일 : 2008-07-14 09:22

한국은 이제 최고의 생활비를 지출하는 나라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의 세계경쟁력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55개 나라 가운데 한국이 생활비 지수가 가장 높았다. 55개 나라의 평균보다 40% 이상 높았으며 뉴욕에 비해서도 20%가 높다고 한다.



월급은 전혀 오르지 않고, 물가는 치솟는 요즘, 여기저기서 한숨 소리만 들린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여유 만만한 웃음을 짓는 이들이 있다. 자신만의 알뜰 절약 노하우로 어려운 시대를 현명하게 헤쳐가고 있는 네 명의 달인을 만났다.


Case 01 주부 서인숙씨와 체험해본 장바구니 물가

"밀가루 관련 제품은 눈에 띄게 올라…장보러 나가면 가격 비교하기 바빠요"


4월 소비자 물가가 3년 8개월 만에 4%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국제 밀가루 값이 오르면서 장바구니 물가는 더욱 휘청댄다. 이명박 대통령은 52개 주요 생필품 가격을 잡겠다고 나섰지만 이 중 오르지 않은 품목은 손에 꼽을 정도. 오히려 52개 지정 품목은 평균 물가 상승률을 넘어서 7%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주부들이 피부로 느끼는 장바구니 물가는 전년 같은 달보다 5.1% 상승해 1월에 이어 다시 5%대로 진입했다.

이런 상황에서 주부들은 장보기가 겁이 난다. 교육비, 외식비, 의류비, 난방비 등이 줄줄이 오르는 상황에서 생필품의 물가 상승은 더 큰 절망감을 안겨준다. 영종도(인천시 중구 운서동)에 살고 있는 서인숙 주부(34) 역시 마찬가지다. 유치원생 딸과 초등학생 딸을 둔 그는 장을 보러갈 때마다 오른 물가에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장을 보는데, 이것저것 사다 보면 10만원이 우스워요. 특히 공산품의 경우 가격이 눈에 띄게 올랐어요. 밀가루 관련 품목, 빵이나 라면, 국수 같은 품목이 특히 올랐고, 참기름, 간장도 10% 이상 올랐어요. 오르지 않은 제품은 용량을 줄이는 것이 보통이죠. 될 수 있는 대로 필요하지 않은 제품은 구매하지 않으려고 해도 한 달 식비가 늘었으면 늘었지 줄지는 않아요."

가장 급등한 품목은 역시 밀가루가 원료인 제품이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수 가격은 평균 39.3% 상승했고, 밀가루 34.8%, 부침가루 28.5%로 큰 상승세를 보였다. 간장 15.5%와 된장 13.9%를 비롯해 참기름 15.7%, 어묵 15.9%, 두부도 15.5% 인상됐다. 빵이나 라면도 15% 정도 인상됐다.



"요즘 마트에 가면 덤으로 주는 행사가 많이 줄었어요. 우유는 기본 1000ml에 200ml 우유 한두 개 정도 붙여 주는 것이 기본이었는데, 요즘에는 정말 보기 드물죠. 두부나 콩나물 등 경품 행사도 예전에 비해 많이 없어진 것 같아요. 표면적인 가격은 오르지 않았지만 따지고 보면 다 오른 셈이에요."

실제로 덤 행사로 시끌벅적했던 우유 코너는 조용하기만 했다. 다행히 두부는 신제품을 위주로 덤 행사를 계속 하고 있었는데, 두부 가격과 용량이 다양한 탓에 구체적으로 얼마나 올랐는지 쉽게 가늠하기가 어려웠다. 달걀 코너로 갔다. 각기 장점을 내세운 다양한 달걀들이 나란히 진열되어 있었다.

"요즘 달걀은 종류가 아주 다양해요. 무항생제 등 고급 달걀은 보통 달걀에 비해 가격이 두 배 정도 차이가 나요. 가격 때문에 선뜻 사기 망설여지지만 아이들을 생각하면 좋은 식품을 구입해야 하거든요. 그때그때 형편에 따라 구입하는데, 요즘에는 다른 제품들이 너무 많이 올라 저렴한 제품을 찾게 돼요."

달걀은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해 24.6%나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채소 코너로 자리를 옮겼다. 서인숙씨는 된장찌개와 부침으로 이용할 호박을 골랐고, 쌈용 채소를 구입했다. 쌈용 채소는 유기농이었기 때문에 다른 채소에 비해 다소 비쌌다.

"채소는 다른 제품에 비해 가격 변동 폭이 많은 품목이죠. 장마 등 날씨 변화나 그해 출하량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잖아요. 친환경 제품도 차이가 많이 나고요. 그래도 전체적으로 볼 때 채소 값이 많이 올랐어요. 포장 단위가 작아서 크게 와 닿지는 않지만 같은 가격에 살 수 있는 양이 많이 줄었으니까요."

지난해와 비교할 때 파와 배추, 감자 등이 40%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포장 단위가 달라지고, 유기농 채소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어났으며 출하 시기별로 가격 변동이 많은 상황이라 정확한 가늠은 어려웠다.

돼지고기는 20% 정도 올랐으나 생선이나 백합 신선 어패류는 크게 오르지 않았다. 곡물은 쌀을 제외한 보리쌀, 콩, 찹쌀, 팥 등 4개 품목이 올랐다.

앞으로 물가는 얼마나 더 오를까? 경제 전문가들은 "원자재 가격 등 변동 폭이 큰 품목을 제외한 근원 물가지수가 3.5%나 된다. 근원 물가는 한번 올라가면 떨어지지 않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물가는 쉽게 진정되지 않고 하반기에는 더 오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만3천원으로 차린 밥상

(평균 10% 이상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참맛 느타리버섯(1팩) 1천4백80원
무항생제 유정란(15개입) 4천7백80원
서리태(500g) 5천8백80원
유기농 쌈 모둠(1팩) 2천8백80원
친환경 풋고추(150g) 1천5백80원
애호박(중) 5백80원
백합(200g) 2천1백80원
햇밀가루(1000g)2천 2백80원
고등어(중) 1천9백80원

Case 02 밥 먹고 사는 게 겁나는 요즘
이연우 기자의 물가 체험

직장인들에게도 치솟는 물가는 삶을 위협하는 고민거리다. 월급은 절대로 오를 기미를 보이지 않는데, 물가는 멈춰 있는 월급을 비웃듯 저만치 앞서 나간다. 가정을 꾸리고 있지는 않지만 사회생활을 하는 직장인인 기자도 갈수록 높아지는 물가의 위력을 실감하고 있다.

물가가 심상치 않다는 보도를 지겹게 접하고 있지만, 실제로 가장 피부에 와 닿는 것은 역시 점심 값이다. 만원을 들고 시장을 보러 나가면 정말 비닐봉지 하나 가볍게 들고 들어오는 것도 문제지만, 그래도 집에서 세 끼를 먹는 날은 그나마 아껴먹을 수 있다. 하지만 밖에서 사 먹는 밥은 정말 문제다. 특히나 개인적으로 면류를 좋아하는 탓에 밀가루 값의 상승은 야속한 소식이다. 3천원대였던 자장면과 칼국수는 4천원을 지불해도 동전을 받지 못하게 됐다. 떡볶이와 김밥은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아 자주 먹는데 그마저도 2천5백원, 1천5백원으로 올랐다. 사실 4천원으로 한 끼 식사를 먹는 경우는 운이 좋은 편이다. 웬만한 식당의 식사 값은 5천원을 훌쩍 넘고 7천~8천원인 곳도 많다.

지난 2000년 직장인의 단골 메뉴인 설렁탕 값은 평균 4천원선이었지만 올해 7천원 정도가 됐다. 이렇다 보니 점심과 저녁, 두 끼를 밖에서 해결해야 하는 현실이 가끔 원망스럽기까지 하다. 일의 특성상 도시락을 갖고 다닐 수도 없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구내식당 이용. 따뜻한 밥과 국, 서너 가지 반찬이 나오는 구내식당은 저렴한 가격대비 만족스럽다. 한동안은 외근을 나가 있다가도 식사시간에 맞춰 회사로 달려오곤 했다. 실제로 요즘 직장인들 중에는 점심시간에 외부인에게 구내식당을 개방하는 곳을 찾아다니는 사람이 늘었다고 한다. 정말 '먹고사는' 일이 가장 큰 문제인 모양이다.

'샐러리맨 물가지수'라는 말이 있듯이, 직장인이 체감하는 물가 상승률 또한 대단하다. 심지어 소비자 물가지수보다 상승폭은 더 가파르다(이코노미스트 발표). 샐러리맨 물가지수에 포함된 품목의 경우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이 더 적다는 점도 절망적이다.

지난 30여 년 동안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은 '경유'다. 기름값이 아무리 비싸도 출근은 해야 하기에, 그저 오른 가격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 퇴근길에 집어든 신문도 드디어(?) 가격이 올랐다. 회식 자리의 소주와 삼겹살 가격도 올라 부서 회식 한번 하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다.

집을 나서서 회사까지 이동하고, 식사를 하고, 책과 신문을 사서 읽고, 회식을 하는 동안에도, 치솟은 물가는 직장인들을 따라다니며 괴롭힌다. 돈을 벌러 회사를 다니지만 힘들게 번 돈이 점점 쉽게 빠져나가는 요즘은 월급날이 다가와도 기쁘지가 않아 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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