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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책을 거꾸로? 그냥 놔두셔도 돼요 등록일 : 2009-01-09 12:03

< 하루 15분, 책 읽어주기 힘 > 의 지은이 짐 트렐리즈에 따르면 아이의 읽기 능력을 키우는 최선의 방법은 책을 읽어주는 것이다. 그것은 학습지, 독후감, 시험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강력하다.

책 읽어주기는 신생아 때부터 시작해 가급적이면 늦게까지, 중ㆍ고등학생 때까지 지속해야 좋다는 것이 트렐리즈를 비롯한 전문가들의 견해다. 책 읽어주기를 중심으로 연령별 독서지도 요령을 정리했다. 제시된 연령은 모든 아이들에게 적용되는 획일적 기준은 아니다.

■ 0~24개월…책은 가장 친숙한 장난감이다

이 시기의 아기들에게는 책은 아직 장난감이다. 색상 대비가 선명하며 크고 단순한 그림이 있는 책이 좋다. 아직 물건을 자유롭게 다루지 못하므로 아기 손에 잘 쥐여지는 헝겊이나 비닐책도 좋다.

"엄마 아빠랑 책을 갖고 노는 것이 편하고 즐겁구나"를 느끼게 하는 것이 이 시기의 목표다. 한장 한장 넘기면서 '뿅' 소리를 냄으로써 아이의 즐거움을 유도하는 방법도 있다.

돌이 지난 아기들은 아는 단어의 숫자도 늘고, 사물에 대한 설명도 이해하게 된다. 책 속의 그림을 보고 이름 알아 맞히기를 좋아하게 되는데, 그림을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사물의 생김새나, 색깔, 소리 등 여러 특징을 설명해 준다.

혼자 책장을 넘기겠다고 하면 책을 거꾸로 드는 경우가 있더라도 그렇게 해준다. 책을 읽다가 아기가 "이게 뭐야?"라고 질문하면 분명한 발음으로 사물의 이름을 말해주고 아기의 경험에 빗대 설명해준다.

■ 24~48개월…줄거리가 있는 책을 읽히자

이 시기는 아이마다 독서력이 구분되는 시기다. 긴 이야기라도 또 읽어달라고 하는 아이가 있는 반면, 책을 여전히 놀이의 도구로 여기는 아이로 나뉘어진다. 후자의 경우 윽박지르면서 책을 읽히는 것은 역효과다. 이런 아이들은 3~5명 정도의 또래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히면 독서력을 높여줄 수 있다.

이 무렵부터 책의 내용을 숙지하기 시작하기 때문에 앞 뒤로 간단한 줄거리가 연결되는 책이나 반복이 많은 전래동화들을 읽어주면 좋다. 또 책 속의 동물이나 사물이 살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들의 슬픔, 기쁨이 풍부하게 표현된 책이 좋다.

책을 읽어줄 때는 "우와! 네가 말한 것이 나왔네, 맞았어" 라는 식으로 인정하고 격려해 주는 긍정적인 상호작용이 중요하다. 책을 찢으려는 아이들이 많은데 이때 신문지를 주어 마음껏 놀도록 한다. 이 시기에 꼭 글자를 읽도록 가르칠 필요는 없다.

■ 48개월~초등학교…글자를 깨우쳐도 책은 읽어주자

글자를 익혀 책을 읽는 아이도 있고 그렇지 않은 아이도 있다. 아이는 그림책을 보다가 "이게 뭐야?" 하며 글자에 흥미를 나타낸다. 이때 관심을 연장시켜주면 아이의 글자 해독은 빨라진다. 하지만 글자 못지 않게 그림도 중요하므로 글자를 깨우치는지 여부에 너무 집중해서는 안된다.

여전히 어려운 단어가 많으므로 아이가 책을 혼자 읽을 수 있더라도 엄마, 아빠가 읽어주는 것이 좋다. 유치원에 들어갈 무렵이 되면 아이들도 바빠지므로 일정한 시간을 정해 놓고 책을 읽어주거나 책을 읽도록 해야 한다.

이 시기를 놓치면 아이는 책을 안 읽게 될 가능성이 높다. 아이가 좋아하는 책은 시간과 장소를 바꾸어 가며 되풀이해 읽어주는 것이 좋다. 권선징악의 메시지가 담긴 옛이야기책, 정확한 정보를 주는 과학적이고 지식적인 내용이 담긴 책들도 읽히기 시작한다.

■ 초등학생… 한 분야의 책만 읽는다고 탓하지 말라

대개 초등학교 3학년을 경계로 책을 잘 읽는 아이, 못 읽는 아이로 나뉘어진다. 이 시기에는 독서가 글쓰기와 맞물려 대부분의 아이에게 책이 지겨워지는 시기다.

아이들은 책 읽는 것을 컴퓨터 게임을 하기 위해 부모와 거래하는 수단 정도로 여길 수도 있다. 따라서 무엇보다 책 읽기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의 책만 읽으려 한다고 걱정하기도 하는데, 아이로 하여금 역사, 과학 등 자기가 좋아하는 책을 읽어 그 분야의 지식을 쌓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만화책에 빠지는 아이도 있는데 안 읽는 것보다는 낫지만, 이미지에 제한되는 만화보다는 글에 담긴 인간의 희로애락을 이해할 수 있는 문학적인 책을 권해야 하는 시기다. 양성 평등, 사랑, 평화, 차이의 이해, 관용 등 가치관 형성에 도움이 되는 책을 읽힐 때이기도 하다.

● 도움말

박소희 인천 늘푸른어린이도서관장, 책읽는 사회 만들기 국민운동



우리 아이는 그림있는 책만 고집하는데…

- 초등학교 저학년 딸의 엄마다. 책을 읽히고 나서 내용을 확인하는 일은 필수적인가?
"영화를 막 보고 나온 어른들도 영화평을 물어보면 구구절절 말하지 못한다. 느낌과 이미지로만 남아 있다가 나중에 내용을 반추하며 떠올린다. 아이들에게 책도 마찬가지다.

책을 읽고난 뒤 아이들은 바로 내용을 논리적으로 정리할 수 없지만, 나중에 다른 책을 읽을 때 "아 저번에 쟤는 저랬지, 얘는 이랬지"하면서 자연스럽게 떠올린다. 책을 읽고 난 뒤에는 새로 나온 낱말 정도를 확인하는 정도가 무방하다. 따지듯이 물어봐서는 절대로 안 된다."

- 이제 글을 읽어야 하는 6세 아들이 있지만 그림이 있는 책만 고집해 걱정된다.

"어느 아이나 글자에 관심을 가지는 시기가 온다. 이때 집중해서 3개월만 신경쓰면 자연스럽게 글자가 있는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특히 이 때는 유치원에 가는 시기다. 글을 읽는 친구들이 있으면 자존심이 상해 스스로 글자에 흥미를 갖게 될 수도 있다.

아이가 원할 때 시켜야지, 남들이 한다고 강요하면 아이나 부모나 괴롭기만 할 것이다. 어려서부터 책을 꾸준히 읽히면 자연스럽게 책을 외우고 다른 사람에게 읽어줄 수도 있고 그게 확장되면 자연스럽게 글자를 깨친다."

- 초등학교 고학년 자녀의 아빠다. 아이들이 읽은 외국동화나 소설은 대개 축약본이다. 원전을 읽히고 싶은데 원전이 내용이 너무 잔혹하기도 하다.

" 잘 번역된 원전에서는 축약본에서는 읽을 수 없는 코드들이 있다. 가령 < 피노키오 > 원전에는 '거짓말 하면 벌 받는다' 계몽적 메시지가 강조돼 있는 축약본과 달리 학교를 가기 싫어 갈등하는 아이의 심리가 부각돼 있다.

다리가 잘리는 형벌이 묘사된 그림 형제의 동화에서는 잔혹한 사형(私刑)이 일반적이었던 당시의 시대상을 이해시키고, 이같은 그 시대의 야만성을 현대의 생활세계와 비교하도록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원전의 잔혹함에만 착목하는 것은 단선적일 수도 있다. 원전을 고를 때는 출판사와 번역자를 꼭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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