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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보감 교육법 등록일 : 2010-02-01 09:25

명심보감교육법

“동양 철학을 전공한 사람이라서 아이 키우는 데도 엄격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지만 사실 그렇지 않아요. 동양 철학은 과거에 집착하는 학문이 아닌 현재를 중요시 여기는 학문이거든요. 시대가 변하면 선생도 변하고, 아이를 키우는 부모도 변하듯, 저도 아이의 자율성을 존중하려고 노력해요.”
삶의 지혜를 밝혀주는 고전을 통해 다양한 육아 방법을 제시해 주신 한국종합학교 박재희 교수. 그 역시 초등학교 4학년에 올라가는 딸, 서원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이기에 고전을 통해 바른 부모상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고.
“저는 부모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아이를 훈육하는 ‘유가 철학’보다는 아이 스스로 자신이 할 도리를 다하는 ‘도가 철학’에 맞춰 아이를 키우고 있어요. 아이를 키우면서 적극적으로 나서서 아이를 대하는 것보다 목구멍까지 잔소리가 치고 올라오는 데도 참고 기다려야 하는 도가적 육아 방식이 실생활에서 실천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자율성을 강조하는 육아라고 해서 아이가 원하는 것을 찾을 때까지 그대로 방치해 두는 건 아니다. ‘공부해라!’는 말 대신 부모가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시간이 날 때마다 가족 여행을 떠나 아이의 견문을 넓히는 데 노력하고 있다.
“아이에게 올인하는 육아 방법은 부모와 자녀 모두를 지치게 만들어요. 부모의 기준으로 아이를 판단하지 말고, 온 가족을 행복하게 만드는 현명한 부모가 되세요.”


‘명심보감’은 어떤 책일까?

고려 충렬왕 때의 문신, 추적이 중국 고전에서 선현들의 금언, 명구를 모아 만든 청소년 수신서이다. 명심보감은 천자문을 익힌 다음 동몽선습과 함께 한문을 배우기 시작하는 아이들의 기초 과정 교재로 쓰였다. 내용은 경서, 사서, 제자, 시문집 등에서 그 정수만을 뽑아 올바른 심성을 닦기 위해 필요한 문구를 담고 있다.


육아 명심보감 1

어려서부터 책을
가까이하는 습관을 들인다

幼而不學 老無所知 春若不耕 秋無所望 (유이불학 노무소지 춘약불경 추무소망) - 입교편

해석: 어려서 배우지 않으면 늙어서 아는 것이 없고, 봄에 밭을 갈지 않으면 가을에 추수할 것이 없다.

아직 어린 나이기 때문에 공부 때문에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다는 박 교수 부부. 그렇다고 아이 교육에 전혀 손을 놓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박 교수는 ‘어린 나이에 필요한 기본 소양을 먼저 갖춰야 자라서 더욱 큰 결실을 맺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박 교수는 아이가 공부하는 시간을 따로 갖지 않아도 책을 가까이하는 습관을 들이는 데 신경을 쓰고 있다. 아빠가 꾸며진 서원이의 공부방에 가보면 한쪽 벽이 책으로 가득 차 있다. ‘요즘 가장 재미있게 읽는 책을 보여 달라’고 하자 어느새 책꽂이에서 책을 뽑아오는 서원이. 한 달에 책 한 권을 제대로 읽지 않는 요즘 아이들에게 꼭 알려주고 싶은 교육 방법이다.

● ‘공부해라’는 말 열마디보다 부모가 먼저 책을 가까이 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 요사이 과학 실험에 푸욱 빠진 서원이의 방 한편에는 실험 도구가 가지런히 정리돼 있다.



육아 명심보감 2

부모는 내 아이를
가르치는 선생님을 존경한다

疑人莫用 用人勿疑 (의인막용 용인물의) - 성심편

해석: 의심스런 사람은 쓰지를 말고, 일단 쓴 사람은 의심하지 말라.

동양 철학을 강의하는 아빠와 독서 지도를 하는 엄마. ‘서원이를 가르치는 선생님들이 부담을 느낄 수도 있겠다’는 질문에 ‘일 년에 한 번 담임 선생님께 인사를 드리는 것이 전부’라는 박 교수. 일단 선생님께 아이를 맡겼으면 끝까지 믿고 따르는 것이 부모의 도리라고.
“맹자 이루상 (離婁上)에 보면 ‘역자이교지 (易子而敎之)’라는 말이 나와요. 자식을 서로 바꾸어 가르친다는 뜻으로 부모가 자기 자식은 직접 가르치기 어렵다는 말이죠. 부모가 제대로 하기 힘든 것을 해주시는 분이 선생님이신데 내 아이를 가르치시는 분의 교육 방침을 믿고 따라야 한다고 생각해요.”




육아 명심보감 3

자신을 알고, 자식을 가르쳐라

憐兒 多與棒 憎兒 多與食 (연아 다여봉 증아 다여식) - 훈자편

해석: 사랑하는 아이에게는 매를 많이 때리고, 미워하는 아이에게는 먹을 것을 많이 주라.

무남독녀 외동딸을 키우는 박 교수 역시 서원이에 대한 마음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고. 하지만 귀한 자식이라고 아이가 해달라는 대로 다 들어주는 것은 아이의 버릇을 잘못 들이게 된다. 그렇다고 무조건 엄하게만 대하면 아이의 자신감을 꺾어 버릴 수가 있으므로 야단을 치거나 매를 들 때는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실천에 옮긴다.



육아 명심보감 4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게 한다!

不經一事 不長一智 (불경일사 부장일지) - 성심편

해석: 한 가지 일이라도 겪어 보지 않으면 한 가지 지혜도 자라지 않는다.

박재희 교수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산행 공지’가 자주 떠 있다. 온라인을 통해 마음이 맞고, 시간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 산행을 떠나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한다고. 박 교수는 산행이나 래프팅을 갈 때마다 서원이를 동참시키려고 노력한다. 처음에는 아직 얼굴이 익지 않은 어른들 틈에서 쭈뼛댔던 서원이. 하지만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릴 기회를 많이 가지면서 이제는 그 누구보다도 적극적인 성격을 가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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