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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보름 음식은 훌륭한 웰빙식 등록일 : 2012-02-06 22:24
오곡밥 균형 잡힌 영양 건강식
부럼 두뇌발달. 치아건강 도움
묵은나물 비타민ㆍ미네랄 보고
1년 중 가장 크고 밝은 달을 볼 수 있다는 정월 대보름이다.
한 해 농사를 시작하는 절기인 정월 대보름엔 온 가족이 한 데 모여 오곡밥과 나물, 부럼 등을 먹으며 풍년과 건강을 기원하는 풍습이 있다.
음력 정월의 세시풍속을 담은 농부월령가 한대목을 보면 "묵은 산채 삶아 내니 육미(肉味)와 바꿀소냐, 귀 밝히는 약술이며 부스럼 삭는 생밤이라..."라고 적혀 있다. 이처럼 정월 대보름엔 건강에 이로운 먹을거리가 풍성했다.
대보름 음식으로는 오곡밥, 묵은나물(上元菜), 약식, 유밀과, 원소병, 부럼, 귀밝이술, 복쌈, 팥죽 등이 있다.
과식으로 비만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요즈음 시각으로 보면 대보름 음식은 훌륭한 웰빙 건강식이다. 또 겨우내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과 미네랄을 보충하기 위한 조상들의 식생활 지혜를 엿볼수 있는 식단이기도 하다.
◇오곡밥 = 대표적인 대보름 절식(節食)인 오곡밥은 찹쌀, 차수수, 팥, 차조, 콩 등 다섯 가지 곡식을 섞어 지은 밥이다. 새해에도 곡식 농사가 잘 되기를 바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 오곡밥은 반드시 다섯 곡식일 필요는 없고 형편에 따라 대추나 밤, 잣 등을 넣어 지어도 된다.
오곡밥은 탄수화물에 치우친 백미와는 달리 도정이 안 됐거나 덜 된 곡류를 섞어 지었기 때문에 비타민과 미네랄, 식이섬유가 풍부한 균형잡힌 영양식이다. 특히 식이섬유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며 혈당조절과 충치 및 변비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또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단 찹쌀은 소화기능이 약해 조금만 먹어도 속이 쓰리고 헛배가 부르며 트림이 나는 사람에게 권할 만한 식품이다. 한방에서 찹쌀을 소화기를 보하고 구토.설사를 멎게 하는 식품으로 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노란 차좁쌀은 비위의 열을 없애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하며 설사를 멎게 하는 곡류로 알려져 있다. 수수는 몸의 습(濕)한 기운을 없애주고 열을 내리게 하며 콩과 팥엔 쌀에 부족한 비타민 B군이 풍부하다.
차진 곡물이 많아 밥을 지을 때 밥물을 보통 밥 보다 적게 잡고 소금간을 해야 제 맛이 나는 오곡밥은 소화가 잘 되지 않는 것이 단점이다.
◇부럼 = 우리 조상들은 대보름날 아침에 견과류인 호두나 땅콩 등 부럼을 제 나이 수대로 깨물어 먹으면 한해동안 종기나 부스럼이 나지 않고 치아가 튼튼해진다고 믿었다.
여러 연구결과에 따르면 부럼으로 먹는 견과류엔 나이아신 등 피부 건강을 돕는 성분이 두루 들어 있다. 특히 호두엔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필수지방산과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며 'DHA 전구체'가 다량 함유돼 있어 두뇌 발달에 좋다. 또 칼슘과 마그네슘이 풍부해 뼈 건강에 이롭고 스태미너 식품인 땅콩은 하루 10개만 먹으면 비타민E 하루 소요량이 채워진다.
실제 미국 심장학회 연구 결과에 따르면 1주일에 5회 이상 부럼을 섭취한 사람은 협심증 발병률이 반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부럼 속의 지방은 혈관 건강에 이로운 불포화 지방이 대부분이지만 다이어트 중이거나 지성 피부인 사람에겐 좋지 않다. 밤을 제외한 부럼의 열량이 100g당 550∼630칼로리로 매우 높기 때문이다.
◇묵은 나물 = 대보름상에 자주 오르는 묵은 나물은 호박오가리, 가지, 시래기, 곰취, 박나물, 표고 등 아홉가지로 흔히 상원채(上元菜) 또는 진채(陳菜)라고도 한다.
묵은 나물과 오곡밥은 겨울철에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과 미네랄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음식이다. 특히 마른 나물엔 생채소보다 식이섬유가 훨씬 많이 들어있어 변비와 대장암 예방에 효과적이다.
가을에 말려두었던 묵은 나물을 삶아 기름에 살짝 볶아 먹으면 그 해 여름에 더위를 안 탄다고 한다
대보름엔 또 참취잎, 배추잎, 곰취잎, 피마자잎 등 잎이 넓은 나물이나 김 등으로 밥을 싸서 먹는데 이를 복쌈 또는 명쌈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