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반복해서 읽어라.

조위한(趙緯韓)이 홍문관에서 숙직을 하고 있을 때였다. 어떤 사람이 책을 보다가 다 보지도 않은 채 한탄하였다.

“책을 덮으면 곧 잊어버리고 마니 책을 읽어서 무엇하나?”

그러자 이 말을 들은 조위한은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사람이 밥을 먹는다고 해서 그 밥이 항상 뱃속에 남아 있는 것은 아니네. 소화가 되어 변이 되고 그 영양분만 흡수되어 사람의 몸을 윤택하게 하지. 책을 읽는 것도 역시 이와 같은 것이네. 비록 보고 나면 곧 잊더라도 반복해서 보다 보면 저절로 발전이 될 것이니 잊어버린다고 스스로 포기해서는 안 되네.“

* 조위한(趙緯韓 : 1558~1649) 조선 인조 때의 문신. 호는 현곡(玄谷). 명필로 유명하며, 그의 작품으로 당시 어지러운 정치에 시달린 민생고를 그린 <유민탄>이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전해지지 않는다. 저서로는 <현곡집>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