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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29일 <세상을 밝히는 천사들의 희망 Concert>

안녕하세요.

저는 순천에 있는 장애전담 우석어린이집에서 뇌병변 장애1급 아이들을 돌보고 있는 보육교사입니다.

제가 맡고 있는 매화반 아이들은 스스로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밥을 먹을 수도, 말을 할수도 , 대소변을 가릴 수 없는 아이들은 자신의 의지로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표정과 미소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죠.

표준보육과정에 맞춰 활동계획을 세우지만 우리아이들이 할 수 있는 활동은 지극히 제한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우리아이들이 유일하게 반응을 보이고 눈을 빛내는 때는 소리입니다.

음악소리가 들려오면 미소를 짓고 팔다리를 흔들며 좋아하고 귀를 기울여 음악을 듣기도 합니다.

그런 아이들을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우리아이들에게 직접 연주하는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는 ..

돌아다니고 소리를 질러도  휠체어를 타고 있어도 불편하거나 문제가 되지 않는 우리 아이들을 위한 음악회를 열어주고 싶다는 ...

문득 딸아이가 재학중인  순천여중 오케스트라부를 생각했습니다.(딸아이는 첼로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전문적으로 음악을 연주하는 학생들은 아니지만 자신들의 연주가 세상 누군가에게 기쁨을 줄 수 있다면 감동으로 기억되리라는 생각과 함께, 동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장애를 가진 아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의미를 배울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였습니다.

교장선생님께 아이들의 사정을 담은 편지를 썼고 놀랍게도 교장선생님께서는 흔쾌히 음악회를 열어주기로 하셨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세빛이 오케스트라부가 장애친구들을 위한 음악회를 준비한다는 소식을 들은  순천여중의 밴드부, 댄스팀, 우크렐라 연주반,기타반등 각 동아리 친구들이 음악회에 동참하기로 한 것입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던 음악회가 교장선생님과 음악을 담당하고 계시는 김태연 선생님의 적극적인 관심과 열정, 순천여중 학생들의 순수한 마음이 합해져 5월29일 '제 1회 세상을 밝히는 천사들의 희망 Concert'라는 이름으로 열리게 되었습니다.

교장선생님께서 직접 제목을 붙였다는데 제1회라는 글귀가 마음에 와 닿습니다.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지속적인 행사로 자리매김 하길 바라는 교장선생님의 마음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어린이집교직원과 자원봉사자가 있긴 하지만 , 음악회가 열리는 여중 강당에서는 순천여중 학생들이 1:1 자원봉사까지 해주기로 했다니 벌써부터 뭉클한 감동이 옵니다.

저는 순천여중학생들이 지역내 장애아 친구들을 위해 연주하는 모습이 , 음악을 통해 소통하는 모습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으로 느껴지길 바랍니다.

서툴고 완벽한 연주가 아니어도, 음악을 이해하지 못하고 떠들고 돌아다니고 어수선한 분위기를 연출해도 함께 하는 것 만으로도 의미있고 서로에게 감동받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고,

소박하고 조촐한 이 작은 음악회가 장애아에 대한 편견과 인식의 틀을 깨기 위한 첫걸음이 되길 또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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