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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섬, 거제도에서의 느긋한 휴식 등록일 : 2008-11-18 09:25

많이 돌아보고 신나게 노는 것을 최대 미덕으로 여겼던 때도 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어떻게 하면 잘 쉴 수 있는지 고민하는 나를 발견한다. ‘상상속의 집’에 해답이 있었다.

여행을 떠나기 전, 무작정 생각한 것은 ‘멀수록 좋다’였다. 3년 전, 가족과 보성으로 여수로, 거제로, 외도로 여행을 다니면서 느꼈던 것은 서울에서 멀어질수록 감동이 더해진다는 사실이었다. 이왕이면 머나먼 섬, 늦가을의 정취와 바다가 한눈에 보였으면 하는 여행의 목적에도 거제도는 낙찰 후보 1순위다. 그러던 중 마침 드라마 <내 여자>에서 박솔미와 박정철이 거제도의 한 호텔을 배경 삼아 신혼여행 장면을 촬영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요즘 ‘롤러코스터 환율’ 탓에 아무리 해외여행을 떠날 엄두가 나지 않는다 해도 신혼여행을 국내로, 그것도 거제도로 가다니. ‘얼마나 좋은 호텔이기에’라는 궁금증이 밀려왔다. 망설일 필요도 없이 결정 이
튿날 트렁크에 가방을 실었다. 월요일 아침, 서울에서 출발한 시간은 오전 9시였다.

새롭게 개통된 대진 고 속도로를 이용해 사천에서 고성, 통영을 지나 거제로 내리 4시간 40분을 달려 소동리에 위치한 호텔에 도착했다. 정문에서 본 호텔의 모습은 이전까지 본 호텔과는 느낌이 달랐다. 일단 ‘상상 속의 집’이라는 이름이 그랬다.

단층의 고급스러운 대리석 건물, 객실로 바로 연결되는 개인 주차장은 한눈에 봐도 심상치 않았다. 멀리서 봤을 때는 하나의 건물처럼 보이지만 스탠더드룸과 VIP룸이 있는 본채와 빌라식 패밀리 스파 허니문 룸이 있는 별채로 분리되어 있다. 각기 마주 보고 선 건물들은 모두 나의 공간과 남의 공간을 제대로 가르고 있다.


패밀리 스파룸에 들어서니 1, 2층의 복층 구조와 베란다 앞에 놓인 소프트 욕조가 보인다. 2층 테라스에는 10명이 들어가도 될 만한 크기의 스파 욕조가 있다. 각기 독립된 방과 테라스를 갖고 있는 이곳은 꼭 독채의 별장 같은 느낌이다. 다음 날 눈을 떠 커튼을 펼치니 대마도와 지심도가 바라보이는 거제 앞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카메라를 손에 꼭 쥐고 ‘헤쳐 모여’하는 여행은 하지 않을 거다. 무엇을 할까 고민하지 않고 시간의 쫓김도 받지 않을 작정이다. 인간 나무늘보가 되어 통창 가득 햇살이 쏟아지는 방에서 빈둥거린 후 거제도 주변을 둘러봐야지. 스파 욕조가 있는 2층 테라스에 올라갔다. 깨끗한 천연 자연수를 받고 아로마 오일 몇 방울에 허브를 띄운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영화 속 여주인공처럼 장미꽃 둥둥 띄운 탕에 편안히 누워 레드 와인이라도 마시고 싶다면 그건 직접 준비해야 할 몫. 수영복을 챙겨온 것은 잘한 일이었다. 여름도 아닌데 웬 수영복 하며 챙겨 오지 않았다면 낭패였을 테니까.


거제도 주변 즐기기
거제도 관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배를 타고 소매물도로 건너가 TV프로그램에 나오던 수영하는
개를 만나고 생새우와 생해삼이 들어간 라면을 먹은 후 남쪽 끝단의 작은 섬을 관광하는 소박한 여행과 관
광선을 타고 해금강과 외도를 관람하고 거제도 주변 일대를 드라이브하는 것이다. 둘 중 어느 것을 선택해
도 후회는 없다.

■ 외도와 해금강을 유람하다
외도 보타니아 해상농원은 천연 동백 숲과 아열대 식물인 선인장, 코코야
자, 유칼리, 병솔, 용설란 등 3000여 종의 수목과 각종 건축물이 환상적인 풍광을 연출하는 곳이다. 베르사유 정원을 축소해놓은 듯한 비너스 가든 옆 파라다이스 라운지에서는 간단한 음료를 마시며 시원스러운 수평선을 감상할 수 있다. 구조라 유람선 선착장에서 출발하는 외도와 해금강을 돌아보는 2시간짜리 코스는 외도에서 1시간 30분 정도 자유 시간을 갖고 다시 해금강을 한 바퀴 돈다.

■ 홍포에서 일몰 구경
늦은 점심을 먹은 후 홍포로 가는 비포장도로를 달렸다. 굽이진 길이 멀미가 날 정도지만 해가 질 무렵, 벌겋게 익어가는 하늘 아래 3면으로 둘러싸인 바다를 둘러보는 것이 백미다. 거제의 해안도로는 연장이 398km에 이른다. 그중 14번 국도를 따라 서남 해안의 학동과 해금강, 외도, 도장포를 거쳐 여차와 홍포에 이르는 25.5km의 길은 감탄이 저절로 나오는 드라이브 코스. 여차-홍포 구간은 요즘 흔치 않은 비좁은 오프로드로 3.5km 해안을 굽이돌며 이어져 운치를 더한다.

■ 선상 낚시 체험
선상 낚시를 하기 위해 갈곶리로 갔다. 아담한 크기의 청명호가 둥둥 떠 있다. 5분 정도 심해로 나가니 선장이 배를 멈춘다. 힘차게 낚싯대를 휘둘러 날렸다. 묵직한 느낌에 얼른 낚싯대를 감았더니 은빛의 투명한 놀래미가 펄떡인다. 2시간 동안 놀래미 여섯 마리를 잡았다. 선상 낚시는 처음이었는데 이 정도면 ‘실력 좀 있다’ 싶다. 장비 일체를 제공하고 상세히 설명해주니 초보자들도 고기 잡는 재미가 쏠쏠하다. 11인승에 30만원 정도다.


HOW TO GO
대전 통영 간 고속도로가 사천까지 연장 개통돼 가는 길이 더 좋아졌다. 사천에서 고성, 통영을 거쳐 거제로 들어가면 고속버스로도 서울에서 4시간 40분이면 된다.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아침 7시 30분부터 밤 11시까지 모두 17번 운행한다.

WHERE TO STAY 호텔 상상 속의 집
ADDRESS 거제시 일운면 소동리 2-2 PRICE 스탠더드룸(14만원), VIP룸 26만원, 패밀리 스파 스위트룸 38만~45만원 TEL 055-682-5251 www.inspirationpoint.co.kr
댓글(1)
  • 2008-11-18 09:25

    잡지에서 보고 꼭~가고 싶었는뎅, 생각보다
    잡지에서 보고 꼭~가고 싶었는뎅, 생각보다 많이 비싸진 않네요....
    스파까지 할려면 좀 비싸구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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