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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함평에 가면 국화 향에 취하고 한우 맛에 빠진다 등록일 : 2008-11-05 09:08
스산한 바람결에 나뭇잎이 하나 둘 이별을 알리는 가을이다. 이런 계절에 꽃놀이가 웬말이냐 싶겠지만 지금 남도는 울긋불긋 꽃물결로 넘실댄다. 10월 말 경남 마산에서 시작해 전북 고창, 전남 함평에서 절정에 이른 ‘국화’가 그 주인공이다.
국화는 예로부터 매화·난초·대나무와 함께 사군자로 일컬어지며 고결함의 상징으로 꼽힌다. 특히 우아한 자태와 추위 속에서도 뿜어내는 짙은 향기는 충신의 절개로 비유돼 시조나 동양화의 소재로 자주 등장했다. 어디 그 뿐인가. 차로 또 술로 빚어내고, 약초로 쓰이기도 한다. 이러한 국화의 진면목을 체험하고 싶다면 지금 한창인 국화 축제를 찾으면 된다. 특히 에코 특구로 정평난 함평의 ‘2008 대한민국 국향대전’에서는 더욱 진한 멋과 향기를 느낄 수 있다.
국화로 즐기는 세계 풍물기행
올해로 5회째를 맞은 ‘2008 대한민국 국향대전’은 한층 풍부해진 볼거리로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지난 29일 함평자연생태공원에서 막을 연 국향대전은 개막 첫 휴일인 2일 하루에만 2만 여 명의 관람객을 기록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방문이라는 관람객 김효정 씨(31·여)는 “서울에서는 관공서 화단을 차지하는 꽃일 뿐이었는데, 함평의 드넓은 들녘에서 만나는 국화는 더없이 낭만적이다”며 “특히 공원 입구에서 행사장에 이르는 그 순간이 압도적이다. 어느 덧 휘황찬란한 빛깔의 국화 밭이 눈 앞 가득 펼쳐진다”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그의 말처럼 공원 진입부 9만 3000㎡의 면적에 펼쳐진 광활한 국화밭은 절로 탄성을 자아낼 만큼 화려함의 극치를 그려내고 있다.
국향대전의 대표 적인 볼거리는 국화를 이용한 다채로운 테마 전시다. 올해의 경우 대형 기획 작품을 더욱 확대했다. 그 중 지난 2월 화재로 전소된 국보 1호 숭례문을 1/2 크기로 재현한 국화조형물은 단연 인기 1위다.
이와 함께 매표소 입구 양 도로변에서부터 400m에 이르는 국화 만리장성 길, 행사장 곳곳에 자리 잡은 마법의 성·첨성대·에펠탑·피사의 사탑·피라미드·거북선 등이 멋진 기념사진의 배경이 되어준다.
‘국화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기회도 있다. 1300㎡ 규모의 국화작품 전시관에는 국화분재·현애작·다륜대작·입국다간작·복조작 등 총 700 여 점에 이르는 수준 높은 국화작품이 전시된다. 또 함평의 국화동호회 회원들이 오랜 시간 정성을 기울여 길러온 250여 점의 국화 분재와 곤충 모형작품 등이 국화분재 전시관과 특수 분재 전시관 등지에 특별 전시된다.
이곳의 국화가 더욱 깊게, 향긋하게 느껴지는 것은 함평의 청정 자연을 함께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생태공원을 걸으며 느낄 수 있는 대동호의 신선한 내음, 그 주변으로 국화 분재는 물론 울긋불긋한 단풍도 감상할 수 있고 메아리쳐 돌아오는 새소리도 귀 끝을 간질인다.
청정 먹거리에 맛 여행까지 떠나볼까
소문난 잔치에 맛있는 음식이 빠질 수 없다. 자연생태공원 초입 주차장 주변과 공원 내 곳곳에서 다양한 함평의 농산물과 먹거리를 만나는 것도 즐거운 체험이다.
식용국화를 전시·판매하며, 친환경 농산물 인증을 받은 신광면의 절임 배추, 연 떡국과 연 떡볶이, 연잎차, 단호박, 무화과, 단감 등 무공해 청정 먹거리들이 식욕을 자극한다. 또 초콜릿, 사탕, 인스턴트 간식류에 익숙해진 요즘 아이들에게 추억의 먹거리 체험이 기다리고 있다. 밤, 고구마, 콩 등을 구워먹으며 온 가족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이렇게 하루 반나절 동안 국화 축제를 신나게 즐겼다면 돌아가기 전 잊지 말아야할 것이 있다. 바로 ‘함평천지 한우’다. 함평천지 한우는 지난해 농림부가 주최한 전국 축산물 브랜드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명품 한우로 불린다.
서울에서 맛보는 것에 거의 반 값으로 더욱 신선하고 쫄깃한 선홍빛 한우 고기를 즐길 수 있다. 특히 호남지방에서만 맛볼 수 있는 신선한 생고기가 별미다. 유명한 식당으로는 ‘금송 식육 식당’이 있다. 미리 아이스박스를 준비한다면 이곳에서 직접 고른 한우 고기야말로 쏠쏠한 기념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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