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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의 차마고도 견불동(見佛洞)마을 등록일 : 2008-12-22 20:19
환생하는 부처님이 사는 곳, 벼랑 중턱 마을
해발 4천m 차마고도. 실크로드보다 앞선 문화 교역로 차마고도의 느낌은 험준하지만 아름다운 길이었다.
우리나라 모방송사에서 다큐멘터리로 제작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차마고도와 같은 마을이 지리산에는 있다.
지리산 견불동(見佛洞)마을.
경남 함양군 휴천면에 있는 이 마을에 까지 차량이 올라갈 수 있지만 워낙 가파른 탓에 그곳에 오르는 것 자체가 진땀나는 모험이다.
운전 실력이 문제가 아니다. 사람보다 기계를 못믿어서다.
차가 운전자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뒤로 미끌어진다면 3일 후엔 계획도 없는 꽃상여를 타야할 터.
그만큼 길이 좁고 가파르다. 약먹은 뱀이 몸을 심하게 비틀듯이 구불구불한 산길이다.
사실 견불동은 해발로는 그렇게 높다고도 말할 수 없다. 불과 해발 6백m.
그럼에도 견불동이 오지 중에 오지로 느껴지고 높은 고도에 위치한 마을로 알려진 것은 바로 갑자기 치솟아 오른 길 때문이고 맞은 편 지리산에 능선이 엇비슷하게 수평적으로 보여주기 때문.
이 마을엔 10여 가구가 산다.
집들의 위치가 차마고도다.
산언덕 바윗돌 아래 자리 잡은 집, 언덕 바윗돌 위에 자리잡은 집, 산비탈 대밭 아래 자리잡은 집. 띄엄띄엄 흩어져 있어 몇 집 안돼 보이지만 카운터를 해보면 10여 가구나 된다.
이들은 이웃 마천면에서 시집온 중몰댁 박향숙할머니(88)와 창원마을에서 시집온 창말댁 노소녀할머니(78)를 비롯해서 지리산선농원 이강영(50세) 등 모두 10가구가 날마다 햇볕을 골고루 나눠 받으면서 살아가고 있다.
이들은 수백년 전부터 내림으로 받은 밭떼기는 그야 말로 손바닥만하다.
이 산골동네에서는 평(坪 )이나 ha같은 도량형이 애시당초 써먹어 본 것 같지 않은 마을이다. 바위틈을 헤집어 호미로 괭이로 다듬어온 수백년의 흔적이 손바닥만하게 남아 있다.
마을에는 화전에 감자를 심고 콩을 심은 내림에 순응하며 오늘도 창말댁은 바지런히 호미로 흙을 다둑인다.
벌꿀치고 닭을 치던 내림을 받아 아직도 벌꿀을 치는 농가도 있다.
고사리와 취나물을, 두릅과 다래순을 따기도 하고 더덕을 캐고 오미자를 따는 등 약초를 채취하는 산비탈의 견불동에는 줄줄줄 흐르는 작인 개울에서 가재를 잡으면 살았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