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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문수골과 문수사 등록일 : 2009-07-22 22:34

지리산 문수골과 문수사

문수사 찾아 가는 길은 지리산 열두 계곡의 하나인 문수계곡을 따라 오르면 된다. 문수사는 해발 700m가 넘은 높은 곳에 숨은 듯 자리하고 있으니 산굽이를 한참이나 올라야 한다. 과거에는 좁은 시멘트 길이서 불편했지만 지금은 반 정도 확포장이 되어 있어 조금은 수월하다. 그러나 처음 찾는 사람들은 지금도 이런 산골이 있구나 하고 호기심이 발동하기도 하다.

금환낙지라는 오미리 마을을 지나 문수제에서 뒤돌아 보면 섬진강이 기물거린다. 차가 산길을 따라 오르면 좌우로 기세 좋은 산줄기가 파노라마처럼 다가 온다. 문수골은 아직 이름이 나지는 않는 산 높고 골 깊은 전형적인 산골이다. 산굽이를 돌아 돌아 오르면 우뚝 솟은 노고단이 먼저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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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도에서 3㎞ 정도까지는 아스팔트가 잘 깔렸지만 그 이후부터는 콘크리트 포장길이다. 내년까지 나머지 도로도 확포장할 계획이다. 형제봉 줄기를 따라 구불거리며 가는 길 오른 쪽 벼랑 아래 계곡에는 하얀 물이 흐른다. 노고단 아래서 시작하여 문수리 저수지까지 10km에 달하는 청정계곡이다.

포장이 끝날 즈음 건너편에 옹기종기 작은 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가파른 경사지에 계단식 다랑이 논에 빌 붙어 사는 영암촌이다. 지금도 박물관에나 있음직한 전통 초가가 보존되어 있어 취재 기자들의 호기심 대상이며, 다랭이 논을 배경으로 국내 사진작가들이 사진 소재로 많이 찾는 산골 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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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문수제 전국비경촬영팀이 자주 찾는다


다랑이논으로 유명한 영암촌 마을 사진작가들의 단골메뉴이다


문수골 게곡, 조용하고 깨끗하여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행정구역은 문수리지만 지역이 워낙 넓어서 위치에 따라 상죽, 중대, 불당, 밤재, 등으로 나뉘어져 있다. 밤나무가 많아서 밤재, 절터라해서 불당 했단다. 계곡을 사이에 두고 동쪽으로 왕시루봉, 서쪽으로 형제봉 양대 산줄기가 섬진강변까지 이어진다. 산골 정취에 취해 굽이굽이 가파른 산길을 따라 오르면 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왼편이 밤재, 오른편이 문수사 가는 길이다.

밤재는 예전에 화엄사를 넘나들던 길목이었다. 밤나무가 유명하여 밤재라는 마을은 이제 밤나무는 간 곳이 없고 고로쇠 약수와 약초가 농가수입에서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문수골 고로쇠는 특산품으로 등록할 정도로 맛이 좋아 전국에 공급하고 있다. 해발 500m에서 1000m 산중에서 자라는 고로쇠나무에서 채취한 것이니 만큼 우리나라 제일의 품질을 자랑한다. 밤재는 전형적인 산골마을로 터를 잡은지 300년 이상 되었다는 것을 마을 뒤 느티나무와 소나무가 증명해 주고 있다. 예전에는 질매재로 해서 노고단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있었지만 지금은 반달곰 프로젝트로 인해 출입이 금지되어 있어 산에 의지해 살아야 하는 밤재 사람들에게 조금 불편함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문수골 삼거리 수퍼에서 오른 쪽길로 가면 문수사이다. 시멘트 포장이 잘 되어 있다. 계곡이란 어디나 다 마찬가지지만 골짜기가 좁아서 오르는 길옆으로 내내 숲이 우거진 계곡이 물과 함께 따라온다. 계곡이 깊고 산이 높아 물이 많아서다. 사철 바위를 돌아 흐르는 작은 폭포들의 물소리가 시원하다. 삼거리에서 가파른 길을 1.5㎞정도 오르면 문수사 주차장이다. 여기서 500m 정도 걸어 올라가야 하지만 붐비지 않으면 절 입구까지 차로 갈 수 있다.

15년 전에만 해도 버려진 절이나 다름없었던 곳이었는데 지금의 주지 스님이 번듯하게 중창을 해서 제법 절 모양을 갖추었다. 연중 많은 관광객들이 찼을 뿐만 아니라 가끔 대형버스로 신도들이 찾아 온다. 워낙 심산유곡에 자리해서인지 무척 조용하고 적막해서 찾는 이들이 잠시나마 마음을 비우고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기에 좋은 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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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가 좁아 경사면을 만들어 절집들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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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이 조용하여 참선 수도도량으로 알맞다.

문수사 절 마당에서 보면 왕시루봉의 능선이 우람하게 다가 온다. 워낙 높은 곳이라 절터가 둥실 떠 있어 반야용선을 타고 천상의 세계로 나아가는 기분이 든다. 앞 뒷산 자락을 비집고 벋어내린 계곡이 천혜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펼쳐 보인다. 하늘이 한 뼘 일 만큼 계곡이 좁다. 높은 봉우리와 산자락, 계곡, 그리고 그 아래 아스라하니 보이는 섬진강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평화롭기 그지없다.

절 입구의 약수로 목을 축이고 절 안으로 들어 선다. 절터가 좁아서 일주문도 없다. 절 마당에 들어서면 특이한 모습의 대웅전이 있다. 목조삼층탑 형태이다. 화순 쌍봉사 대웅전(보물 163호)을 본떠 지은 것이다. 쌍봉사 대웅전은 1690년(숙종 16) 이중창 때 모습이 그대로 남아 목조탑의 원형을 보여주는 문화적 가치가 높았으나 애석하게도 1984년 4월 신도의 실수로 인해 불타버리고 말았다. 지금은 원본 설계도에 의해 복원하였고 여기 문수사도 또한 그 모습을 본 따 지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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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실 전의 쌍봉사 목조삼층탑
형태의 대웅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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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있는 설계도에 의해
새로 건축한 대웅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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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 대웅전도 쌍봉사 대웅전
모습을 본따 지었다.

절집들은 공간이 좁아서인지 대웅전을 중심으로 산비탈에 석축을 쌓고 비집듯 자리 잡고 있다. 전에는 자그마한 암자여서 넓은 공간이 필요하지 않았을 터이다. 석축 계단을 따라 오르면 문수전과 산신각이 아담하게 자리하고 있다. 절 마당이그리 넓지 않고 건물을 계단식으로 배치한 것이 특이하다.

해질 녁 문수사 저녁 풍광은 일품이다 서쪽 형제봉 너머로 해가 지면 지리산 자락은 서서히 어둠에 잠긴다. 골이 깊어 어둠이 더 빨리 온다. 하늘이 맑은 날이면 한 뼘 남은 하늘이 노란 색으로 다시 주황빛으로 물들어간다. 그리고 암청색 하늘이 산등을 내려 누를 때면 절집은 등불을 켜고 범종을 울린다. 범종 소리 따라 산골도 덩그렁하고 울 것 같은 맑고 투명하고 고운 저녁 풍광이다. 이제 산골은 하루 여정을 마친다. 산이 높고 깊을 수록 고요는 더 무겁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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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 가는 길 (지도를 클릭하면 크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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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례에서 하동 방면 19번 국도를 따라 5km 정도 가면 오미리 길가에 문수사 입간판이 서 있다. 여기서 들길로 꺾어 들어가 안내 표지판을 따라가면 된다. 마을을 지나면 문수저수지가 나오고 포장도로가 끝나는 지점에 지리산 산간학교가 있다. 여기서 1.5km정도 가면 삼거리 수퍼가 있고 오른쪽 길이 문수사 가는 길이다.
    국도에서 문수사까지 8㎞로 20여분이 걸린다. 문수사 바로 아래 주차장까지 시멘트로 길이 포장되어 있다.

문수골 계곡이 지금 관광지로 뜨고 있다. 지리산 자락에서는 가장 후발 주자인 곳이다. 절 아래 밤재 마을은 요사이 관광지로 개발되어 현대식 펜션과 민박을 하는 집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리산 자락에서 가장 늦게 알려진 조용하고 깨끗한 피서지여서 여름이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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