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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버드나무 아래서 나누는 순결한 정(靜)의 세상 등록일 : 2007-05-25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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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들여다보면 잔잔한 연못 위에 거대한 거울을 비추는 듯 하늘을 향해 꼿꼿이 가지를 펴
고 있는 왕버드나무가 수면 위로 한 그루, 그것과 똑같은 왕버드나무 또 한 그루가 물 속에서 
풀어 헤친 머리카락 마냥 자라나고 있다.  이 곳에 서면, 별천지에 온 듯 세속의 시계는 멈춘
다. 어쩌다 불어온 바람에 파르르 떨리는 수면, 그것이 움직임의 전부다. 

신비한 물빛, 왕 버드나무 아래서 나누는 순결한 정(靜)의 세상

- 청송 주산지
<300년 시간을 고스란히 수면 위에 풀어내며 터질 듯한 절정의 초록빛을 발하는 연못인 주산지의 신비로움>
작정을 했든, 돌연 짐을 꾸렸던 간에 여행을 하면서 보고 온 아름다운 경치나 풍경에 대한 가슴 벅찬 감 흥도 일상으로 다시 돌아오는 찰나, 스쳐가는 바람마냥 허무하게도 가슴 저 아래로 이내 가라 앉아버린다 허나 돌아서도 잊혀지지 않는, 아니 더욱 그리워지는 풍경 하나가 내 마음 속에서 오래도록 똬리를 틀고 앉아 있다. 300년 시간을 고스란히 수면 위에 풀어내며 터질 듯한 절정의 초록빛을 발하는 연못. 그 속에 잠겨 하늘로 뻗고, 또 물 아래로 뻗어있는 왕버드나무들과 함께 위 아래로 무겁게 짓누르는 내 어깨의 짐 을 한꺼번에 물 속 깊이 묻어두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 주산지를 마주한 이후다. 잡아보지도 못하고 놓친, 주산지의 속살
아름다운 주산지의 속살
올해만 해도 벌써 두 차례.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느 계절인들 주산지가 있는 청송으로의 여행이 지루하겠느냐마는 이상스럽게도 기자에게 주산지 의 여름의 빛은 쉬 지워지지 않는 묘한 마력 같은 것이 있다. 그 해 여름, 주산지와의 첫 대면은 참 으로 어이없이 시작하게되었다. 신기한 연못을 보 여 주시겠다던 부모님을 따라 나선 주산지 여정. 허나 바로 코 앞에서 그 여정의 끈은 잔인하게 풀 어졌다. 데리고 간 강아지 때문에 입장이 불가 하 다는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들었기 때문. 국립공원 에 애견동물 출입금지라는 것은 당연하다지만, 어 린 아이가 알기나 했을 리 만무했다. 눈앞에서 놓 친 주산지의 속살. 그래서일까? 왠지 모르게 아쉽 고, 아쉬운만큼 저절로 발길이 닿는 곳이 바로 주 산지였다. 천진한 동자승마냥 신기함이 깃든 보물 같은 연못
<사람들의 손때가 많이 묻었지만, 태고적인 자연의 신비로움은 오롯이 남아있는 주산지>
경상북도 청송군 부동면 이전리. 적막하기 그지 없는 깊은 주왕산 뒤 켠에 위치한 주산지는 영화‘봄여름 가을겨울, 그리고 봄’에서 나오는 천진한 동자승마냥 신기함이 깃든 보물 같은 연못이다. 주산지는 조선 숙종(1721년) 때 완공, 제방길이 100m에 둘레 1Km로 학교운동장 크기에 불과한 조그마한 인공 저수지지만 300년 연륜이 느껴질 만큼 태고적인 깊이를 자랑한다. 저수지를 만든 목적은 물론 농사를 짓기 위함. 아 무리 가물어도 단 한번도 바닥까지 물이 마른 적이 없다고 한다. 원래 이 곳 주산지는 사진작가들에게만 알음알음 알려진 장소였지만, 앞서 말한 영화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단번 에 유명관광지가 되어 버렸다. 혹자들은 주산지를 두고 ‘이름만 있지, 가면 별로 볼게 없다’는 불평을 하기도 한다. 실로 사람들의 입을 타고 손을 타면서 약간은 신선함이 떨어진 면도 없지는 않지만, 태고적 인 자연의 신비로움은 오랜 세월이 지났어도 오롯이 남아있다. 섬. 섬. 섬 … 연못 위에 나무 섬들이 알알이 박힌 듯
<30여그루의 오랜 버드나무들(좌)과 뿌리가 드러난 왕버드나무(우)>
마치 물 위에 나무 섬이 점점이 떠 있는 듯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주산지의 풍광은 경외심이 들 정도 일품이다. 미동 조차 없는 초록의 물빛과 물 속에 깊이 뿌리박은 30여 그루의 오랜 왕버드나무의 모습은 신이 그려낸 한 폭의 풍경화. 어디 그 뿐인가. 주산지는 계절에 따라 그리고 시간에 따라 각기 색 다른 파노라마를 연출한다. 특히나 물안개가 아스라이 깔리는 새벽녘엔 물과 나무가 어우러진 신비로운 연못의 모습은 가히 환상적. 1년...100년...그리고 300년, 고목 가득 입혀져 있는 연녹의 이끼들과 수를 셀 수 없을 만큼 움푹 페인 나이테가 깊은 세월의 흐름을 일러준다.
<소름이 돋을 정도로 신비스러운 저수지의 전경은 물안개가 아스라이 깔리는 새벽녘이 특히 좋다>
주산지를 더욱 신비롭게 만드는 것은 바로 왕버드나무. 이 곳 버드나무가 여타의 버드나무와는 다른 점은 하늘을 향해 꼿꼿이 가지를 뻗치고 있으면서 물 속에서는 강한 뿌리를 내리고 자라고 있다는 것. 가만 기 자의 모습을 수면 위에 비춰본다. 수면 위, 그리고 물 속 깊숙이 마치 쌍둥이가 서로 얼굴을 맞대고 있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선명하게 모습이 투영된다. 신비스러운, 아니 오히려 소름이 돋을만큼 신령스러 움마저 느껴진다. 아이들도 신나고, 연인과의 사랑도 활짝 열리는 초록빛 산책로까지
<넌지시 바라보기만 해도 기분 좋지만, 연인과 함께 걸어도 너무 아름다운 주산지의 전경>
연못만 볼거리가 아니다. 주산지 북쪽 둘레에 산책로도 있는데 굴참나무, 굴피나무, 망개나무 잎 등 주위 에서 쉽게 접할 수 없었던 특이한 종류의 나무도 함께 볼 수 있어 아이들의 교육에도 좋다. 물론 걷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길이기에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매력만점. 한 번 들어오면 다시는 돌아가기 싫 은 별천지에 온 것 마냥 고요하면서도 아늑한 분위에, 떠나온 속세의 묵을 때를 씻고 잠시 쉬어가기에 좋 은 곳이 바로 주산지다. 세상의 짐을 다 짊어진 것처럼 힘든 무게감으로 누르던 그깟 고민거리 쯤이야 고 목나무 뿌리 따라서 깊이 묻어버리고 오자. 주산지로의 여정은 그것만으로도 배가 부르다. 허나 조금만 눈을 돌려 보면 청송의 매력적인 여정도 덤으 로 만날 수 있다. 바로 주왕산과 달기 약수탕이 다. 자 그럼, 청송여행은 다시 원점으로! ‘잘 생긴 주왕산’의 숨겨진 비밀을 속속 파헤치다
<주왕산의 학소대(좌)와 제1폭포로 가는 등산로(우)>
신비로운 주산지를 품고 있는 주왕산은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늘어서있고, 멋진 폭포들을 한 아름 품고 있 어 영남의 소금강으로 불릴 만큼 아름다운 산으로 유명하다. 이 때문인지 주왕산엔 일년내내 관광객이 붐 빈다. 혹 등산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있다면 주왕산 산행에서는 마음을 놓아도 좋다. 돌 사이로 거의 평지 와 같이 이어지기 때문. 주왕산 산행은 상의 매표소가 있는 대전사에서 내원마을에 이르는 코스가 일반적 이다. 길도 가파르지 않고 왕복 4시간여 정도면 충분, 아이들과 함께 걷기에도 좋아 가족산행에 그만이다 주왕산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바로 기암이다. 깃발바위라고도 하는데 옛날 주왕 이 이 바위에 깃발을 꽂아 병사가 많아보이게 위장을 했다고 전해진다. 정상에는 70여 평의 평지가 있고 노송 몇 그루가 서 있다. 또한 경사 90도의 가파른 절벽인 학소대와 마주한 병풍바위를 한폭에 담은 그림 은 한국자연의 100경에 선정될 만큼 경관이 수려하다. 골라 보는 재미가 있다! 주왕산의 보물‘폭포’퍼레이드
<선녀가 내려올 듯한 제1폭포(좌)와 강렬한 힘을 가진 제3폭포(우)>
학소대를 조금 지나면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는 폭포가 보인다. 주왕산은 3 개의 큰 폭포를 지니고 있는 데 그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제 1폭포의 주위는 바람 한 점 없이 고요하고 물보라 속에서 오색 무지개가 어려 당장이라도 선녀가 내려올 듯 하다. 소(沼)안에는 물고기 떼가 놀고 있고 바위 틈새에는 야생식물이 자란다. 제 1폭포에서 2Km 거리에 제 2폭포가 있는데 가녀린 물줄기로 여성스럽다. 제 2폭포에서 약 1Km 거리에 제 3폭포가 있는데 2단 폭포로 세 개의 폭포 중에서 가장 강렬한 힘을 가졌다. 그 힘에 커다란 소 가 만들어졌고 그 소의 옆구리 바위까지 패였다. 제 3폭포에서 깊숙이 들어가면 전기 없는 내원마을이 자 리 잡고 있는데 이 곳은 가을 단풍이 무척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폭포 외에도 절골계곡 등 정겹고 아름다 운 계곡들이 속속 숨겨져 있는 주왕산의 속살은 그야말로 알차다. 엄동설한에도 얼지 않는 신비한 달기약수
<달기약수의 원탕(위, 좌측), 중탕(위, 우측), 상탕(아래)>
좋은 경치엔 좋은 음식이 뒤따르는 것도 인지상정. 주왕산에 올랐다면 달기약수탕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 다. 청송읍에서 동쪽으로 3km거리에 있는 달기약수의 유래는 다음과 같다. 조선 철종 때, 금부도사를 지 낸 권성하가 벼슬을 버리고 낙향하여 마을 사람들과 수로 공사를 하던 중 바위틈에서 솟아 오르는 약수를 발견하게 되었는데 물을 먹어보았더니 트림이 나오고 속이 편안하여 그 후 즐겨마셨다고 한다. 약수는 아 무리 가물어도 솟아나는 양에 변함이 없고 엄동설한에도 얼지 않으며 빛과 냄새가 없다. 맛은 설탕을 제 거한 사이다 맛과 비슷하고, 약수로 밥을 지으면 밥이 푸른색을 띠며 찰기가 있다고 한다. 약수 속에 탄 산 철 성분이 포함돼있기 때문. 위장병, 신경통, 빈혈 등에 좋기에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이 곳 약수탕 을 찾는다. 달기약수와 닭이 만나면 삼복더위도 36계 줄행랑
<철분 함량이 많은 탄산수가 닭의 지방을 제거해주어 고기 맛이 담백한 약수닭백숙>
달기약수탕은 원탕, 중탕, 상탕으로 불리는 나뉘어지는데 약수터를 따라서 음식점들이 몰려있다. 약수 한 사발 들이 킨 다음, 좋은 약수로 만든 닭백숙도 만나보고 가는 것이 주왕산 여행의 고정코스, 아니 청송 에 대한 예의다. 약수 닭백숙은 철분 함량이 많은 탄산수가 닭의 지방을 제거해주어 고기 맛이 담백하고 먹기에 좋다. 일단 약수를 사용했다는 것만으로도 몸에 좋은데다 백숙에 황기, 대추, 엄나무, 두충, 녹두 를 넣어 닭이 알맞게 익으면 닭은 건져내 접시에 담아내고 국물에 쌀을 넣고 죽을 쑤어 식사를 겸하게 해 주어 영양만점. 약수로 끓인 것이라 약간 푸른색을 띠는데 육질이 쫀득쫀득할 뿐아니라 원기를 보충해 주 어 여름철 보양식으로 일품이다. 배를 다 채우고 나면 소화도 시킬 겸, 가까이 달기 폭포를 찾는 것도 좋 다. 2km에 이르는 계곡을 거쳐 폭포어귀에 접어들면 폭포 너머로 바라보이는 태행산 마루에 뜬 구름이 손 에 잡힐 것만 같은 정경이 펼쳐지는 달기폭포의 매력도 놓치지 말자. <여행 팁> - 청송 주왕산 가는 방법 1) 자가이용시 : 중앙고속도로 서안동 IC -> 안동 -> 청송 방면 34번 국도 -> 37km -> 진보면 월전리에서 청송 방면으로 우회전 -> 31번 국도 -> 14.2km -> 청송 -> 4.6km -> 청운동에서 좌회전 -> 914번 지방도 -> 8.7km -> 주왕산 입구 주차장 2) 현지교통 : 청송읍내에서 주왕산, 달기 약수탕까지 시내버스 수시 운행. 절골계곡은 이전리행 시내 버 스 이용, 2시간 간격 운행 - 클릭! 주왕산 자세히 보기 - 클릭! 주산지 자세히 보기 - 클릭! 달기 약수탕 자세히 보기 - 주왕산 국립공원 등산코스 1) 가메봉 코스(13.5 km/ 5시간 10분) : 상의매표소-제1폭포-내원마을-가메봉-후리메기-상의매표소 2) 절골 코스(14.9.km/ 5시간 30분) : 상의매표소-제1폭포-내원마을-가메봉-대문다리-절골매표소 3) 장군봉 코스(11.6km/ 4시간 50분) : 상의매표소-장군봉-금은광이삼거리-제3폭포-상의매표소 4) 월외 코스(12.2km/ 4시간 30분) : 상의매표소-제1폭포-금은광이삼거리-너구마을-달기폭포-월외매표소 5) 주왕산 코스(9.3km/ 3시간 40분) : 상의매표소-주왕산-칼등고개-후리메기-제1폭포-상의매표소 - 달기 닭백숙 맛있는 곳 주왕산 국립공원 달기 약수탕 근처에는 닭백숙 요리를 전문적으로 하는 식당들이 많다. 보통 숙박도 함께 한다. 약수여관식당(054-873-2167)과 달기약수 닭백숙(054-873-2351)등이 유명하지만 어디를 가도 비슷한 맛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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