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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북 고창, 꽃을 찾아서 등록일 : 2007-09-12 13:41

붉디 붉은 상사화, 희디 흰 메밀꽃

어쩌면 설날보다도 더 큰 명절이 추석이 아닐까 싶다. 수확을 앞둔 농부들의 수고도 이쯤해서 한숨 쉬어가고 찌는 듯한 더위에 몸 고생도 했으니 이러한 명절로 달래보는... 하니, 5일간의 긴 휴가로 조금은 넉넉한 한가위가 되었으면 싶다.
이번 여행지는 전북 고창이다. 핏빛 상사화가 넘실대는 계곡을 따라 호젓이 선운사까지 걸어보는 가을 산책과 하늘과 맞닿을 만큼 하늘거리는 메밀꽃 한창인 학원농장으로 떠나본다.

상사화 군락

봄에는 동백꽃으로 그리고 여름 끝에는 상사화로 유명한 선운사. 가을 단풍 또한 운치있는 선운사는 사계절 모두 아름다운 사찰이다.
무더운 여름이 끝나가는 어느 날 선운사를 찾았다. 몇 해전부터 상사화를 한번 보리라는 생각을 접은지 몇 차례 올해는 그 소원을 이룬 샘이다. 상사화, 원래는 꽃무릇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음에도 우리는 상사화라고 부른다. 꽃을 보면 알게 될 것이다. 상사화라는 이름이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계곡과 상사화

선운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선운사 진입로를 따라 걸으면 자연히 고개가 왼쪽으로 고정된다. 계곡 건너 살포시 드러나는 상사화의 붉은 물결이 너무도 매혹적이기 때문이다. 너나 할 것 없이 바지를 걷고 계곡을 건너 상사화 군락으로 발걸음이 옮겨진다. 멋진 상사화를 카메라에 담으려 며칠을 기다렸지만 그날도 역시 오락가락 비가 내리고 있었다. 하여 새벽 4시에 출발하여 도착한 상사화 앞에서 그만 꿈을 꾸는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일었다.
벌써 상사화 군락에는 꽃 반 사람 반이다. 대부분 사진을 찍기 위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꽃을 대하는 표정이 아니다. 카메라에 눈을 고정하고 더 멋진 모습을 담으려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 역력하지만 자칫 사람이라도 지나칠라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이내 짜증이 밀렸다. 꽃 앞에서 이게 무슨 짓이람.

이른 봄에는 꽃잎이 피었다가 여름 끝 무렵이면 잎은 지고 사모하는 님을 기다리는 듯 고개를 쭉 빼고 불 같은 꽃을 피워낸다. 그런 꽃 군락을 지나는 것은 여간 조심스럽지 않다. 행여 꽃잎이 떨어질새라 조심조심 발걸음을 옮기며 사진을 찍어본다. 렌즈 안의 세상은 너무도 하려하고 아름답다. 여행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보람을 느낄 때가 여럿 있지만 잘 찍은 사진 하나 건졌을 때 그 쾌감도 보통이 아니다.
상사화 군락은 그렇게 선운사를 지나 도솔암까지 계속 따라온다. 선운사로 접어드는 길 잠깐 부도밭으로 들어간다. 부도밭에도 역시 상사화가 피어있다. 마치 누군가 무덤가에 받친 꽃송이처럼 붉은 상사화가 부도에 기대어 피어있다.
그렇게 천천히 걸어 선운사를 돌아보고 다시 내려오며 상사화를 또 한번 힐끔거렸다. 정말 아름다웠다.

학원농장 메밀밭

상사화를 뒤로 하고 법성포 방면으로 길을 잡는다. 가까이에 학원농장이라고 봄에는 푸른 청보리가 파도를 이룬다는 그곳이 지금은 메밀꽃이 한가득이란다. 드넓은 갯벌을 허리에 두르고 달리기를 한참, 간간히 이정표가 눈에 띄다가 갑자기 목적지를 잃고 말았다. 평소에는 길을 잘 묻지 않지만 돌아갈 시간을 생각해서 어쩔 수 없이 할머니에게 길을 묻게 되었다. 한데 그 할머니는 학원농장을 모르신단다. 한데 메밀꽃을 말하였더니 그곳은 아신다며 길을 가르쳐주셨다.
‘이짝으로 가지말고 이~짝으로 한허고 가쑈’
즉, 풀이를 하면 이렇다. 왼쪽이 아니고 오른쪽으로 한참을 가야한다는… 지방에서 길을 물을 때에는 신중하게 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몇 번이고 다시 물어야 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렇게 한허고 가니 정말 학원농장에 도착하였다. 여기 역시 메밀꽃밭에 허리를 담그고 상체만 둥둥 떠다니는 것처럼 사람들은 신이 났다. 봉평의 메밀밭도 다녀왔지만 이곳이 더 넓지 않을까 싶다. 아직 땅이 채 마르지 않아 질척대는 길을 걸어 어렵게 메밀밭으로 들어서니 여기 또한 사진찍는 사람들의 고함소리가 무성하다. 아니 그렇게 꽃구경하는 사람들이 작품(?)에 방해가 되면 하루 날잡아 이곳을 빌리던가… 기분 좋은 여행이 이러한 이기심 때문에 짜증이 날 때는 대체 어째야 한단 말인가.
긴 연휴기간 동안 어쩌면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몸과 마음을 쉬기 위한 여행길에 이러한 눈살 찌푸리는 일은 없었으면 싶다.

교통정보

► 자가운전

선운사가 있는 고창으로 가려면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목포 방향으로 달리면 선운산나들목이 나온다. 이 선운산나들목을 나가 바로 만나는 22번 국도에서 우회전하여 22번 국도를 계속 달린다. 이 길을 계속 달리면 선운사 입구 삼거리를 만나게 된다. 이 삼거리에서 좌회전해 들어가면 선운사 주차장이다.
학원농장으로 가려면 다시 선운사 입구 삼거리까지 나온 후 법성포 방면으로 좌회전하여 계속 법성포 쪽으로 직진한다. 그후 무장 방면 796번 지방도로를 따라 가다가 무장 오거리가 나오면 공음 방향으로 약 3~4km 정도면 학원농장이라 쓰인 바위가 나온다. 주차는 학원농장 안에 여러 곳이 있다.

► 대중교통고창까지 버스로 간 뒤 고창에서 선운사행 버스를 타면 된다. 그리고 학원농장은 고창에서 무장까지 가는 군내버스를 이용한 뒤 무장에서 택시를 이용해야 한다.

음식정보

선운사 주차장에 상가단지가 조성되어 있어 음식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고창은 복분자와 풍천장어가 유명하기 때문에 한번 드셔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댓글(2)
  • 2007-09-13 08:41

    메밀꽃... 너므 이뿌다....꿈같아요..
    메밀꽃... 너므 이뿌다....꿈같아요

  • 2007-09-18 08:49

    배꼽이 보인디요~ ㅎ..
    배꼽이 보인디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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