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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돼지해 저무는 서쪽 바다로의 초대 등록일 : 2007-12-04 08:35

어느덧 12월이다. 떠들썩하게 맞았던 황금 돼지해도 한 달 밖에 남지 않았다. 서쪽 하늘로 변함없이 떨어지는 태양이지만 이맘때는 의미가 남다르다.

한 해를 매조지하고. 새로운 날을 맞기 위한 각오를 다지기에 적당한 시기인 탓이다. 그렇다고 있는 그자리에서 이같은 의식을 치른다면 맥이 빠진다. 적어도 ‘분위기’를 아는 사람이라면 말이다. 석양을 바라보기에 최적의 장소는 뭐니뭐니해도 바닷가일 듯싶다.

서해안 어디라도 석양이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조금씩은 차이가 있다. 낙조는 안면도 꽃지해수욕장이 가장 유명하지만 많은 사람으로 조금은 불편하다. 한적하면서도 가볼 만한 낙조 포인트를 소개한다.

글·사진=박상언 기자 [separk@ilgan.co.kr]

▲전남 함평 돌머리해수욕장



바다로 툭 튀어나온 형상이 머리 같다 해서 돌두리(乭頭里)로 불리다 지금은 우리말인 돌머리로 불린다. 서너 개의 횟집과 엉성한 카페가 몰린 마을을 돌아들면 널찍한 갯벌이 펼쳐진다. 해가 서쪽으로 넘어가면서 황금색으로 변하면 물빠진 서해안 갯벌도 덩달아 같은 색으로 물든다.

햇빛을 받은 황금 벌판에는 동네 아낙들이 허리를 잔뜩 숙인 채 뭔가를 열심히 캐고 있다. 제철을 만난 석화를 캐고 있는 것이다. 석화는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딸 수 있는데. 현장에서 싼 값에 살 수도 있다.

길을 따라 좀 더 바닷가로 나가면 갯벌 위에 작은 수영장이 눈에 띈다. 축대를 쌓아 만든 것을 밀물 때 물이 찼다가 썰물 때 모습을 드러내는 형태로 일년 내내 같은 모습이다.

수영장 끄트머리에 있는 뒷개바위 위 정자가 낙조 감상 포인트. 황금 들판은 조금씩 붉은 빛을 띄기 시작하다가 순식간에 해와 똑같은 색으로 변하는 모습이 장관이다.

▲전남 신안 증도 장뚱어다리


얼마 전 TV 드라마에 등장하면서 관광명소가 된 섬이다. 원래 전증도·후증도로 나뉘어져 있었으나 그 사이를 간척. 염전을 조성하면서 하나가 됐다. 165만㎡나 되는 염전은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천일염은 1만 5000여 톤으로 전국 생산량의 6%에 이를 만큼 엄청나다.

염전 서쪽으로 돌아가면 두 섬을 이어주는 방파제 너머로 너른 갯벌이 모습을 보인다. 갯벌에는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다리가 놓여 있다. 장뚱어다리다. 다리 밑에 남도 해안의 명물인 장뚱어가 집단 서식하고 있다. 다리 위에서 보면 수를 헤아릴 수 없는 장뚱어가 인기척에 놀라 후다닥 숨는 모습이 재미있다. 해가 넘어갈 때 다리 위나 방파제나 어느 곳이든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인천 용유도 해안


서울 및 수도권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다. 용유도는 과거 서해 앞바다의 작은 섬이었다. 예쁜 해안선을 갖고 있으면서도 연안부두에서 여객선을 타고 두 시간 이상 가야 했던 탓에 찾는 이도 몹시 드물었다.

그러나 이젠 더 이상 섬이 아니다. 인천국제공항을 만들기 위해 영종도와의 사이를 간척했고. 이를 고속도로로 김포와 연결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비싼 고속도로 이용료(편도 7100원)가 부담스러워 크게 각광받지 못하고 있다. 수도권에서 가까운 바다인 까닭에 횟집만 늘어서 있고. 볼거리가 별로 없다는 편견이 더 큰 작용을 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실제 용유도 해안을 자세히 뜯어보면 오밀조밀하게 볼거리가 많다. 고운 모래가 양탄자처럼 펼쳐진 을왕해수욕장이 있고. 무의도와 실미도가 지척에 있다. 해안도로를 따라 즐기는 드라이브도 색다른 즐거움이다. 낙조는 용유도해변 선녀바위 옆이 좋다. 기둥처럼 솟은 바위 옆으로 넘어가는 ‘탱탱한 홍시’는 보기만 해도 가슴이 후련하다.

▲전북 부안 변산반도 솔섬


변산반도에서 으뜸으로 꼽히는 비경이다. 궁항과 모항 사이 도청리 전북학생해양수련원 앞바다에는 물이 빠지면 걸어서 닿을 수 있는 작은 섬이 있다. 솔섬이라 불리는 섬은 머리에 20여 그루의 소나무를 이고 있는데. 모진 해풍에 가지가 비틀어져 기묘한 형태를 이루고 있다.

평소 별로 볼품 없는 듯한 섬은 해질녘 진가를 드러낸다. 뉘엿뉘엿 해가 서쪽으로 넘어갈 무렵이면 밋밋해 보이는 수평선에 한 자리를 차지하면서 한 폭의 멋진 동양화를 그려내기 때문이다

댓글(1)
  • 2007-12-05 08:39

    증도... 언젠간 가보고 싶었던 곳인뎅... 멋찌
    증도... 언젠간 가보고 싶었던 곳인뎅... 멋찌네요..서해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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