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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금둔사 등록일 : 2008-03-07 17:54

홍매화 나무는 온몸이 간지러웠다. 아니 그랬을 것이라 추측해본다. 지상에서는 칼바람이 불고 눈발이 흩날렸어도 땅엔 봄기운이 돌고 있었을 것이다. 홍매화 나무는 가장 먼저 그 기운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스멀 스멀 올라오는 봄기운이 간지러워 붉은 꽃망울을 터뜨렸는지도 모르겠다. 가장 먼저 꽃을 피워낸 홍매화를 보고 ‘봄이 올까’ 조바심 내던 누군가는 안도의 한숨을 쉬기도 했을 것이다.

이젠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 곧 지천에 봄 꽃들이 흐드러질 것이다. 만개한 홍매화가 그 증거다.

가장 먼저 홍매화를 볼 수 있다는 순천 금둔사.

금둔사의 홍매화는 지금 만개했다. 활짝 핀 홍매화 꽃들이 와락 눈 앞으로 쏟아진다. 눈이 호사를 누린다. 참 오랜 만에 보는 분홍색이다. 황량한 마음에 봄빛이 스민다.

맑은 바람에 홍매화 향기가 섞인다. 오랜만에 맡아보는 꽃향기다. 코가 호사를 누린다. 홍매화 나무 옆에 자리잡은 매화는 아직 물방울 같은 꽃망울이다. 그 물방울도 터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지척에 있는 낙안읍성에도 홍매화 소식이다. 돌담 길 옆으로 매화꽃까지 아우성이다. 조용한 산사에도 옛 모습 간직한 읍성에도 봄은 이미 스며들었다. 몸이 간지러운 나무들이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꽃망울들을 터뜨릴 것이다. 그 꽃망울에 덩달아 사람들도 몸이 간지럽겠다. 홍매화 주위를 어슬렁거리는 사람들이 그런 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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