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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가정의 달에 떠나는 가족 추천 여행지, 청산도 등록일 : 2008-05-06 08:49

5월의 청산도는 푸른빛 일색이다. 하늘도 바다도 논밭도, 섬 전체가 푸르게 너울댄다. 그 사이를 비집고 노란 유채꽃이 향기를 흩뿌리며 유혹하는 남도의 끝자락.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슬로시티’로 인정받은 청산도는 영화 ‘서편제’와 드라마 ‘봄의 왈츠’의 무대이기도 하다. 쳇바퀴 돌듯 숨가쁘게 살아온 당신, 가정의 달을 맞아 아이 그리고 부모님의 손을 잡고 도심을 떠나 청산도에서 쉼표 하나 찍자.


멀지만 아름다운 그 곳, 청산도
청산도로 가는 길은 멀다. 서울에서 완도까지 차로 6시간을 달리고도 배로 50분을 더 들어가야 한다. 아이와 함께라면 다소 고된 여행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7시간의 여독은 그림엽서같은 청산도가 눈 앞에 다가오면서 스르르 녹아내린다. 한가로운 섬의 모습에 한순간 고단함마저 사라진다.

청산도는 여느 관광지처럼 특별한 유적지나 떠들썩한 놀거리가 있는 곳이 아니다. 그저 예스러운 어촌 풍경이 고즈넉하게 펼쳐지는 시골 섬이다. 구들장논으로 잘 알려진 청산도의 계단식 논은 모양도 구불구불, 시골길을 닮아 정겹다. 여기저기서 풀을 뜯는 흑염소며, 지천에 널린 유기농 산나물, 노랗게 물든 유채꽃과 옥빛으로 물든 바다가 한폭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청산도는 잠깐 머물다 가기에 알맞은 여행지도 아니다. 먼 길을 달려온 만큼 며칠은 섬에서 머무르며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 좋다. 꼭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유유자적 시간의 흐름에 자신을 맡겨보는 것이다. 섬 전체를 한 바퀴 돌면 차로 30분 정도 걸린다. 버스 두 대, 택시 두 대로 섬 사람 모두가 오갈 정도로 작은 마을이다.

섬 둘레를 도는 일주도로가 잘 닦여 있어 걸어서 일주를 해보는 것도 청산도를 제대로 느끼기 좋은 방법이다. 아이 혹은 부모님의 손을 잡고 봄바람 맞으며 걷는 섬 트레킹은 분명 낭만으로 가득할 것이다. 걸어서 한 바퀴 도는 데 대략 서너 시간이면 된다. 밥 먹는 시간, 벤치에 앉아 노닥거리는 시간 등을 보태도 아침에 느긋이 일어나 오후 3~4시까지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삼다도, 청산도
청산도는 세 가지가 많다. 그 중 첫째가 유채와 청보리다. 이 둘의 조화가 절경을 이룬 곳이 있으니 바로 당리의 드라마 ‘봄의 왈츠’ 촬영지다. 섬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랄 수 있다. 봄의 왈츠 촬영지로 올라가는 길은 나즈막한 돌담 너머로 유채꽃과 청보리가 한창이다.

노오란 유채꽃과 파아란 보리밭은 언덕 위의 새하얀 촬영장과 잘 어우러진다. 봄의 왈츠 촬영장은 현재 카페와 펜션으로 운영되고 있다.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절경을 감상하며 잠시 목을 축이고 천천히 남은 여정을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둘째로 청산도에 많은 것은 돌이다. 돌을 제대로 구경하려면 상서리 마을 돌담길이 제격이다. 상서리는 마을 전체가 돌담으로 휘감겨 있다. 상서리의 돌담은 흙을 사용하지 않고 돌로만 쌓은 담으로 만든 ‘강담’이다.

2006년 문화재로 지정되어 많은 사람들이 이 담을 보기 위해 청산도를 찾는다. 담벼락뿐 아니라 우물, 소우리 등 마을 대부분이 세월에 까맣게 바랜 돌들이 만들어져 있다. 파란 이끼와 담쟁이로 뒤덮인 돌들을 따라 걷다보면 어느새 동네 한바퀴를 다 돈다.


세번째로 청산도에 많은 것은 바로 정(情)이다. 길 가던 아이부터 농사짓던 농부까지 허리를 들어 외지인에게 먼저 손을 흔드는 정겨움이 가즉하다. 상서리 마을 초입, 수령 500년 가량된 나무 아래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노라면 노인정에서 막걸리 한 사발을 들고 나와 건네며 말을 건넨다.

산나물이나 생선을 팔러나온 아낙들은 ‘덤’ 인심도 후하다. 외지인들도 이런 분위기에 동화되어 누구랄거 없이 눈웃음을 먼저 한다. 학교나 학원에서 가르치지 않는 가슴 훈훈한 ‘정’을 체험할 수 있는 가슴 훈훈한 학습장이다.


청산도 가는 길
서울에서 청산도를 가려면 우선 완도항을 찾아가야한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서울에서 호남고속도로 광주 광산나들목에서 나와 나주-영암-해남으로 이어지는 길 또는 서해안고속도로를 거쳐 영암-해남을 통해 갈 수 있다.

완도-청산도를 운항하는 카페리는 자주 시간이 바뀌니 미리 확인하는 것이 필수. 5월 주말의 경우 청산도로 들어가는 배의 출발 시각은 7분 20분부터 6분 50분까지 하루 6회 운항한다. 완도항으로 나오는 마지막 배는 오후 5시 50분에 있다. 왕복 비용은 총 1만 3500원, 승용차와 함께할 경우 왕복 4만 9000원이다. 완도항 061-554-4207, 완도군청 061-550-5224, 청산면사무소 061-550-5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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