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MBC

검색

커뮤니티 추천여행지

산으로 바다로 오르락내리락 - 진도 접도 웰빙등산로 등록일 : 2008-05-20 13:53

▲ 산과 바다 사이를 오가는 접도의 등산로. 등산하다 몽돌이며 해식애를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 서종규

등산을 오래 하다 보니 참 ‘신기한’ 등산로도 다 있다.
이 등산로는 정상에 금방 오른다. 높이가 고작 150m밖에 되지 않는 까닭이다. 능선을 따라 쭉 걷다 보면 바닷가로 내려가게 된다. 바닷가에선 모두 신발을 벗고 물에서 한참 놀다가 다시 신발을 신고 산에 오른다. 멀리 다도해를 구경하며 능선을 따라 걷다 보면 다시 바닷가로 내려간다. 이번엔 갯바위를 걸어간다. 몽돌이며 해식애를 구경하며 한참 걷다 보면 백사장이 나타난다. 백사장에서는 신발을 벗어들고 맨발로 걷는다. 그러다가 다시 산에 오르면 원래 출발지에 도착하게 되는 것이다.

남망산 정상 넓은 바위의 전망 꿈 같아
진도군 의신면 접도에 있는 이 등산로는 그 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최근 입소문을 타면서 등산 애호가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접도는 진도군 옆에 붙어 있는 아주 조그마한 섬이다. 접섬, 금갑도, 갑도, 접배도라고 불리어왔으며 조선시대엔 유배지였다. 곳곳에 기암 절경과 상록 활엽수림, 낙엽수림이 자생하고 있어 풍광이 매우 아름답다.

4353㎡의 크기로 130여 가구 600여 명의 인구가 3개 마을에서 살고 있으며, 과거엔 배로만 다닐 수 있었으나 현재는 진도에서 다리로 연결되어 교통이 원활하다. 주변 바다에는 온통 양식장들이 하얗게 깔려 있으며, 여미라는 곳에는 광어를 양식하는 큰 시설이 있다. 사계절 멸치, 새우, 김, 미역, 다시마, 전복, 광어, 굴 등 많은 수산자원이 나는 곳이다.

▲ 등산로에서 바라본 조망. 멀리 남해안 다도해도 볼 수 있다.
ⓒ 서종규

오전 11시 수품항에서 출발. 수품항에서 임도를 따라 2코스 주차장 위로 올라가니 바로 쥐바위다. 쥐바위 위로 난 다리를 건너갔다가 돌아 와서 약 한 시간 정도의 산행으로 남망산(164m) 정상에 도착했다.

남망산 정상에는 넓은 바위가 있다. 바위에서 바라보이는 전망이 좋다. 멀리 남해안 다도해의 모습은 꿈 같다. 동쪽으로 대흥사 뒷산인 두륜산이 보이고, 서쪽으로 미황사 뒷산인 달마산이 보인다. 완도 상황봉도 눈에 들어오고, 서쪽 끝에 땅끝 전망대와 보길도도 한눈에 들어온다.

남망산에서 점심을 먹고 오후 1시에 출발. 간 길을 다시 돌아와 쥐바위 옆을 돌아 거북바위, 병풍바위, 선달봉 삼거리, 고래바위, 솔섬바위를 지나 작은여미 해안으로 등산로는 쭉 이어진다.
남해 푸른 바다 위에 떠 있는 기분이다. 점점이 포개진 섬들이 그리움처럼 더 가까이 다가온다. 섬들 사이로 갈매기 몇 마리 빙 돌아 돌아온다. 하얀 양식장 부표들 사이에 흰 자취를 남기고 지나가는 배가 아련하다.

ⓒ 서종규

▲ 능선을 따라 걷는 길에는 동백나무가 가득하다.
ⓒ 서종규

맨발로 백사장 걷고 바닷물에 발 담그고

능선을 따라 걷는 길에는 동백나무 숲이 가득하다. 동백나무에는 붉은 꽃들이 피어나 있다. 길가에는 별처럼 애처로운 산자고며, 털이 많이 나서 노루귀처럼 귀엽게 생겼다고 붙여진 노루귀가 소리 없이 웃고 있다.

솔섬바위에서 내려가니 작은여미 해안. 기암괴석에 해안 동굴, 밀려오는 파도와 바닷가에 널려 있는 바위들…. 이곳에서 미니시리즈 ‘대도전’을 촬영했다고 한다. 둥그렇게 들어박힌 해안에서 기암괴석 위를 걷던 사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앉아서 신발을 벗는다. 그리고는 밀려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향해 달려간다.

바닷가 바위에 패인 웅덩이에는 바닷물이 찰랑찰랑 고여 있다. 마치 맞게 데워진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있으면 이 해안에서 하루를 다 보내버릴 것 같다.
다시 출발하여 산에 오른다. 여미사거리까지 약간 오르는 산길에선 약간 땀이 솟지만 그다지 어렵지 않은 등산로다. 초보자나 가족 단위의 등산객들에게 각광을 받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여미사거리에서 다시 바닷가로 내려가면 해안가 백사장이 나타난다. 이곳에서 다시 신발을 벗어들고 맨발로 백사장을 걷는다. 맨발체험 등산로다. 피로에 싸인 발이 편해진다. 가끔은 바닷물에 발을 디뎌 보기도 한다. 바위에 붙어 있는 해초가 발바닥을 부드럽게 감싼다. 아늑하다. 등산의 마무리로는 최고다.

글=서종규 <광주 경신중학교 교사>


※접도 웰빙등산로는 진도군 전 의원인 장재호씨가 의정활동중 많은 공을 들여 조성하였다. 처음 등산로를 조성할 때에는 군 예산을 엉뚱한 곳에 쓴다고 오해를 받기도 했다고. 의원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이곳 등산로에서 도우미로 활동하고 있다.

※등산로는 산행 시간에 따라서 1시간 코스, 3시간 코스, 4시간 코스, 총 12㎞에 달하는 5시간 코스 등 다양하게 조성되어 있다. 안내 표지도 깔끔하며 길도 잘 정비되어 있다. 각종 나무나 꽃을 안내하는 예쁜 패찰이 곳곳에 붙어 있다.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