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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가 있는 동피랑마을, 바다가 있는 통영음식 등록일 : 2008-09-09 08:53

동화가 있는 동피랑마을, 바다가 있는 통영음식

통영에서 가장 전망이 좋다는 동피랑마을.마을 꼭대기에 올라가면 평화로운 강구안 풍경이 한눈에 보인다.

이만하면 베스트셀러다.
통영시 동피랑마을 말이다. 하지만 ‘베스트셀러’라는 상업적인 표현을 쓰기엔 미안함이 앞서는 곳이다. 동피랑마을은 관광지가 아니라 그저 사람 사는 마을이기 때문이다. 통영 강구안이 한눈에 조망되는 중앙활어시장 뒤편 언덕 마을이 동피랑이다. 동피랑이란 동쪽과 피랑(벼랑의 사투리)이 더해진 말로, 동쪽의 언덕이라는 뜻이다. 언덕길은 뱅글뱅글 돌아가는 소라고둥을 닮았다.
소라고둥같은, 그래서 불편하기까지 한 언덕마을에 사람들이 들기 시작한 건 지난해 10월 벽화가 그려지면서부터 였다. 언론에 동피랑마을이 소개되고 전국 각지에서 ‘출사’를 오더니 최근엔 통영여행의 한 코스로 자리 잡은 모양새다. 마을입구에서 만난 관광안내자원봉사자는 “요즘 들어 부쩍 동피랑마을을 안내해 달라는 관광객이 많다”며 “여기가(동피랑마을) 그렇게 유명해졌냐”고 되묻기도 했다.



△중앙활어회 시장 뒤 골목으로 올라가면 동피랑마을의 입구가 나온다.
◁동피랑마을 꼭대기에서 바라본 강구안. 때마침 지난 모기방역차가 뽀얀 연기를 만들었다.

공공미술의 일환인 거리벽화가 비단 동피랑마을에만 그려진 것은 아니다. 지난해 2월 전북 고창 부안면 돋음볕 마을을 시작으로 최근 부산의 달동네 안창마을까지 전국 곳곳에서 그려졌다.

제 각각 사연을 안고 그려진 벽화들로 언론의 조명을 받은 후엔 어김없이 출사지와 관광지로 부상하곤 했다. 동피랑마을은 그 가운데서도 유난히 인기가 많다. 왜 일까. 한국의 나폴리라 불리는 통영의 아름다움, 강구안이 한눈에 보이는 언덕마을, 바닷가 달동네가 주는 애잔함, 이런 이유들이 더해져서 일까.
동피랑마을의 벽화그리기는 한 시민단체의 주도로 시작됐다. '푸른통영21'이란 시민단체가 주관해 ‘동피랑색칠하기-전국벽화공모전’을 열고, 수상자들이 모여 벽화그리기에 나선 것. 행사를 주관한 푸른통영21은 “동피랑은 통영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강구안이 환하게 내려다보이는 망루이다. 이곳을 획일적인 재개발 계획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하기보다 마을의 벽화 옹벽들을 다양한 벽화로 색칠해 재조명해보고자 했다”고 공모전 취지를 밝혔다.


동피랑색칠하기-벽화공모전으로 탄생한 벽화, 마음을 움직이다.

공모전 취지에서도 밝혔듯 동피랑마을에는 재개발에 관한 뒷말이 나돌았다. 어떻게 된 일일까. 주민 한분은 “현재 재개발계획은 백지화 된 것으로 안다”며 “(주민)모두 동피랑에 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다. 지금은 계획이 없다니 다행이지만, 언제까지일 진 모르겠다”며 안도와 불안이 섞인 투로 말했다. 한편 통영시 공공주택계관계자는 재개발이란 표현은 부적절하다고 했다. "동피랑마을이 재개발되거나 철거된다는 표현은 적당하지 않다. 애초에 문화재복원과 공원화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사라질 마을이란 얘기로 더욱 사람들의 발길을 끌었던 동피랑마을은 이제 전국적으로 이름난 ‘아름답고 평화로운 언덕마을’이 되었다. 이는 곧 “동피랑마을이(…) 통영의 몽마르뜨로 변신해 찾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고, 전국에서 손꼽히는 아름다운 전망을 가진 언덕마을의 가치가 새롭게 발견되기를 바란다”던 벽화그리기의 취지와 바람이 실현된 것이기도 하다.

▷흘러내린 녹물을 그대로 그림삼은 벽화와 동네아이들과 꼭 닮은 벽화


혹 동피랑마을을 찾는 관광객들로 인해 주민들의 불편함은 없을까. ‘먹고 사는’ 주거공간인 집과 담이 볼거리가 된 다는 게 온전히 달갑지만은 않을 터였다.
“불편하지 않으세요?” “그런 거 없어요. 오메가메(오며가며) 서로서로 사람구경하는 거지 뭐” 하신다. 그 말 속에는 짐작컨대 “왜 불편한 게 없겠냐만” 이라는 숨은 말이 있을게다.

누구에게든 먼저 인사하는 붙임성 좋은 굴뚝!

동피랑마을의 벽화는 각양각색이다. 전북 고창 돋음볕마을의 벽화가 ‘국화와 누나’라는 하나의 주제로 그려졌다면 동피랑 마을은 집과 골목 각각이 캔버스가 된다. 그림은 하나 같이 곱고 동시에 익살맞다. 하지만 하나의 일관된 감성이 읽힌다. 따스함이다. 진솔하고 따듯한 마음이 그림에 고스란히 담겼다.

마을어귀, 그림 하나가 시선을 끈다. 시커멓게 그을린 굴뚝에서 "안녕!" 하고 반갑게 인사하는 그림이다. 누구라도 그 그림을 보곤 "안녕!" 하고 인사를 하고 만다. 묵언수행중인 종교인에게도 예외는 없을 것 같다. 기자 역시 굴뚝에 대고 말을 붙였다. 그 장면이 재미있었던 모양인지 운동복 차림의 주민 한분이 같이 인사를 건넨다. 세상 사람 모두 친구가 되는 가장 단순한 방법은 '인사'라고 말 못하는 벽화가 알려준다.
굴뚝의 그림 외에도 보는 이를 행복하게 만드는 그림은 많다.
이제 막 사랑에 빠진 기린 두 마리, 오동통하게 살 오른 분홍돼지도 동피랑에서 만날 수 있다. 만화영화 <센과 치히로>에 등장하는 ‘가오나시’를 빼닮은 얼굴은 누군가의 집에서 기타를 치는 중이다. 봄이면 피어나는 동백꽃도, 마을을 뛰노는 아이들의 모습도 벽화 속에 살아 숨쉰다. 벽화 속 아이들은 어느새 현실이 되어 소라고둥 같은 골목길에서 연신 뜀박질 치고 있었다.


벽화 속 아이들과 현실의 아이들이 한데 모여 노는 곳

영화<센과치히로>의 가오나시와 꼭 닮은 모습의 벽화

벽화그리기에 한창인 대학생 고대연(25)씨

8월 말의 취재 당일 벽화그리기에 한창인 대학생 고대연씨(25)를 만났다. 지난해 동피랑마을벽화공모전에서 대상에 당선했던 그였다. 까맣게 그을린 얼굴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힌 고씨는 벽면에 가득 커다란 물고기를 그리는 중이었다. “이게 무슨 뜻이냐?”고 하자 “그냥 생각이 나서”란다. 그의 말이다. “그레피티(벽이나 그 밖의 화면에 스프레이 페인트를 이용해 그리는 그림)를 그려왔다. 하지만 동피랑에는 맞지 않을 것 같아서 마을에 적당한 그림을 그리려고 한다”.

어떻게 다시 동피랑마을 찾게 되었냐는 질문에는 “지난번 왔을 때 주민들이 너무 잘해 주셔서…다시 오고 싶었다”고 했다. 순수한 마음이 벽화를 그리게 했고, 벽화가 또 사람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순환작용 같았다. 힙합을 좋아하는 발랄한 ‘요즘 젊은이’는 지천명(知天命)의 눈빛으로 빙긋 웃어보였다.
마을 꼭대기에 올라서자 강구안이 한눈에 들어온다. “통영에서 제일 전망이 좋다”는 주민의 말은 허언이 아니지 싶었다. 동피랑 마을 아랫길로 도심에서 보기 힘든 모기방역차가 지나갔다. 희뿌연 연기가 골목을 타고 지붕 위로 피어오르자 동화속 풍경처럼 신비롭다. 무엇이든 동화가 되는 마을, 동피랑에는 꿈이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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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오미사꿀빵

“근데 우찌 알고 이걸(오미사꿀빵) 사묵으러 옵니까?”


오미사꿀빵 가게의 위치를 묻자 통영시민은 신기한 듯 반문했다. 전국팔도 유명한 음식들 가운데 오미사꿀빵도 한자리 차지했냐는 투였다. 오미사꿀빵은 지역특산물 치고 탄생경위가 재미있다. 현재의 주인 할아버지가 1960년대 배급받은 밀가루로 빵을 만들기 시작하다가 인기가 많아지면서 입소문을 탔다고 한다. 간판도 없었던 ‘꿀빵’ 가게는 옆집 세탁소 이름이었던 ‘오미사’로 불리게 되었다. 오미사꿀빵의 상호는 그렇게 탄생한 것.

꿀빵의 재료는 단순하다. 밀가루와 팥, 그리고 꿀이 전부다. 말랑말랑하고 단 맛에 길들여진 요즘 입맛에는 팍팍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맛도 맛이거니와 오미사꿀빵을 유명하게 만든 건 한정판매 때문이기도 하다. 일정량을 만들어 놓고 판매가 끝나면 문을 닫는 게 오미사꿀빵의 원칙이다. 때문에 오후에는 꿀빵 맛을 못 보는 경우도 왕왕 있다.

어릴 적부터 오미사꿀빵을 먹었다는 통영택시 기사 전현태씨는 “오미사꿀빵은 씹도 안 해도(씹지 않아도) 낼름낼름 잘 넘어간다”며 오미사꿀빵 추억을 얘기했다. 하나만 먹어도 배가 부르고, 더위에도 잘 상하지 않아 뱃사람들이 자주 먹곤 했다고 한다. 한팩 10개에 7,000원이며 2호점을 열고 택배로 주문을 받기도 한다.
원조 오미사꿀빵(055-646-3230)은 통영시 도남동 498-1 번지 성우상가 1층에 있다.

☆ 오미사꿀빵
http://www.omisa.co.kr

둘. 통영(충무)김밥

무어 특별할 것 없는 충무김밥이 어떻게 유명해 졌을까. 아무리 먹어봐도 쉬이 답이 나오지 않는다. 한 가지 확실한 건 꼭 다시 먹고 싶어지는 인상깊은 음식이라는 점이다. 통영의 대표 향토 음식인 충무김밥은 강구안 항남동 문화마당 분수대 부근과 여객선터미널 부근에 판매하는 곳이 많다. 주민의 추천으로 항남동 엄마손 충무김밥집을 찾았다. 하얀밥에 김을 싼 김밥(?) 한무더기와 양념한 어묵, 굵게 썬 무김치, 매콤한 오징어무침이 함께 나왔다. 숟가락 젓가락 대신 이쑤시개가 꽂혀있다. 초간단 식사법이다.

충무김밥이 탄생하게 된 경위도 ‘간단한 식사’에 있음을 상기해 보면 당연한 일. 뱃일 나가는 어부들의 식사를 위해 밥이 쉬지 않도록 밥과 반찬을 분리한데서 시작되었다. 엄마손 충무김밥 아주머니는 “옛날에는 홍합이랑 주꾸미 김치를 주로 넣었다”며 “요즘은 주꾸미는 중국산이 많아서 잘 안 쓰고 오징어를 많이 쓴다”고 했다. 충무김밥과 함께 호래기 무침도 인기란다. 꼴뚜기와 흡사한 호래기는 통영에서는 오래전부터 먹어왔던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항남동 뚱보할매김밥(055-645-2619)과 엄마손충무김밥(055-641-9144) 소문난 3대할매김밥(055-643-0336)이 유명하다. 가격은 3,500~4,000원이며 포장도 된다. 함께 나오는 시래깃국도 일품이다.

셋. 해물뚝배기

해물뚝배기는 통영에만 있다?
바닷가 근처라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메뉴가 해물뚝배기다. 하지만 통영의 그것은 좀 다르다. 그간 먹어온 해물뚝배기라면 고추장 양념이 된 뚝배기였을 터.
하지만 통영에서는 된장을 풀어 국물을 낸다. 고추장 양념으로는 흉내낼 수 없는 구수한 해물 뚝배기가 탄생한다. 여기에 게와 새우, 고동과 홍합, 미더덕과 가리비 등 해산물을 뚝배기에 집합시켜 넣는다. 신선하기로 따를 자 없는 해산물들이 푸짐하다. 조개껍질을 떼어내야 간신히 국물 아래로 잠길 정도다.
옆 테이블에서 뚝배기 맛에 반한 관광객은 “가리비 맛이 다르다. 조개가 신선하니 단맛이 난다”며 연신 밥을 뜬다.
해물뚝배기와 함께 거제에서도 유명한 멍게비빔밥을 곁들이면 금상첨화. 대부분 해물뚝배기와 함께 해물찜, 된장뚝배기, 멍게비빔밥, 해초비빔밥 등이 메뉴를 취급한다. 항남동 항남 뚝배기(055-643-4988)와 도남동의 해물나라(055-648-2344), 미수동 해저터널 앞에 있는 장보고해물탕(055-646-6363)이 유명하다. 해물뚝배기 가격은 18,000원에서 35,000원 사이다.

◁된장으로 국물을 낸 해물뚝배기와 멍게비빔밥

여행정보

동피랑마을 가는 길 ♬

◎자가운전

서울→경부고속도로 대전 JC → 통영대전중부고속도로 4시간 소요.

부산→남해안고속도로→진주 JC → 연화산 → 고성 → 통영

◎시외버스

서울↔통영간 버스는 남부터미널에서 하루 18회 운행하며 요금은 2만원이다.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 14회 운행하며 우등고속은 28,000원, 일반고속은 18,800원이다. 소요시간은 4시간 10분.

※ 강구안 중앙활어시장에서 오른쪽 골목으로 올라가면 동피랑 마을 ‘벽화보러가는 길’이 나온다.


◎묵을 곳

강구안 중앙시장 바로 옆 나폴리모텔(055-646-0202)은 바다전망으로 유명한 곳. 항남동 문화마당 국민은행중앙지점 옆 모텔신라(055-643-3361)는 새로 지어 시설이 깨끗하다.

시내에서는 강구안 주변에 모텔들이 많다.


◎문의

통영관광안내소(농업기술센터 앞)☏ 055-650-4583

시외버스터미널 관광안내소☏ 055-650-4584 해저터널 관광안내소☏ 055-650-4585

도남관광안내소(유람선터미널앞)☏ 055-650-4582

통영시 문화예술관광과☏ 055-650-4550 http://tour.gnty.net

24시간 연중무휴 관광안내전화 일반전화 ☏ 1330/ 휴대폰 해당 지역번호+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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