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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일기 - 최인호 선답 에세이 등록일 : 2008-05-22 11:06

최인호가 자신의 삶과 문학을 형성해 온 기억과 성찰의 편린들로 엮은 산문집. 일상의 어느 길목과 기억 속 모퉁이에서 찾은 깨달음과 삶의 가르침들이 녹아 있다. 마흔다섯 편의 장단(掌短)편 에세이를 통해 가톨릭 신자이면서 승려들과 교우하며 불경의 가르침을 가슴에 새기고 사는 작가의 범신론을 엿볼 수 있다.

책은 이순을 훌쩍 넘긴 사내의 영혼의 성장기로도 볼 수 있다. 작가는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며 한 사람의 생애 속에 숨겨져 있는 깊은 가르침을 성찰한다. 세간에 알려진 ‘대형 작가’의 이미지는 온데간데없고 책 속에는 어수룩한 한 사내만 남는다.

그는 세상살이에 조금 모자라고, 잔정이 많으면서도 표현하는 데 서툴며 아내를 선생님이나 이모쯤으로 여기고 있다. 작가는 세상살이란 홀로이면서 또한 함께 라고 한다. 그렇기에 때로는 섬이 되고 때론 신성한 교회가 되기도 하는 작가의 ‘산중의 집’은 항상 열려있다.




나는 중학교 들어갈 때까지 어머니를 따라 여탕에 들어갔다. 정확히는 기억할 수 없는데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인가, 열 살 이상부터인가는 성인과 똑같은 값을 내야 했기 때문에 나는 초등학교 6학년이 되도록, 나이가 열세 살이 되도록 언제나 초등학교 3학년에 언제나 아홉 살이었다. - 본문 32쪽에서

담배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길은 담배를 끊는 것이 아니라 버리는 일이다. 나는 담배를 끊었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나는 담배를 끊는 것이 아니라 버린 것이며, 버린 만큼 또 언젠가는 주울 수도 있는 것이다. 영원히 담배를 끊었다는 생각 또한 아집이 아니겠는가. 언젠가 살아가다 담배를 줍게 되면 나는 담배를 피울 것이다. 그러다가 버리면 또다시 안 피울 것이다. 자유란, 정신의 자유란 무엇에 집착하고 또 그것을 단칼에 베어 내는 행위에서 벗어나, 버릴 수도 있고 가질 수도 있는 무념무사일 때만 가능한 것이 아니겠는가. - 본문 236쪽에서

읽는 내내 마음이 정말 편안했다. 에세이 형식을 많이 접해보지 않았던

터라 읽는 내내 정말 새로운 느낌을 많이 받았다. 주로 여행책이나 역사책, 미술책을 즐겨 읽는 터라 그 책에서 느낄 수 없는 매력들을 이 에세이 형식은 <산중일기>를 통해서 다 받은것 같은 느낌이다.

글이 참 편안했다. 어떤 비판이나 객관적인 생각을 제시해놓은 것이

아니라 오로자 <산중일기>의 저자 최인호 님의 어렸을적 이야기나 옛날

이야기를 꺼내어 거기에서 훈훈한 교훈을 얻을 수 있었고 배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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