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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일 때 그곳에 간다 등록일 : 2008-06-16 14:03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독산동 천사의 시』『호텔 캘리포니아』 등 섬세한 내면을 견결한 시선으로 포착하는 작품으로 문단의 주목을 받아온 작가 박상우의 여행 에세이집. 1999년에 「내 마음의 옥탑방」으로 이상문학상을 수상하며 작가로서의 정점에 오르기도 했던 그이지만, 그런 그도 자신의 문학적 재능에 회의를 품고 글을 쓰지 못했던 나날이 있었다. 그때 그는 세상에 몸을 드러내는 대신 카메라 하나 둘러메고 무작정 혼자 길을 떠났다.
맨발로 걷는 월정사 전나무 숲길, 길이 보이지 않을 때 찾아가는 대관령, 바다가 길이 되는 양양 조산리 앞바다, 길을 찾으러 갈 때마다 오히려 길을 잃게 되는 안개 자욱한 만항재, 자유가 무엇인지 늘 묻게 하던 자유로……. 작가는 그곳에서 어린 시절 한 꼬마를 짝사랑하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기도 했고, 실연당한 대학생의 가슴 아픈 추억을 되새기기도 했다. 한때 자신이 교사로 근무했던 탄광촌에서는 현실의 어려움 때문에 좌절한 수많은 청춘들을 보았고, 글쓰기가 안 되어 죽을 것만 같던 자신의 고통쯤은 대범하게 흘려버리거나 마주서서 이겨야 할 존재임을 깨닫기도 했다.
외롭고 긴 행로, 멀고 아득한 마음의 길을 참으로 오래 걷고 달린 끝에 작가가 만난 것은 혼자이기 때문에 완전한 나, 그리고 혼자 길 떠나는 자만이 느낄 수 있는 완벽한 충만이었다. 지난 몇 년간, 작가는 몸과 마음, 영혼을 위한 자신의 길 찾기를 사진에 담고 글로 적어나갔다. 이 책은 자기 자신을 찾아나선 자의 내밀한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