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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고백 등록일 : 2012-03-05 01:29

 

영화「완득이」를 통해 더욱 친숙하게 독자와 대중에게 다가온 김려령의 신작 소설이다.『완득이』에서 유쾌한 입담, 단연 발군의 캐릭터, 통쾌한 이야기를 앞세워 수많은 독자를 사로잡은 김려령은 이번 신작『가시고백』에서 생에 대한 진정 따듯한 시선을 담아낸다. 창비청소년문학상, 마해송 문학상,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열 살에서 여든까지 모든 연령의 독자를 웃기고 울리며 한국 문학의 ‘크로스오버’ 가능성을 제대로 보여 주었던 작가의 저력이 신작에서 다시금 발휘된다.

타고나게 예민한 손을 지녀, 자기도 모르게 물건을 계속 훔치게 되는 해일과 부모의 이혼으로 또 다른 상처를 받으며 아빠를 마음속에서 밀어내면서도 연민하는 지란, 이성과 감성이 균형 있게 통제되는 진오 그리고 모든 일에 베테랑이지만 사랑에서만은 짝사랑투성이인 다영까지 이렇게 매력적인 십대들이 서로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열어간다. ‘가시고백’은 바로 우리 마음속 외로움, 결핍, 빼내지 않으면 곪아 버리는, 그런 고백인 것이다. 작가는 독자들로 하여금 스스로의 가시 같은 고백을 뽑아내도록 이끈다.

『가시고백』에서도 전작 『완득이』의 뒤를 이어 캐릭터가 살아 있다. 작가는 매력적인 주인공들과 더불어, ‘감정 설계사’라는 흥미로운 직업에다, 감정과 이성을 동시에 좌지우지하는 해일의 형 해철이라는 인물과, 『완득이』의 최강 막강 ‘똥주’에 대적할 만한 선생님 ‘용창느님’을 독자에게 선보인다. “감정을 설계하지 않는 자, 스스로 자멸할 것이다.”라는 요상한 문구를 홈페이지 대문에다 걸고 자칭 감정 설계사라고 내세우는 해철은, 세상은 ‘얼음 깔고 누운 생선과 불 위 떡볶이’가 함께하는 시장통처럼 감성과 이성이 적절하게 교감될 때에만 균형이 이루어짐을 얘기한다. 졸업식날 조폭을 동원한 제자에게 맞은 상처를 안고 있는 해일의 담임 용창느님은 해철과 더불어 이야기 속에서 감성과 이성의 균형 지점을 얘기하는 또 다른 인물. 두 조연의 축은 열기로 치달을 수 있는 청춘들의 균열 지점을 냉정하고도 부드러운 차가움으로 눌러 주며 인생의 혜안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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