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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에 선 사람들 등록일 : 2015-12-30 10:00
제정임·단비뉴스
오월의봄
2012년 4월 3일
서럽고 눈물 나는 우리 시대 가장 작은 사람들의 삶의 기록
헬조선의 벼랑 끝에서 힘들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조명하다!
서럽고 눈물 나는 우리 시대 가장 작은 사람들의 삶의 기록『벼랑에 선 사람들』. 이 책은 <단비뉴스>가 2010년 6월 21일 창간한 이후 약 1년 반에 걸쳐 연재한 특집 ‘가난한 한국인의 5대 불안’을 엮은 것으로, 빈곤의 현장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밀착 취재하여 우리 사회의 빈곤층이 맞닥뜨리는 ‘원초적 불안’을 살펴본 책이다. 서울 가락시장의 일용직 파배달꾼, 전국을 돌며 ‘도시의 찌꺼기’를 쓸어내는 야간청소부 등 가난한 노동자들의 삶을 직접 몸으로 겪고 기록하였으며, 인간답게 살 공간을 확보하지 못한 빈곤층의 삶, 저소득층의 보육 문제, 병원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고통 받는 서민들, 빚에 허덕이는 저소득층의 이야기들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노동 주거 보육 의료 금융 등 매 장마다 전문가의 의견, 해외 사례 등을 풍부하게 제시하였다.
20대 고독사의 충격
공간은 사람의 심리나 사회적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아파트나 고시원 같은 건물은 좁은 땅에 많은 사람이 살 수 있는 대신 폐쇄적인 구조 때문에 이웃과 정을 나누기 어렵다. 판자촌과 영구임대아파트 주민들을 비교해보니 임대아파트 주민들이 소득은 더 많았지만 자살률은 판자촌보다 훨씬 높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김영욱 세종대 교수). 주거환경이 좀 불편하더라도 이웃과 소통하며 사는 사람들이 더 행복하다는 뜻이다.
고시원에서 혼자 살던 20대 여성이 숨진 지 보름 만에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홀몸노인들의 고독사(死)가 큰 문제였는데 이젠 젊은층까지 확산된 듯하다. 서울 관악구에서 숨진 채 발견된 황모 씨(29)는 고시원에 1년 넘게 살았지만 주변 사람들은 그의 죽음을 몰랐다고 한다. 언어치료사인 그는 고정 수입이 없어 생활고에 시달렸으며 월 43만 원인 방세가 두 달 치 밀려 있었다. 어제는 지방 과학고 출신 서울대생 한 명이 “생존을 결정짓는 것은 전두엽 색깔(지적 능력)이 아닌 수저 색깔(부모의 재력)”이라는 유서를 남기고 옥탑방에서 투신했다.
누리꾼들은 “요즘 20대의 현실이다. 20대의 절반은 아마 지하방이나 옥탑방, 고시원에 살면서 100여만 원 받고 일하며 겨우 먹고살지 않을까”라며 큰 관심을 보였다. “나도 노량진에서 공시(공무원 시험) 준비하는데 부모님과 거의 연락 안 하고 산다. 내가 갑자기 죽어도 아무도 모를 것이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는데 남의 일 같지 않다”는 댓글도 있다.
‘벼랑에 선 사람들’(제정임 외 저)은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대학원생들이 빈곤층을 취재해 기록한 책이다. 시장에서 10kg이 넘는 파 자루를 밤새 나르거나 호텔 하우스맨으로 일하면서 한 달에 100여만 원을 받는 사람들 얘기가 나온다. 이들은 전세나 월세금이 없어 찜질방과 쪽방촌을 전전한다. 비정규직 근로자 중에 4대 보험도 없는 임시·일용직이 전국에 500만 명이나 된다. 심지어 2030세대가 명예퇴직을 당하고 상대적으로 나은 대기업들도 요즘 대규모 정리해고 바람이 불고 있다. 슬픈 연말이다.
동아일보 2015. 12.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