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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최고의 책 등록일 : 2017-10-16 10:33

 

슬픔과 역경을 딛고 일어서게 한 독서의 힘!

 미국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푸시가트 상 2회 수상 작가 앤 후드의 장편소설 『내 인생 최고의 책』. 중년 여성 에이바가 북클럽에 가입해 책을 읽어나가면서 이혼의 아픔을 달래고, 잊고 싶었던 어두운 과거와도 대면해 새로운 희망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려낸 소설이다. 미국 로드아일랜드 주 프로비던스를 배경으로, 에이바가 아테나이움 도서관의 아래층 방에서 매달 두 번째 월요일 이루어지는 북클럽 모임에 가입한 12월부터 한 해의 주제가 마무리되는 이듬해 11월까지 일어난 이야기를 담고 있다.

 25년간에 걸친 결혼 생활이 파탄에 이른 에이바. 믿음직했던 남편의 외도로 상처를 입은 데다 아들과 딸마저 먼 나라에 살고 있다. 교감이 절실해진 그녀는 친구 케이트의 추천으로 북클럽에 가입한다. 거기서 주어진 한 해의 주제,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책’을 두고 고민하다가 불현듯 《클레어에서 여기까지》라는 책을 기억해낸다. 어린 시절의 어느 여름, 읽고 또 읽은 책이다. 이 책 덕분에 때 이른 죽음을 당한 여동생 릴리와 종적을 감춘 어머니 샬럿으로 인해 겪은 트라우마를 견뎌낼 수 있었다.

 에이바는 북클럽 멤버들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자기도 모르게 저자가 간담회를 해주기로 했다며 거짓말을 해버리고, 차마 진실을 밝힐 수 없어 저자와 출판사를 찾아내려 애쓰지만 그 행방은 묘연하다. 한편, 미술사를 공부하기 위해 유학차 피렌체에 있었으나 남자를 따라 파리로 건너온 에이바의 딸 매기는 작가를 꿈꾸고는 있지만 술과 마약에 중독되어 방탕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클레어에서 여기까지》의 저자를 찾아내려는 에이바의 여정을 따라 과거의 비밀이 차츰차츰 드러나고, 에이바는 딸 매기와 다시 만나 새로운 삶을 모색하게 되는데…….



 저자 앤 후드는 1956년 미국 로드아일랜드 주 웨스트 워릭에서 이탈리아계 이민 가정의 후손으로 태어나 로드아일랜드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1979년부터 TWA항공사 승무원으로 일하며 보스턴, 세인트루이스, 뉴욕 등지로 거처를 옮겨 다녔고, 그 과정에서 보다 넓은 세상을 경험할 수 있었다. 뉴욕대학교 대학원에서 미국 문학을 공부하는 한편, 국제선 항공기와 JFK 공항으로 가는 지하철을 타고 다니며 틈틈이 쓴 첫 소설 《메인 해변 밖 어디선가》를 1987년 발표했다. 1986년 TWA항공사의 파업을 계기로 승무원 생활을 그만둔 이후로는 글쓰기에 전념하여 《뉴욕타임스》, 《패리스 리뷰》, 《오》, 《보나페티》, 《틴 하우스》, 《애틀랜틱 먼슬리》, 《리얼 심플》 같은 잡지에 단편소설과 에세이를 다수 기고했다.

 이 책에서 다룬 상실의 슬픔, 그리고 독서를 통한 치유라는 주제는 앤 후드 자신의 경험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1982년 오빠 스킵이 집에서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자 엄청난 충격을 받은 그녀는 부모님 곁으로 돌아와 있으면서 느낀 상실감과 외로움을 독서로 달랬다. 2002년 다섯 살 난 딸 그레이스를 병으로 갑자기 여의고는 한동안 글을 쓸 수도, 책을 읽을 수도 없을 정도로 커다란 비탄에 휩싸였지만 독서와 뜨개질을 하며 고통에서 차츰 벗어나게 되었다. 이 경험을 반영한 자전적 소설 《뜨개질 클럽》과 에세이 《위안》으로 열렬한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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