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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나는 책을 읽기전 애써 몰입되지 않으려 했던 처음의 생각과는 달리 책을 읽은 후 나도 모르게 조금 마음 한 켠이 뜨거워져 있었다는 것을 말해야겠다. 어린 시절의 상처를 간직한 유정이 처음의 냉소적인 태도에서 점차 달라져가듯이 말이다. 소설은 어린 시절의 아픔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세 번씩이나 자살을 기도하는 여교수 유정과 불우한 어린 시절 속에서 어쩔 수 없이 범죄의 길로 접어든 사형수 윤수의 만남에 관한 이야기다. 그들이 처음의 냉소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점차 서로에 대해 솔직하게 응시해 나가는 그 순간, 유정이 윤수를 통해 삶에 대해 좀 더 너그러워질 수 있는 그 시간들에 관한 이야기다.

공지영은 이 소설을 쓰면서 행복했다고 작가후기에서 말한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라는 제목도 오래전부터 생각해 오던 것이었다고. 결코 용서할 수 없었던 시간들을, 사람들을 용서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기에 나는 감히 작가가 행복했다는 말을 어렴풋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거 같다. 상처를 자기 안에 응어리진 채 가지고 있지 않고 그것을 풀어나가는 시간, 자기의 내면을 솔직하게 들여다보며 응시해나가는 순간...그 행복한 시간의 느낌을 나는 아주 조금은 알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마음 한 켠이 뜨거워졌던 느낌, 참 오랜만의 일이었다. 작가는 우리 마음의 가장 깊숙한 부분이 뜨거움이라는 걸 알고 있는 것 같다. 사랑하고 용서하는 그 마음, 그 뜨거운 마음 외에는 사실 어떤 것도 그리 중요한 것이 못된다고, 그녀의 소설은 말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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