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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집 : 전경린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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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연애 소설을 가장 잘 쓰는 작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작가 전경린의 장편소설 『엄마의 집』이 출간되었다. 이상문학상 수상자인 작가는 자신만의 집을 가진 엄마 '미스 엔'과 스무살짜리 딸이 완성해가는 집과 일상, 그리고 사랑의 풍경을 이 책에 담아내었다. 전경린은 자기 욕망에 충실한 내면적 세계와 질서화 되고 체제화 된 바깥 세계 사이의 작용과 긴장과 요구 속에서 갈등하는 여성과 여성적인 삶에 늘 주목해 왔다. 그래서 그녀의 전작들에 나오는 여성들은 집을 떠나 일탈을 일삼으며 스스로의 욕망에 집착했다. 전경린의 분신과도 같은 이전의 주인공들을 위해 전경린은 『엄마의 집』을 통해 대안적이고 이상적인 집의 전형을 제시한다.

엄마가 집을 갖는다는 것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 작가는 그 것이 “한 여자가, 경제적이고 정신적이고 육체적이고 윤리적인 문제를 생애 속에서 전적으로 통제하는 일”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소설 속에서 엄마(윤진) 가 집을 갖게 되자 딸 '나('호은)이 돌아온다. 밤낮없이 일을 해 지켜온 집은 엄마와 딸에게는 정말 소중한 존재이다. 반면 아빠는 새엄마의 딸 승지를 딸 호은에게 떠맡기고 사라져버린다. 엄마는 나와 승지를 데리고, 멸종한 “공룡”처럼 사라져버린 아빠의 행방을 알아내기 위해 아빠의 친구들을 찾아다닌다. 그리고 엄마와 나, 승지, 그리고 승지의 토끼는 한동안 '엄마의 집'에 가족처럼 모여살게 된다.

『엄마의 집』은 미스 엔의 탄생일 뿐만 아니라 스무 살 대학생 호은의 탄생이기도 하다. 전경린은 이번 소설에서 처녀의식을 가진 엄마들에게 “미스 엔”이라는 이름을 부여하였다. 아버지에게도 남편에게도 자식에게도 종속당하지 않는 미스 엔이 그녀의 소설 속에서 새롭게 탄생하였다. 이 책은 더이상 젠더로서의 남성도 여성도 존재하지 않는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의 21세기 버전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엄마의 집』은 가족이 파편화되고 다양해진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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