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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의 한 유명 리조트에서 공연하는
서커스단 단원들이, 부당 계약에 시달려왔던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계약서 내용을 확인해봤더니,
노예계약이 따로 없었습니다.
조희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VCR▶
전남 여수 유명 리조트의 서커스 공연입니다.
지난해 11월부터 공연을 시작한 이후,
국내에서 볼 수 없는 유럽형 서커스라는 광고와,
리조트의 유명세에 힘입어
적지 않은 관람객들을 모았습니다.
하지만 단원들의 처우는 열악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원룸을 커튼으로 나눠 네다섯 명이 함께 살아야 했고,
결로 현상으로 바닥에 물이 흥건해지고
커튼은 물론 매트리스까지 젖어도
제대로 된 조치는 없었습니다.
◀INT▶ 엘레나
"어떻게 좀 해보겠다고 말만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요. 물 문제에 대해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어요."
공중 곡예 공연을 하다 다쳐도
공연이 없는 휴일까지 기다려 병원을 가야 했고,
의무 가입인 건강보험에도 가입되지 않아
치료비는 전액 본인이 부담해야 했습니다.
공연장에는 그물망이나 바닥매트 같은
기본적인 안전장치도 없어,
단원들은 늘 불안한 마음으로 공연을 해야 했습니다.
◀INT▶ 블라디미르
"공연하는 동안 통증 때문에 우리가 손을 놓고
떨어질 수 있다고 알려줬어요. 그런데 (그들은) 계속
공연하라고 했어요. 다른 팀은 하는데 왜 우리 팀은
못하냐고 했어요."
이렇게 일한 단원들이 손에 쥔 월급은
개인당 100만 원이 채 안 될 때가 많았습니다.
처음 계약한 월급부터 100에서 200만 원 사이인,
최저임금법에 위반되는 금액이었는데,
코로나19를 이유로 이마저도 지급하지 않은 겁니다.
하지만 단원들은 계약 조건에 따라
다른 일을 병행할 수 없었고,
매일 밤 10시까지 귀가해야 하는 등
외출도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업체 측은 예술 공연단의 특성상
규정을 엄격하게 한 점은 인정하지만,
처우가 열악했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또, 심각하지 않은 부상이라
응급치료까지 제공하지 않은 것뿐이고,
임금 등은 상호 동의한 부분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업체 측은 문제 제기를 한
일부 단원들과의 계약을 파기하고,
SNS와 에이전시를 통해
단원을 추가 모집하고 있습니다.
◀INT▶ 엘레나
"같은 조건으로 공연자를 찾는다는 안내가
나오고 있어요. 전 사람들이 진실을 알았으면 해요.
이 서커스에서 일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아무도 모릅니다. 안전하지 않기 때문이죠."
MBC NEWS 조희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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