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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농민회와 농협 사이에 갈등이 불거졌습니다. 자연재해와 코로나19로 농민들이 유례없이 힘든 한 해를 보낸 상황에서, 정작 임직원들은 성과급 잔치를 했기 때문인데요. 거센 비판에 논란은 일단락 됐지만, 당분간 비슷한 갈등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조희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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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농협 앞, 플래카드를 든 농민들이
목소리를 높여 구호를 외칩니다.
◀SYN▶
"농민조합원의 고통은 외면하고 조합장 대변인 노릇 앞장서는 비상임이사진은 사퇴하라!"
"사퇴하라! 사퇴하라! 사퇴하라!"
체감온도 영하 6도,
역대급 한파에도 불구하고
농민들이 야외로 나온 건,
얼마 전 발표된 결산총회 안건 때문입니다.
순천농협은 지난해 106억 원의 흑자를 내자
임직원들에게 14억 원의 특별상여금을
지급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내년 임원 연봉을
15% 인상하기로 하자
농민회가 발끈하고 나선 겁니다.
유례없는 장마와 코로나19에 따른 소비 침체로
농업소득이 30% 이상 감소해
농민들은 전부 빚쟁이가 됐는데,
농민들의 고통을 발판으로 임직원들이
성과급 잔치를 하는 건 맞지 않다는 겁니다.
실제로 순천농협이 지난해 벌어들인
매출액의 67%는 신용사업에서 나왔습니다.
◀INT▶ 윤일권 농민회장
"조합원들에게 말 한마디 않고, 조합장, 상임이사, 상임감사 임금을 15% 대폭 인상하는 것을, 그것도 도둑처럼 슬그머니... 호주머니 털어서 돈을 벌었으면 다시 돌려줘야 할 것인데 이걸 어디에 쓰고 있습니까."
순천농협은 지난 2013년 이후
8년 동안이나 임원 연봉이 동결됐는데,
조합원 규모를 고려할 때
턱없이 낮은 수준이라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지난해 흑자를 낸 건
임직원들이 임금을 동결하고
연차보상금까지 반납하는 노력을 한 끝에
일구어낸 성과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조합원들의 요구를 고려해
임금을 반납하는 것을 고려해보겠다고
한 발 물러섰습니다.
◀INT▶ 강성채 조합장
"(임원들은) 정당한 절차가 왜 무시가 되느냐. 원안대로 가야 한다. (하지만) 저런 요구가 있었음을 인지했으니까 본안대로 시행을 하고, 연말까지 인상분에서 대해서 내가 기부하겠다."
농민회는 임금 반납 결정은 환영하지만,
영농자재 이자 감면 등
풀어야 할 숙제가 여전히 많다며
감시와 투쟁 활동을 예고했습니다.
이에 따라 봉합되지 않은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도 남아 있습니다.
MBC NEWS 조희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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