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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비 수백억 쓰고, 유령 도로로 전락(R)

양현승 기자 입력 2020-11-17 07:40:08 수정 2020-11-17 07:40:08 조회수 0


◀ANC▶

지역 관광 활성화를 내걸고 개통된
도로가 인적이 뜸한 유령 도로가 되고
있습니다.

이렇다 할 경제성 분석도 없이
수백 억 예산이 쓰였습니다.

양현승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ND▶

◀VCR▶
전남의 한 산자락.

울창한 숲 사이로 칼로 도려낸 듯한
도로가 나 있습니다.

무안군 승달산과
영산강을 잇는 관광명소를 내걸고
지난 7월 말 개통된 '만남의 길'입니다.

(s/u)4.1킬로미터 구간의 도로위에 있는
차량은 MBC 취재차량 뿐입니다. 도로 이름은
만남의 길인데 오가는 차량 1대를 만나기가
어렵습니다.

깊은 산길 도롯가에 자리한 정자는
손님만 기다리고 있고,

안전 시설하나 없이 영문 모를
보도블럭이 넓게 깔렸습니다.

생태자연도 1등급인 지역 명산을 깎아
도로를 낸 공사에 국비 179억 원이 쓰였습니다.

◀SYN▶주민
"관광 뭐...그런 목적으로 한 모양인데
아직까지 별 게 없어요 효과는..."

관광 뿐 아니라 물류, 교통의 교두보 역할을
내세웠지만, 12.9도에 이르는 경사도에
구불구불한 도로여서 악천후시 통제가
불가피합니다.

광활한 황토갯벌과 낙조가 유명한
바닷가에도 지난 8월, 새 도로가 났습니다

이름하여 노을길로
수평선 높이에서 바다를 조망하며 오가는
관광도로를 내세웠습니다.

만남, 행복, 노을, 느림 등 여러 테마를
9킬로미터 구간에 한꺼번에 넣다보니
왕복 2차로에서 외길, 또다시 보행자 전용로로
뒤섞여 있습니다.

명색이 해안일주도로인데 솔숲이나
콘크리트 난간에 가려 바다가 보이지 않는
구간이 있는가 하면,

인근 농로와 얽혀 경로가 헷갈리는 곳도
있어, 노을길 위에서 노을길을 찾고 있는
실정입니다.

노을길 사업비 154억 원 전액이
국비로 쓰였습니다.

◀INT▶최기후 농촌개발팀장/무안군청
"교통량 부분에 대해서는 현재 만족할 수준은
아닙니다. 그런데 저희는 미래를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안군은 KTX나 국제공항, 영산강
관광인프라들이 계속 깔리고 있고요..."

낙후지역을 위한 개발촉진지구 사업으로
별다른 타당성 조사 없이 수백억 국비로
조성된 도로들.

자치단체는 도로 이용을 활성화하겠다며
주변에 전망대와 공원, 식물원 등 추가
관광시설 설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양현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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