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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나이에 글을 깨우치기 위해
의미 있는 도전에 나선 할머니들이 있습니다.
이들의 노력과 연습이 조금씩 성과를
이뤄내면서 지친 우리들의 일상에
잔잔한 감동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김종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VCR▶
공책 위로 써내려가는 글자 하나하나에
정성이 묻어납니다.
일흔을 훌쩍 넘긴 늦깎이 학생이지만
청년 못지않은 열정으로 빠듯한 과제 역시
꼬박꼬박 해냅니다.
박운남 할머니가 글을 깨우치기 위해
문해교육에 참여한지 어느덧 2년째.
가정을 돌보는 데 일생을 다바친 어머니였지만 공부에 대한 욕심만큼은 꿈 많은 소녀였기에
그리고 못 배웠던 서러움을 이제는 떳떳하게
이겨내기 위해 시작한 도전이었기에 의미 역시
남다릅니다.
◀INT▶
박운남(73세/광양시 중마동):
정말 'ㄱ'자 하나를 모르니까 어디 가는 것이 너무 불편하죠. 지금이라도 내 이름 석자라도 떳떳이 써야겠다 싶어서 문해교육을 받게 됐습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이 이어지자 집집마다 과제를 실어날랐던 강사들도 할머니의 가슴에 불을 지폈습니다.
고되고 힘든 일정이지만 할머니들의 뜨거운
교육열에 화답하면서 오히려 위로를 받았다고
말합니다.
◀INT▶
송봉애 강사(광양문인협회):
(할머니들이) 당당해지는 모습들을 보면 제가 많은 보람을 느끼고요. 또 과정이 다른 학습자들과 비교도 안 될 만큼 성과를 볼 때면 저도 덩달아서 뿌듯함을 느끼고..
박 할머니의 도전은 가슴 벅찬 결실로 이어졌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글로 옮기고 시로 풀어낸 작품이
최근 시화전에서 상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몇 줄의 문장이지만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의료진은 물론 시민들에게도 적지 않은
응원이 됐고
이제는 자신의 삶과 걸어왔던 길을 자서전으로 담아내겠다며 해맑은 포부도 밝혀봅니다.
◀INT▶
박운남(73세/광양시 중마동):
참 좋은 세상이 오고 좋은 선생님들 만나서 공부를 해서 내가 걸어온 길, 그걸 한 번 써보고 싶어요. 내 소원이..
늦었지만 인생의 가치를 글로 깨우치면서
소소한 교훈을 전하는 어르신들.
이들의 경륜과 경험이 글에 녹아내리면서
코로나19로 지친 우리들의 일상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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